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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경영은 ‘헛말’ 사사건건 ‘간섭’.

by terryus 2014. 9. 22.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국토교통부)가 100%의 주식을 갖고 있다. 사실상 정부 소유인 셈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된 공기업이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율·책임경영을 하고 있는 국내 최우수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상까지 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헛말’이다. 자율경영은 인사·조직·예산의 편성권을 공기업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을 지켜보면 자율이란 허구이다. 국토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모든 권한이 국토부 손아귀에 있다. 인천공항의 돌아가는 상황들을 보고한다.

                                                                                                                                                                       여객터미널 동측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재공모가 실시됐다. 그런데 누가, 몇 명이나 지원했는지 알 수가 없다. 최홍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물론 공항공사 임원들도 전혀 모른다. 국가 공기업이면서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토부는 알고 있다. 공항공사에서 보고를 하고 허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이끌 수장을 뽑는 것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인천공항 4만여 상주직원들은 어떤 인물이 지원했고, 그 인물들을 평가할 자격이 있다. 그런데 공항공사의 주관부서는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다. 자신들의 사장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국토부에게만 알리고 있다.
 인천공항 사장을 공개 모집을 하면서 누가 지원했는지, 누가 면접을 봤는지, 누가 추천돼 청와대에 올라갔는지를 모른다. 이는 국토부 등이 사전에 사장을 내정해 놓고 공모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사장을 내정해 놓고 공모절차를 밟았던 사례를 들어보겠다. 
 ㄱ 전 국토부 차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전형을 통해 면접대상에서 떨어뜨린 인물이다. 임추위는 면접대상자를 선별하고 집으로 귀가하다가 급박한 전화를 받았다. 다시 집합 하라는 것이었다. 공항공사의 한 간부가 ㄱ 전 차관이 떨어진 것을 국토부에게 알렸고, 국토부는 ㄱ 전 차관을 면접 대상에 넣으라고 지시한 것이다. 공항공사는 임추위 위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거수기인 임추위는 ㄱ 전 차관을 사장 후보자로 추천했다. ㄱ 전 차관은 결국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여객터미널 서측

 그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낙하산으로 보낸 국토부 인사는 제1대 강동석 장관, 2대 조우현 사장, 제5대 정창수 사장이다. 사장이 아닐땐 부사장을 보낸다, 이필원, 정덕모, 이영근 부사장 등이 그들이다.
 이번에도 2차 재공모도 비슷한 것 같다. 누구를 내정해 놓고 진행했을 것이다. 공개·투명경쟁이라 하지만 공기업 사장은 비밀주의에 그들만의 리그가 열리는 셈이다. 정부는 아직도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국토부의 인천공항 경영간섭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이다.
 지난 8월27일 여형구 국토부 제2차관이 불시에 인천공항을 찾아 업무 보고를 받았다. 여 차관은 수시로 인천공항 등을 방문하기도 한다. 인천공항을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임원들을 불러내 인천공항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여 차관은 인천공항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인천공항 사장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다.
 여 차관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뒤 며칠 뒤인 9월2일에는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등 현안 파악과 점검을 이유로 인천공항을 찾았다. 이어 9월5일에는 항공정책관도 인천공항을 찾아 현장점검을 벌였다. 국토부는 9월15일에는 아시아경기대회 종합안전보안점검을 한다며 또 찾았다. 국토부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인천공항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뿐만 아니다. 국토부 산하이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상급기관 역할을 하는 서울지방항공청과 국정원 등 관계기관들도 수시로 보안과 점검을 이유로 인천공항을 찾는다.
 지난 3월 강원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공석이 되면서 국토부의 간섭이 더욱 심해졌다.
 사장 대행을 맡았던 최홍열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은 지금껏 인사권을 한 번도 행사하지 않았다. 임기가 다 된 간부와 임원들을 새로 뽑지 못해 계약기간을 수개월씩 연장해 가는 웃지못할 풍경이 벌어지고 있고, 수개월째 빈 감사실장 자리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 3단계 건설현장

 또한 인천공항의 최대 현안인 면세점 입찰과 은행, 여객터미널 상업시설 입찰도 모두 10월로 미뤄둔 상태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새 사장이 와서 입찰과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국토부에서 인사와 입찰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는 ‘인천공항 사장 공모’처럼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직원은 전혀 모르는데 국토부 등 정부 관계자는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한 간부는 “국토부의 경영 간섭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황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독립된 공기업이 아니라 국토부에 예속된 하부기관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이 ‘갑’이라면 국토부는 ‘초울트라 슈퍼 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정호 항공정책실장은 “인천공항 매우 중요한 국가시설이며, 국토부 간부들이 가끔씩 찾는 것은 각종 현안 등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것이지, 경영에 간섭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말했다.
 최 실장은 또 “인천공항 사장이 7개월째 공석인데다 공항공사 임원들간 갈등이 빚어지고, 면세점 등 상업시설 등 입찰에도 문제점이 있어 지도감독 차원에서 최근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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