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탕 싸음이다.
다름 아닌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국토부 산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5층 임원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천공항 팀·처장 등 일부 직원들은 5층 임원들에게 업무보고하는 것도 꺼려한다. 임원들 서로가 얼굴을 붉히고, 잡아먹을 태세이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한 쪽 가슴에는 비수를 품고 있다.
이 모든 책임은 5층에서 수장 역할을 하는 최홍열 사장직무대행(부사장)의 관리 부실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 부사장에게만 돌을 던질수는 없다. 최 부사장을 ‘왕따’로 만들고, 최 부사장을 흔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조직이 있다는 말도 흘러 나온다. 소위 ‘5인방’이란다.
인천공항 활주로
5인방은 소문이고, 실체는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명예훼손의 위험이 있으니 거론하지 않겠다.
한 때 ‘신의 직장·공항 귀족’으로 불리던 공항공사 직원들은 최근엔 밖에 나가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다니는 것이 챙피하다며 공항공사 직원이 아니라는 말까지 한단다. 격세지감이다
최 부사장은 그동안 수개월간의 자체 감사와 감사원 감사, 국토교통부 감사, 국무총리실 감사, 청와대 민정실 등의 감사를 받았다. 비리와 위법이 드러났다면 벌써 사장직무대행을 그만두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실체는 없고, 소문만 무성하다
그러다가 최근 감사원은 최 부사장이 유류비 등을 횡령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이 수사 의뢰한 최 부사장의 혐의는 휴일과 주말에 차량 유류비 396만원, 하이패스 24만원 등 420만원 정도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최 부사장은 주유비 129만원은 휴일과 주말 등 근무중에 사용했다고 감사원에 소명했고, 잘못 사용한 291만원에 대해서는 지난 6월 모두 자진 반납했다.
감사원이 이런 것을 갖고 수사 의뢰하고,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수사한다는 것 자체가 의아스럽다.
공항공사 임원들은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공항에서 주말도 없이 출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근무해 주 6일제를 하고 있다.
검찰은 감사원이 최 부사장이 유류비 부정 사용 이외에도 다른 추측성 의혹 등을 제기해 이 부분에도 들여다 보고 있고 했다.
그런데 차량 유지비는 사실상 별 문제 아니다. 최 부사장만이 아니라 5층의 상임이사들인 감사위원과 3명의 본부장들도 최 부사장처럼 주말과 휴일에 기름을 넣었다.
이는 국무조정실의 올초 감사에서 적발한 사항이다. 국무총실은 상임이사 이외에도 공항공사 고위 간부들에게 공항공사가 업무용 차량을 지급한 것을 적발, 개선 조치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전경
이채욱 전 사장이 있을때 공항공사는 소위 차계부를 없애버렸다. 이를 다시 살려 놔서 이런 상태가 됐다. 그리고 5층 임원들은 서로 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공생하면 될 것을, 수개월의 자체 감사에다 감사원까지 불러들여 검찰 수사까지 받는다는 것 자체가 수치이다.
최 부사장은 이 외에도 여러 의혹이 있다. 이는 검찰이 밝혀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국가기관인 감사원이 의혹을 제기하고 최 부사장이 위법사항이 있으면 업무를 정지시키야 하는데도 그러지는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의혹을 제기하고 수사의뢰만 할뿐 최 부사장에 대해 고발을 못했다.
. 검찰 관계자는 “감사원은 혐의가 특정되면 고발을 하는데 각종 의혹만 제기했을뿐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최 부사장의 의혹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우선 공항주변에서는 여러 곳에 투서가 들어갔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투서가 감사원까지 들어갔고, 최 부사장이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의혹 중에는 8년전 업무도 있다고 한다. 최 부사장에 대한 것은 샅샅이 뒤져 외부에도 알렸고, 족쇄를 채우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최 부사장은 지난 3월부터 공석이 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사장 선임 절차가 모두 끝났지만 정부는 이날까지도 검증을 하고 있다며 사장 선정을 하지 않고 있다.
최 부사장도 사장에 공모했지만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니 임원추천위원회는 예의상 서류전형은 통과시켜 면접을 보게 해 체면이라고 세워줘야 했지만 내동댕이 쳤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를 하면서 누군가 최 부사장이 청와대와 국토부 감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청와대 민정실에서 국토부 감사에 통보하고, 이를 누군가 임원추천위원에 통보하고 사장 선정을 위한 서류심사에서 폭로한 것이다.
법치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현상들이 인천공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큰 손’이 작용한 것이다. 5인방은 최 부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을 공항공사 사장에 앉히려 했다.
최 부사장은 1980년 한국공항공단에 입사해 인천공항으로 옮긴 뒤 이재희 전 사장이 있을때에는 대기발령 나는 등 조직에서 설움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막판에 운이 따라 홍보실장과 운영본부장, 공항공사 내부에서 처음으로 부사장에 임명됐고, 지금은 사장직무대행까지 하고 있다.
하늘에서 인천공항
그릇이 안되면 주변에서 도와주고, 채워서 만들면 된다. 그런데 인천공항 5층 임원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공기업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경영평가를 받고 있으면서도, 세계 공항 사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ACI총회를 치르면서도 최 부사장은 감사를 받았다.
최 부사장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중요한 면세점 입찰을 미루고 있다. 은행과 상업시설 입찰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빈자리가 생긴 처·실장급 인사도 하지 않고 있다.
최 부사장이 인사와 입찰을 진행하면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또 다른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차기 사장에게 미루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국토부의 암시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옇튼 5층의 ‘권력투쟁’은 인천공항 내부만이 아니라 주변 등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는 최 부사장의 관리부실과 부덕의 소치가 일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사장이 공석일때 서로 힙을 합하고 도와줘야 하는데도 서로 흠집만 잡고, 잡아 끌어내리려는 세력도 함께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인천공항 수장으로 공항밥만 35년 먹은 최 부사장은 인천공항은 물론 주변에서 갖은 망신을 사고 있다. 수개월동안의 공항공사 자체 감사와 그에 따른 감사원 감사와 국토부 감사, 청와대까지 나서 감사을 벌였다. 검찰 수사 결과 실체적 진실이 없는 억측성 소문과 흠집잡기로 감사가 시작됐다면 이는 누구의 책임인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특히 최 부사장은 2011년 상임이사로 선정될때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받았다. 지난해 상임이사 1년 연장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도 청와대의 재검증을 무사히 통과했다.
검찰 수사에서 최 부사장에 대해 다른 범죄 사실로 나온다면 청와대의 2번 인사검증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현재도 청와대의 인사 검증은 믿지 않는 분위기).
공항공사 감사와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청와대의 검증 등 어느 것이 맞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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