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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인 ‘사(社)’가 없는 파업

by terryus 2013. 12. 22.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가 16일째 무기한 파업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3일동안 교통센터의 차가운 바닥에서 400∼500여명이 침냥을 펴고 노숙투쟁을 벌였다. 또 19일에는 시국집회, 21일에는 민주노총 인천지부 소속 200여명이 참여해 ‘공공운수노조 인천노동자결의대회’를 갖었다.
 이번주가 시작되는 23일부터는 인천공항 교통센터에서 조합원 수백명이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장례식때 쓰는 두건을 쓰고 7보1배를 하고 있다.

 노·사가 한치 양보도 없다. 여기서 ‘사’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는 고용보장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이다. 용역업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돈을 받고 업무를 수행하지만 아무런 권한이 없다. 실적적으로 ‘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 셈이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나설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고용관계에 있는 용역업체가 있으니 괜히 나섰다가는 직접고용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공항공사가 나서 대화를 한다면 공항공사는 ‘사용주’가 되는 셈이다. 인천공항을 운영해야 할 공항공사로서는 이러지도, 저럴수도 없는 난국에 빠진 셈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사도 지쳐가고 있다. 인천공항에도 불편사항이 점점 나타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환경미화원들과 설비·운영, 공항 소방대와 탑승교 지회 등이다. 탑승교와 소방대는 필수근무인원들을 제외한 조합원만 파업에 동참할 수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여객터미널 3츷 출국장에서 7배1배를 하고 있다. 

탑승교는 피로가 누적되면서 지난 13일부터 항공기와 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브릿지의 운영을 줄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여객터미널에 접현하면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에 탑승교를 댄다. 그러면 양쪽에서 탑승객들이 항공기에 들어가고 나올 수 있다. 한꺼번에 500명 이상을 태울수 있는 A380 항공기는 탑승교가 3개이다.
 인천공항은 파업 때문에 항공기에 대는 탑승교를 이코노미석에만 대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석 승객들이 이코노미석 탑승교를 이용한다. 비즈니스는 일반석보다 항공요금이 3∼5배 비싸다. 항공사의 최대 고객이다. 탑승교를 줄여 운영하기 때문에 항공사에서는 불만과 불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갑(甲)인 공항공사에 대 놓고 불만을 얘기하진 않는다. 얼마전에는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의 실수로 모 항공사의 비행기가 긇힌 적이 있다.
 교통센터에 입주한 상업시설들도 영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불만이지만 노조와 갑(甲)의 눈치를 봐야 해 말은 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크게 고용보장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년마다(2년추가)마다 용역업체에 대한 입찰을 한다. 업체가 바뀌면 그동안 일하던 인천공항 비정규직들은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신입사원처럼 고용계약서를 다시 쓰고 입사하는 것이다. 공항공사는 업체가 바뀌더라도 98% 이상 재고용되고 있고, 근로자가 재고용을 원하면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공항교통센터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업체가 바뀌면 또 고용계약서를 써야 하는 등 고용 불안을 해소해 달라고 공항공사에 문서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번 파업에 대해서 노조는 명절수당 20만원, 교통비 3만원 인상, 근속수당 3만원 기본에 연 2만원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항공사는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려면 250억원 이상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비정규직은 40개 용역업체에 6100명이다. 노조에 가입한 지회는 10여개에 1700명이다. 파업 노조원만이 아닌 비정규직 전체에게 적용해야 돼 한 두푼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비정규직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교통비 3만원과 식대 등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투쟁 댓가로는 비쳐질 수 있어 곧바로는 안되며, 향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근속수당 신설은 논의 대상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간접고용 문제를 넘어 직접 고용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이미 계약한 업체와 계약을 변경할 경우 국가계약법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천공항이 노조를 요구를 받아들이면 전국 공기업에 고용돼 있는 비정규직 10만6000명도 해 줘야 한다는 갖은 이유를 대며 정부에 공을 던지고 있다.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파업을 벌이고 있는 공공운수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산하이다. 비정규직 노조에 공항공사 노조가 힘을 보탤수 있지만 선뜻나서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3일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 방학이 시작되는 23일부터는 인천공항의 동계 성수기가 시작된다. 25일은 크리스마스이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 파업의 분수령이 이번주가 될 듯하다.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해 대화로 풀었으면 한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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