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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은 매각은 국민의 자존심 파는 것

by terryus 2011. 8. 2.

인천공항을 파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돈과 바꾸는 것과 같다. 이는 국가 자산을 헐값에 매각해 국부 유출만 하는 것이다.”(강용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새끼 돼지를 팔고, 황금알을 낳은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다.” (한나라당 친박계 정희수 국회의원)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주 공모 방식 등을 통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일부 지분을 연내에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공항이 위치한 인천지역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1일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 공모주 방식을 추진하더라도 인천공항 지분 매각 자체를 반대한다”며 “7년째 흑자 공기업(인천국제공항공사)을 파는 것은 정부가 급전이 필요해서 매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지분매각 반대 이유에 대해 “정부는 외국인은 30%, 개별 기업은 5%로 지분 총량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3%의 지분만 있어도 회계장부 열람권과 소수 주주의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된다”며 “이로 인해 인천공항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민영화반대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민주당 인천시당도 이날 “국민주 방식이라 하더라도 지금 지분을 매각하면 헐값 논쟁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강용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은 “외국기업에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나 국민주를 통한 것이나 인천공항 민영화라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입장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며 “민영화가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전략적 제휴에서 국민주 공모로 순서만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전이나 포스코도 처음엔 국민 공모주로 했지만 지금 이들 기업의 외국인 지분은 9~20%에 이르는 것에서 보듯이 인천공항공사 지분도 결국 전략적 외국 자본가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정부가 진정 인천공항의 성과를 국민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는 이미 발의된 인천공항 민영화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도 지난달 성명서를 내고 “성공한 기업을 민간 자본에 팔아먹는 행태는 국익을 축내고 국민을 기만하는 매국행위와 진배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인천공항 민영화를 재추진하는 것은 대통령 주변 친·인척들의 이권 논리가 있는 것 같다”며 “만약 인천공항이 민영화된다면 이명박 정권의 최대 실정으로 영원히 씻을 수 없는 과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의회도 민영화 반대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에 전달했다.
 인천 10개 구·군의회의장협의회도 “민간자본에 인천공항을 매각하면 영국 히드로공항이나 호주 시드니공항처럼 공익성보다는 수익성에 치중에 국민 부담과 공항 근로자 고용 불안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도 인천공항 지분을 매각하는 법안을 인천지역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여기에 5명의 의원이 동참한 것에 대해 ‘어느 나라 어느 지역구 국회의원인지 모르겠다’며 비난했다.
 인터넷도 뜨겁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인천공항 다음이면 경북궁도 파실겁니까?’란 사이트를 개설하고 인천공항 민영화는 공공성 훼손과 특정 자본의 배만 불릴 것이라며 반대했다.
  노조는 국민들을 상대로 민영화 반대 서명운동을 펼쳐 1일 현재 42만3713명이 서명했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 민영화 법안 발의에 서명한 36명의 국회의원들을 “제 2의 매국노”라며 명단이 떠돌고 있다.

 *황금알을 낳은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다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노동조합은 지난해 3월 한나라당 박상은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항공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9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돼 있다고 밝혔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이 법안은 지난해 국민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진척이 없었지만 한나라당과 국토해양부는 최근 정책협의회를 갖고 6월 임시국회나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2년전부터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수순을 밟았다. 지분 매각 용역 검토를 끝내고 삼성-대우-대신증권 컨소시엄을 구성해 법안만 통과되면 주식을 언제든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도록 기업공개(IPO)상장심사 준비도 지난해 5월 마쳤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포함시켰다. 인천공항을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공항운영사와 전략적 제휴를 포함, 지분 49%를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운영 효율성과 허브기능 강화, 세계적 공항운영사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세계 정상급의 운영 효율성을 갖춘 인천공항을 경영효율성을 위해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미흡하다는게 공항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868명)의 1인당 영업이익은 6억1000만원(2010년 기준)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1인당 7500만원보다 7배나 높다. 아웃소싱비율도 80% 이상으로 국내 공기업 중 운영 효율적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 80%, 무역액 25%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공항은 지난 2004년부터 7년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2860억원 매출에 당기순이익만 3241억원이다. 또한 전 세계 1700개 공항 중 공항서비스 평가도 6연패로 ‘공항의 노벨상’을 차지했다. 한국능률협회는 4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다 대학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 선호도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 공항인 네덜란드 스키폴공항과 프랑스 드골공항도 인천공항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천공항의 선진경영기법과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지난해 부터 5200명의 외국 공항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공항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100% 정부 소유인 인천공항은 지난 2007년 362억, 2008년 268억, 2009년 480억원, 2010년 600억원 등 1700억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줬다. 공항공사가 지난 2008년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한 ‘인천공항 마스터플랜 재정비 용역’ 결과, 2010년∼2035년까지 정부에 납입하는법인세 14조3700만원, 배당금 25조2223억원 등 무려 39조593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이 한창 일때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나오는 정부배당금으로 동남권신공항의 건설비를 충당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막대한 이익금을 외국 자본에 나눠주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또한 이익 창출을 통해 국민에게 환원하겠다고 정부와 공항공사는 홍보하지만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은 서민이 아닌 재벌과 기업, 외국인이다.
공항공사 노조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를 두고도 배를 가르는 것은 정부가 감세정책에 따른 세수확충을 위한 것” 설명했다.
인천공항 주식은 1주당 액면가 5000원으로 7억2000만주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고 자산 실사를 거쳐야 겠지만 연내 15%(1억800만주)가시장에 나오면 인천공항 주식은 자산가치와 미래가치 등이 포함돼 2∼3배에 이를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세원으로 공항공사 지분 매각비로 7393억원을 편성했다. 실제 매각이 이뤄진다며 1조5000억∼2조원에 달한다.
노조는 “정부가 민영화 정책을 서두르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주식은 신주가 아닌 정부 보유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전액 국고로 들어간다. 
김윤자 한신대 교수(국제경제학)는 “인천공항은 최고의 운영·경영효율성 등을 갖고 있는데도 합리적 목적도 없이 정부가 민영화를 서두르는 것은 단기적 재정확충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 부담만 늘어난다

인천공항 민영화의 초점은 민간기업이나 외국인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공항의 독점성을 이용해 공항 이용료를 대폭 인상시키는 등 이윤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항공사는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시켜 결국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일반적으로 민영화는 공항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만성적자에 시달리거나 공항 발전에 투자 재원을 정부가 조달하기에 부담스러울때나 재정 확충을 위한 수단으로 매각한다.

 1987년 영국은 런던 히드로공항은 세계 최초로 민영화했다. 히드로공항은 민영화 이후 여객증가율, 서비스 질, 취항노선이 유럽 공항보다 떨어졌다. 민영화 후 히드로공항의 성장이 지체된 것은 공항이 이윤 증대에 집착하고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항당국은 시설 확대 보다는 기존의 시설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서 이윤을 늘리려 했고 주주를 배려한 배당은 늘렸다.
 히드로공항의 여객 1인당 요금은 민영화 이후 4배로 높아졌다.
 인천공항을 인수하려는 의혹이 자주 거론된 맥쿼리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시드니공항도 영업이익률이 60.3%에서 민영화 이후 70∼80%를 기록했다. 이는 항공 수요가 는 것이 아니라 상업시설 확충과 항공요금, 주차료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시드니공항은 1인당 여객이용료(2009년 성인 기준)가 4만3618원, 항공기 착륙료도(747기준 ) 1만5662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때문에 여객 증가율은 2.8%에 그쳐 아·태지역 증가율 5.1%에 비해 낮다. 반면 배당액은 영업이익 총액의 32%가 넘는다.
 공항서비스 평가(ASQ)도 2006년 43위에서 2009년 99위로 추락했다.
 2001년 인천공항과 함께 개항한 아테네공항의 지분은 정부가 55%, 민간기업이 45%를 갖고 있지만 경영권은 민간기업이 확보햇다. 아테네공항은 개항 당시 기존 엘레니콘 공항 때보다 이용료를 500%나 올렸다. 남동유럽의 허브공항으로 개항했지만 주변 공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열세이다. 
 이들 민영화된 공항들은 가격 상한제, 가격신고 등의 규제가 있었지만 유명무실했다. 특히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상업시설을 남발하고고객 편의시설를 축소하고 유료화했으며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를 줄여 주주 이윤을 극대화했다.
 민간 투자자나 전략적·재무적투자자 든 상관없이 민영화는 수익성과 주주 위주의 경영으로 바뀌고, 결국 이 피해는 고스란히 항공사와 여객의 부담으로 이어진 셈이다.
 인천공항도 민영화의 조건으로 현재 신고제로 돼 있는 공항이용료 제도를 승인제로 변경하고 정부가 51%의 지분을 갖는 만큼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민영화 된 이들 공항들도 초기엔 모두 그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0억원을 들여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위해 미국의 맥킨지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전략적 투자자로 독일의 호흐티프공항, 말레이지아 공항공사, 파리공항, 비엔나공항 등 14개 공항운영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이들 공항은 인천공항보다 서비스 수준이나 영업증가율, 항공안전 등에서 뒤지고 있으며 인천공항을 벤치마킹 하려 오는 곳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2009년 여객기준 30개 공항 민영화 여부(국제공항협의회 발표)
 구분                   공항 이름
 민영화 공항         런던 히드로, 중국 베이징, 파리 샤를드골,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스키폴, 방콕, 시드니
 공공소유 공항       애틀란타, 시카고, 도쿄 하네다, LA 달라스, 덴버, 뉴욕, JFK, 홍콩 첵랍콕, 두바이,
                            라스베가스, 휴스턴, 피닉스,  싱가포르 창이, 자카르타, 광저우 마이애미, 로마, 뭰헨 등.

  *인천공항 개항 10년 성과표.
구분                  성과
1     매출 1조 2860억원(연 11.1% 증가율)
2     누적화물 2000만톤·누적여객 2억5000만명
3    67개 취항 항공사, 162개 도시 취항
4    국제화물운송 세계 2위, 국제여객운송 세계 8위
5     누적 환승여객 3500만명(환승률 18%, 환적률 50%
6     4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한국능률협회)
7     세계 최고 스키폴공항, 창이공항 등 관계잔 5200명 벤치마킹 방문
8     전세계 1700개 공항 중 공항서비스평가 6년 연속 세계 1위
9     7년 연속 1000억 이상 흑자 달성(2010년 3241억 순이익)
10    8만시간 무중단 공항운영(24시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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