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인천택시들이 공동배차를 요구하며 저속운행 등 시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택시들의 시위는 시민들의 동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인천택시들의 의견을 수렴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항의해야 할 인천시도 인천택시들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주차장이 부족해 빈 공터에 이용객의 차량을 주차시키는 인천공항에서 장거리 손님 한 명을 태우기 위해 적게는 2∼3시간, 많게는 반 나절을 대기하는 택시 주차장을 이 참에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공항 택시 주차장 전경(블로그 내용과는 관계없음)
인천공항에서 영업하고 있는 인천택시 영업자모임(?)은 지난 7일부터 행선지와 상관없이 인천과 서울, 경기 고양·광명·김포·부천 등 6개 지역 택시의 통합(공동)배차를 주장하고 있다. 인천공항 인천택시 영업자모임은 자신들이 만든 임의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그동안 경기 4개 지역을 제외한 강원과 충청 등은 지방 승객은 경기택시와 인천택시들이 번갈아 승객을 태웠다. 그런데 경기택시에게만 배차가 많이 되는 것 같다며 이에 대해 개선과 함께 공동배차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택시들이 요구하는 것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행선지와 관계없이 기다린 순서대로 손님을 태우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 고양·광명·김포·부천 등을 제외한 지역은 모두 인천택시가 운행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들 택시를 인천과 서울, 경기 등 지역별로 배차했다.
이는 국토교통부 훈령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에 따라 인천공항을 공동사업구역으로 묶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택시 공동사업구역으로 묶은 것은 인천공항이 인천지역에 있어 인천공항에서 서울과 경기 택시들이 영업을 못할 경우 인천공항 이용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경기 시민들이 많은 요금을 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이를 위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중 택시운송사업의 사업구역을 바꿔 6개 도시를 공동사업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이는 지역간 공동배차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서울·경기택시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인천에서도 시내요금을 받게 한 것이다.
인천택시들이 요구하는 공동배차를 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 인천택시의 시·도지사가 사전에 협의가 필요하다.
인천택시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통합배차를 수용하지 않으면 인천지역 1만4000여대의 택시가 인천공항에서 영업하지 않겠다고 엄포까지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에서 택시영업을 하지 않고 택시 30∼50여대를 동원, 여객터미널 등에서 시속 20㎞ 이하 저속운행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한 6월1일에는 대규모 시위도 하겠다고 한다.
인천택시의 요구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 인천택시들은 인천공항∼인천 전지역을 운영한다. 또 경기 31개 시·군 주 고양·광명·김포·부천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27개 지방자치단체도 운행할 수 있다.
인천택시들은 2∼3시간 기다려 손님 한 명을 태워 인천에 내려 주면 손에 쥐는 건 2∼4만원 정도로 크지 않은 액수이다. 또 아주 가까운 곳은 2만원 미만도 있다. 반면 서울과 경기택시 등은 최소 4만원 이상이다.
운이 좋아 강원과 충청 등 장거리 지방 손님을 태우면 20∼30만원도 받을 수 있다. 하루 한 손님만 받아도 되는 셈이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이 부족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주차빌딩을 건립했다
인천택시들은 인천공항이 인천에 있는 만큼 인천택시들이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며 공동배차를 요구하는 것이다. 인천공항 이용객 중 인천 지역은 5% 미만이다. 인천공항이 아무리 인천에 있다하더라도 인천공항 이용객 80% 이상은 서울·경기도 손님이다.
인천공항에 택시를 타고 가는 승객들은 택시요금 이외에 인천공항 고속도로 서울방향에서는 통행료(승용차 기준)로 6600원, 인천방향에서는 3200원을 추가로 낸다. 인천대교는 6200원이다. 공항철도나 리무진 버스를 타지 않고 택시를 타는 것은 대부분 비행기 시간이 촉박하거나 도착해 대중교통이 없는 심야 시간이다.
국토부는 승객을 태워 인천공항에 들어갔다가 빈 택시로 나오는 택시에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서 통행료를 면제시켜주고 있다.
그런데도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한 켠에는 커다란 택시주차장이 있다. 이곳에서 상시 대기하는 택시는 서울 200대, 경기 70대, 인천 90대, 모범 60대, 대형 40대 등 480대에 달한다.
대기시간은 천차만별이지만 2시간에서 반나절까지이다. 택시기사들은 승객을 기다리는 동안 장기와 바둑을 두거나 잠시 잠을 자기도 한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이곳에서 택시기사들이 도박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 택시들은 주로 인천공항을 본거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인천택시들이 인천공항에서 저속운행 시위를 하고 있다
동시에 345대가 주차할 수 있는 택시 전용주차장을 무료로 마련해 준 곳은 전 세계 공항 중에서도 인천공항 이외에 별로 없을 것이다. 이는 인천공항이 영종도에 위치해 개항초 대중교통이 부족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했지만 지금은 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이 많아 이제는 필요없을 때도 됐다.
택시 전용 주차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택시가 아닌 승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목적지에 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할 일 없이 손님만 대기하는 택시기사들 보다는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시내를 돌아다니는 택시기사들이 이 같은 주장을 했더라면 시민은 물론 국민들도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인천시는 서울택시들은 손님을 태우고 온 뒤 귀가할 때 기다려서 손님을 태우고 나가는데, 인천의 일부택시들은 시내 영업보다는 인천공항에서만 영업하는 택시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또 인천택시들에게 서울과 고양·광명·김포·부천 등 경기 4곳을 제외한 전 지역을 인천택시들에게 배차해 준다면 경기택시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인천시는 인천택시들은 택시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인천공항 주변인 영종도·용유도 승객이 있으면 의무 배차해 줘 아르바이트도 하는 혜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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