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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이 아니다”

by terryus 2016. 7. 10.

 인천공항이 환승률 때문에 비상이다. 여객 증가 만큼 환승객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승자박인 측면이 많다. 국민들에게 인천공항에 대해 묻는다면 ‘세계 서비스 10연패, 인천공항=동북아 허브공항’이란 말을 할 것이다. 그만큼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홍보했다.
 환승률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용객 중 제3국으로 비행기를 갈아타는 승객의 비율로 일반적으로 20%가 넘으면‘허브공항’이라 부른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인천공항은 2001년 개항 때부터 허브공항을 목표로 했다. 자전거 바퀴 모양을 본 따 ‘허브 & 스포크(hub and-spoke)’ 개념을 도입, 환승객과 환승화물을 유치해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이라는 말을 남발하고, 국민들도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인천공항 환승률은 20% 이상, 환적률은 50% 이상을 목표로 뛰었지만 2016년 성적표는 초라하다.
 인천공항 환승률은 2002년 11.9%로 출발했다. 2006년 12.1%, 2007년 12.3%, 2008년 14.9%, 2009년 18.4%, 2010년 15.7%, 2011년 16.3%, 2012년 17.7%, 2013년 18.7%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5년 16%, 2015년 15.1%로 떨어지다가 올 상반기(1∼6월) 13%로 급락했다.
 인천공항 환승률이 1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올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이용객은 273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증가했다. 이 중 환승객은 358만7168명으로 4.1% 감소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지난 6월만 보면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464만3686명으로 지난해 327만3142명에 비해 41.9%가 증가했다. 그러나 환승객은 54만8010명으로 7.3%나 줄었다.
 인천공항 환승객은 동남아 노선이 4.5%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일본이 15.5%, 중국이 13%, 대양주 10.2% 등 전 노선이 줄고 있다. 인천공항의 양대 환승시장이었던 일본과 중국노선에서 환승객이 대거 빠지면서 인천공항의 환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몇 년간 환승률 하락 원인으로 저가항공사들이 직항을 대폭 늘리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수익성 위주로 노선을 개편, 비수익노선의 공급을 축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직항 요금보다 30∼50% 저렴한 환승노선을 폐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직항을 띄우고, 요즘처럼 8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하면 항공사는 수익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환승객들을 유치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다 주변 경쟁공항들도 승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은 국내선인 하네다공항에 국제선을 취항시키고, 나리타공항에는 국내선을 강화해 환승객 이탈을 막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나 대양주로 직항편을 확충해 인천공항을 거쳐가던 환승객들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인천공항은 뚜렷한 대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환승객을 유치하면 항공사에 1인당 5만원씩 인센티브를 주고, 북미와 유럽 등에 신규 취항하거나 증편하는 항공사에 입출항비용 100%를 3년간 면제해주는 등 환승객 늘리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

 또한 하반기에는 폴란드항공 등이 신규 취항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등 정부와 항공 회담협정 등을 통해 운수권을 확대, 환승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노력으로는 안된다. 정부와 항공사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네달란드 스키폴공항,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공항처럼 인천공항에 가면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거미줄 같은 항공망을 갖춰야 한다. 항공사도 최근 탑승률이 높다고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노선을 개발, 환승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저가항공사(LCC)이 고성장하는 만큼 단·중거리 승객이 인천공항에 도착해 미주 등 장거리 항공기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개항 16년을 맞았지만 한 번도 환승률이 20%를 넘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어디 가서든 허브공항이란 말을 쓴다. 허브공항이 되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공항을 거쳐 가는 환승객이 많고, 환승률이 높아졌다는 수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돈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화물과 여객이 인천공항에 오래 머물수록 모두 돈이 되기 때문이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국토교통부 항공실장도 겸임한 자천타천 항공전문가라고 부른다. 추락하고 있는 인천공항 환승률을 반등시켜 인천공항을 허브공항의 반열에 올려 놓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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