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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여객 세계 5위였는데…'코로나19' 끝없는 추락

by terryus 2020. 3. 22.

 이용객 세계 5위인 인천공항이 ‘코로나19’로 2001년 개항 이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2019년 7117만명으로 하루 평균 20만명 정도 이용했던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공항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이용객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3월24일에는 9316명으로 1만명대도 붕괴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2월에 이어 3월에도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은 텅 텅 비었다.
 평소 제1터미널 교통센터에는 해외여행을 위해 공항철도에서 캐리어를 끌고 내리는 곳으로 북적거렸지만 지금은 인적이 거의 끊겨 적막감마저 감돈다.
 지난해 3월 둘째주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린 하루 이용객은 2만1467명이었지만, 지난주는 5615명으로 74% 감소했다.

텅 빈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지역이 안내로봇인 에어스타가 혼자 있다

 교통센터 지하 1층 상가들도 개점 휴업상태이다.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도를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도 단축 운행중이다. 기존에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운행했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뚝 끊겨 오전에는 7시30분부터 9시까지. 오후엔 6시부터 7시까지만 운행하고 있다. 빈자리 없이 빼곡했던 주차장은 텅 비었다.
 탑승객들로 붐볐을 제1터미널 3층 체크인카운터나 1층 입국장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이다. 제1터미널 3층 출국장 중앙에 있는 탑승수속 항공사 카운터 안내판 8개 중 5개는 출발 항공편이 없어 비어 있다. 긴 줄이 늘어서 있던 보안검색장도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이따금 노란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보안검색을 받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4층 식당가의 테이블과 의자는 빈자리가 수두룩하고 면세점은 손님보다 판매원이 더 많아 조만간 문을 닫을 판이다.
 인천공항에서 만만 한 안내직원은 “늘 이용객이 많아 제1터미널이 넓다고 못 느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축구장 60배 크기라는 게 이제야 실감난다”고 말했다.

성수기땐 긴 줄을 서야했던 인천공항 출국장이 한산하다

 제1터미널 3층의 한 커피숍 매니저는 “매출이 크게 줄어 구조조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곤두박질 친 인천공항 이용객은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3월1일부터 16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43만3847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99만448명보다 85.5% 줄었다. 특히 지난 12일 이용객은 1만4493명으로 개항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 14일 1만7093명, 15일 1만9316명, 16일 1만6838명으로 1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발 항공기의 입국 금지·제한 국가는 유엔 회원국 193곳 중 150여곳으로 늘어나면서 조만간 1만명 이하로 붕괴될 수도 있다.
 지난 19일 여객 1만1668명(도착 6329명, 출발 5339명)으로 예측됐다.
 서울 강남에 있는 서울고속터미널과 센트럴시티터미널은 지난해 하루 평균 4만7665명이 이용했으며, 올해도 하루 3만3876명이다. 이 두곳도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해 3월 둘째주에 1만7262명으로 급감했다.
 인천종합버스터미널도 지난해 하루 평균 1만1200명이 이용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 있는 항공사 안내판이 출발 항공편이 없어 한쪽이 텅 비었다

 서울고속터미널과 센트럴시티터미널도 제1·2여객터미널처럼 분리돼 있다.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항공사와 면세점, 식음료 등 상업시설처럼 경영난이 우려된다. 지난해는 2조7690억원 매출에 1조3141억원의 영업이익, 8905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올해는 흑자 달성도 어렵다.
 특히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면세점과 식음료 등 상업시설 매출이 여객 증감과 연동돼 ‘코로나19’가 지속되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항공기 착륙료와 주기료, 여객이용료(1인 1만5000원), 주차료 감소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임대료 인하 등으로 7000억∼8000억 원 이상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천공항 상주직원 7만여 명 중 확진자는 이날까지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방호복을 입은 탑승객이 제1터미널 면세구역을 걸어가고 있다

3월 세째주에 공항공사 직원 1명이 인천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공항공사는 인천공항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국가 망신이라며 철저한 방역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또한 출국객들을 위해 여객터미널 진입부터 출발층, 탑승게이트까지 3단계 발열체크를 하고, 중국과 유럽 등 입국객들에겐 발열체크와 특별검역신고서, 국내 체류지 주소와 연락처가 확인돼야 입국시키는 특별입국절차를 통한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수요는 이달 말 최저를 찍은 뒤, 4월 말부터 반등을 시작해 V자형 보다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여행 수요 회복은 2∼3개월 흐른 뒤에나 가능하다. 유치원과 초·중·고 등의 개학도 연기된 만큼 올 여름 성수기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올 한해 ‘공항 장사’는 망친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은 항공사가 있어야 운영되는 만큼 항공사와 여행사들이 승객을 모집하면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3층 체크인카운터가 썰렁하다

 지난 24일에는 인천공항 이용객이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날 이용객은 9316명(출발 1800명, 도착 751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3027명에 비해 95.4% 감소했다. 여객기 운항도 92편(출발 45편, 도착 47편)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018편에 비해 91% 줄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한국발 항공기의 입국금지와 제한 국가가 150곳이 넘어 당분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명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을 7254만명으로 예측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57% 줄어든 3054만명으로 예상했다. 또한 항공기 운항(여객기)도 37만7000여회에서 17만9000여회로 52.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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