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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공항에서 국정원과 경찰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by terryus 2011. 2. 8.
인천공항에서 국정원과 경찰간의 볼썽 사나운 감정싸움이 또 벌어지고 있다.

인천공항 개항때부터 두 기관은 늘상 대립해 왔다. 소위 공항에서의 권력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옛 김포공항땐 보안검색과 경비업무 등을 도맡은 경찰이 많은 권한을 가졌다. 그러나 인천공항에서는 이 모든 것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빼앗겼다. 경찰은 보안검색과 경비에서 2차 감독관에 불과하다. 경찰은 범죄수사나 치안예방에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면 모든 책임은 경찰이 진다. 공항공사나 민간에서 책임을 지는 것은 만무하다.  


권한은 없으면서 책임만 지는 것은 사실 경찰로서는 불만이다. 때문에 의전과 예우 등 소위 ‘공항 권력’에서 경찰은 소외됐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공항 경찰들이 금괴밀수 사건에 관련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위 공항밥이나 먹었다는 경찰은 현재 거의 없다. 새내기 경찰들만 즐비해 수사나 보안, 경비 등 단순 업무만 하고 있어 공항 근무에 흥미를 못 느낀다는 말들이 많다.

경찰은 최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등 내·외곽에 설치된 1800여개의 CCTV를 관리하는 ‘터미널보안상황실(TSC·Terminal Security Center)’에 경찰을 상주시키거나 연락관을 두려고 하고 있다. 

보안상황실은 공항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사고 등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다.  앉아서 모니터만 보면 다 볼 수 있다. 맘만 먹으면 귀빈이나 공항 이용객이 공항 도착에서부터 누구를 만나고 항공기에 탑승할때까지 개인 정보를 모두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렇게 때문에 경찰이 보안상황실에 있으며 ‘공항 사찰’ 논란도 일고 있다.

TSC는 ‘대테러 감시’가 주목적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곳은 민간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이다. 그러나 국가보안시설 ‘가’급인 인천공항은 테러가 주임무인 국가정보원이 실제적으론 통제, 관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찰은 “TSC 상주는 공항의 안전과 시민의 편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공항에서 발생하는 주요 상황에 잇따라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보안구역에 외부인이 침입하고, 환승객 수하물에서 공기총이 발견됐으나 TSC가 초기 상황 전파에서 경찰을 배제하거나 늦게 통보해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 또한 총과 칼 등 안보위해물품이 발견됐을땐 국정원 주관으로 경찰, 기무사, 세관, 출입국관리, 항공사, 공항공사 등이 합동조사를 해야 하지만 요즘은 이 마저도 없다.

경찰은 국정원이 의도적으로 경찰을 배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정원의 행태를 보면 경찰의 주장이 맞다. 


이같은 이유로 국정원과 경찰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었다. 심지어 수년전에는 두 기관 간부들의 공항신도시에서 술을 먹다가 싸움판이 벌어진 적도 있다. 경찰 간부가 맥주병을 깨 국정원 간부를 위협한 것이다. 경찰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운영하는 방범용 CCTV 상황실에는 경찰이 상주하고 있으며 G20 때도 근무했다”며 “공항의 안전을 위해서는 테러와 범죄를 구분해서는 안되며,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다면 다른 보안기관도 함께 상주하면 서로 견제가 가능해 오히려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물론 국정원 등 보안기관은 모두 반대하고 있다. 국정원 인천공실장과 기무사, 공항경찰대장 등이 참여하는 보안대책위원회에서도 안건으로 올라왔다가 부결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CCTV 자료 등을 경찰에 건네주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데 상주까지 한다면 감독관으로서 자칫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항에 설치된 1800개의 CCTV는 줌 기능까지 갖춰 언제 누가, 누구와 만나는지 알 수 있어 청와대 민간사찰에 이어 제2의 공항사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케케묵은 국정원과 경찰의 감정싸움은 인천공항이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이는 누가 공항 권력을 잡느냐는 권력투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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