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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 시대

by terryus 2016. 12. 9.

 인천공항이 내년말 제2여객터미널 운영에 비정규직 직원 3093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 등에는 46개 용역업체 비정규직이 현재 6831명 근무하고 있다. 이젠 제2여객터미널이 운영에 들어가면 인천공항에는 1만명의 비정규직이 근무하는 셈이 된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은 1254명이다.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7월 한국생산성본부에 인천공항 3단계 아웃소싱 인원증감에 대해 용역을 의뢰했다.
 최근 나온 용역 결과를 보면 제2여객터미널에 보안검색요원 745명, 보안경비요원 499명, 환경미화원 331명, 건축 39명, 토목 64명, 기계 577명, 전기 175명, 정보통신 244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4조9303억 원을 들여 내년 10월 말 이후 개장할 인천공항 3단계 핵심시설 중 하나인 제2여객터미널은 연간 1800만 명이 이용할 예정이다.

                                                                                                내년말 개장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에 필요한 인력은 현장 경험과 운영체계 파악을 위해 내년 상반기 시운전에 30%, 하반기 시험운영에 60%를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이 인력은 기존 46개 아웃소싱업체가 추가로 선발, 투입한다. 제2여객터미널 3093명의 추가 위탁 용역비로 1217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인력이 투입되면 인천공항 비정규직은 9924명으로 늘어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1254명(정원)에서 내년 말 177명을 늘릴 예정이다. 증원될 인원 중 79명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공항공사는 올해 5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렇더라도 인천공항 비정규직은 84.4%에서 87.4%로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기가 접현해 있는 여객터미널

 인천공항이 이처럼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은 정부가 2001년 인천공항에 대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며 거의 모든 분야를 아웃소싱화했기 때문이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변화가 거의 없어 인천공항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은 사실상 고착화됐다.
 인천공항은 한국의 관문이다. 외국인들이 항공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인천공항을 빠져 나갈 때까지 모든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거의 비정규직이다. 정규직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은 현장보다는 공항청사에서 계획과 기획업무를 보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하는 것은 사회적인 차별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직원 1인 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말 기준 7800만 원이다. 반면 비정규직은 3100만 원이다. 정규직은 회사에 한 번 입사하면 퇴직할 때까지 신분이 보장되지만 인천공항 아웃소싱업체는 3∼5년마다 입찰을 통해 교체된다. 비정규직들은 이 때마다 근로계약서를 다시 써 신입사원이 된다. 이 과정에 노조 활동에 적극 가담하기라고 하면 해고될 가능성도 있다.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갖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섣부른 판단일지 몰라도 사명감과 책임감, 자긍심이 정규직에 비해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인천공항 일출 광경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국제항공운송협회(ACI)로부터 세계 공항서비스 11연속 최고 공항상을 수상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이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들도 수상 소감을 발표할 때마다 현장 근로자들의 노고는 절대 잊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사명감을 갖게 할 수 있는 방안은 모색하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항상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정원을 늘려주면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인천공항 수익금 중 매년 1000∼2000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7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인천공항공사가 돈이 없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세계 최고의 공항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대한민국 국회는 환경미화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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