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면세점들 적자에 ‘아우성’

by terryus 2016. 6. 12.

 인천공항에 입점한 제3기(2015년 9월∼2020년 8월31) 면세점들이 적자에 아우성이다. 여객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는데 시내면세점 개점에 따른 경쟁과 인터넷 구매 확대 등으로 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말 기준 인천공항 이용객(출발기준)은 11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9.4% 증가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에 입점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3곳과 SM, 시티플러스, 삼익악기, 엔타스 등 중소·중견 4곳 등 7곳의 전체 매출액은 9324억원으로 지난해에 9306억원에 비해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원화가 아닌 달러로 환산하면 7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7.2%로 감소했다.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 현장

 인천공항에서 탑승동A를 포함해 4개 사업권에 8849㎡의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2784억원이다. 롯데는 월평균 92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인천공항에 입점한 7개 면세점 전체 매출 1800억∼1900억원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롯데는 월 평균 50∼6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월 421억원씩 연간 5059억원의 임대료를 낸다. 롯데의 적자는 일찌감치 예상됐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과정에서 엄청난 금액을 써 롯데가 언제까지 버틸지가 주목대상이었다.
 일반적으로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들은 최소보장액을 합쳐 인천국제공항공사에 30% 이상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면세점 매출의 40% 이상을 임대료로 내고 있는 셈이다.
 3개 사업권에 3501㎡를 운영하며 면세점 매출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신라면세점도 월 평균 25∼4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월 평균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월 매출의 37%인 224억원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로 내고 있다. 신라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연간 2688억원의 임대료를 낸다.
 인천공항에 처음 입점해 2856㎡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조선호텔도 월 130∼150억 매출 중 절반에 해당되는 월 평균 70억원을 임대료로 납부하고 있다. 신세계는 월 평균 15억원 이상의 적자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연간 837억원의 임대료를 낸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중앙 출국장 전경
 나머지 중소·중견 4곳도 비슷하다. SM은 859㎡에 연간 204억원, 씨티플러스는 924㎡에 185억, (주)삼익악기는 234㎡에 210억, 엔타스는 171㎡에 76억원의 임대료를 낸다. 면적은 다르지만 향수와 화장품, 주류와 담배를 파는 사업권역에 따라 매출은 크게 다르다. (주)삼익악기와 씨티플러스는 월 2∼3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고, SM과 엔타스는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다. 7곳의 면세점에서 인천국제공항공에 내는 임대료는 월 평균 771억원씩 연간 9259억원이다.
 인천공항은 면세점은 한 때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불리며 호황을 누렸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공항면세점을 제외한 지난해 시내면세점은 동화 등 4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 SM면세점 등 5곳이 문을 열고 유커(중국 관광객)들을 집중 유치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4개의 면세점이 추가로 개점된다. 면세점의 무한경쟁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구매 비율도 전체 면세점 매출의 30%를 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천공항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향후 2020년쯤되면 해운·조선업처럼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시내면세점들은 유커들을 데려오면 여행사 가이드에게 20∼25% 정도의 인센티브를 주는데 인천공항에서는 면세품 한 개를 팔면 30∼37%를 공항공사에 임대료로 낸다”며 “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인하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요즘 문을 여는 대기업의 시내면세점들을 중국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엄청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저가 관광객들을 유치한 뒤 가이드가 시내면세점 쇼핑을 시키면 매출액의 20% 이상을 인센티브로 준다는 것이다.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최근에는 가이드들이 유커 등 관광객들에게 인천공항 면세점이 비싸다는 소문도 내고 있고, 또한 출국객들을 인천공항에 미리 도착하게 해 쇼핑시간을 주기 보다는 시내 면세점을 한 바퀴 더 돌게 하고 있다고 한 면세점 관계자는 말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어디서든 길게 줄을 서고 있어 이용객들이 면세점에서 쇼핑할 시간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점 모습
 인천공항은 요즘 오전과 오후 등 피크시간대에는 체크인카운터와 보안검색, 출국심사 등 줄서는 게 일반화됐다. 줄을 서는 만큼 면세쇼핑할 시간이 줄어든다.
 적자 누적으로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조만간 일부 사업자가 면세점을 사업권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반납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를 비롯해 은행, 식음료업체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입접업체들은 자신들이 최고가 를 쓴 만큼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스가 한창일때 면세점 등 상업시설과 항공사 등에 임대료 10%를 인하해 적이 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7년 말 개장하는 제2여객터미널의 면세점 용역 결과가 7월쯤 나올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9∼10월쯤 발주할 예정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