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상 갈등관계에 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이 인천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인천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인천을 홀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에 있지만 공항공사는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고, 인천공항은 인천시민들의 것이 아닌 국민의 공항이라고 주장한다. 양측이 서로 적대시 하지는 않지만 내심으론 무시하고 있다.
사실 인천시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인천공항의 후덕을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십년전만 해도 인천하면 떠오르는 것은 ‘월미도’ 였다. 그러나 지금은 ‘인천공항’으로 바뀌었다.
영종도 백운산에서 바라본 영종하늘도시와 인천항, 그리고 송도국제도시
또한 인천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도 인천공항 때문이다. 인천의 자랑인 송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서해안 갯벌을 메워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송도 배후에 인천공항이 없었다면 송도 개발 자체도 안됐을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공항에 인천에 위치해 있다는 것 자체를 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공항이 인천에 있음으로 해서 인천이 국제도시화되고, 유·무형의 자산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천공항이 있어 영종하늘도시 등 영종도가 개발되고 있다. 부산이나 밀양이 남동권 신공항을 서로 유치하려는 것도 인천공항의 효과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천과 인천공항을 위해 서로 상생을 해도 모자랄판에 양 기관은 삐걱거리고 있다. 여전히 인천시는 매년 수천억원(지난해 6000억운)의 흑자는 내는 인천공항에 ‘돈을 달라’며 요구하고 있고, 공항공사는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많이 베풀었는데 ‘또 달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무시하고 있다.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상생 간담회’를 가졌다. 유 시장과 박 사장은 행시 동기이다. 그러나 그렇게 친한 것 같지는 않다.
인천공항 3단계 건설 현장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가 ‘칼만 안 든 날강도’라고 비꼬았다. 요청 사항이 과도하고 터무니 없다는 것이다. 우선 요청 사항을 들어주려면 5000억원이 필요하고 공사법도 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옹진군 신도 3.5㎞ 구간에 연륙교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 지역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 피해에 시달린다며 교량 건설비 1500억원 전액을 공항공사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산업자원통상부가 추진하는 항공산업산학융합지구 사업 공모에 참가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5년간 300억원 지원을 요청해 논 상태이다.
인천공항 건설을 위해 절토한 채 방치한 오성산에 주민 피해보상과 관광시설 유치를 위해 인천공항 위상에 걸맞는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공항공사는 공원 복구비로 650억원을 편성했다. 인천시의 요구대로라면 1500억원 정도를 집행해야 한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에너지가 돈이 없어 공사를 못하고 있는 영종하늘도시 지역난방공사도 공항공사가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인천공항에너지가 열공급 관을 1000㎜ 이상으로 설치할 경우 19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전경
특히 영종도에 거주하는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이 인천공항 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이용할 때 내는 연 15억원의 통행료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부담하라고 했다. 인천시는 영종·용유지역 주민들에게 하루 1회 왕복(인천방향) 통행료를 부담하고 있다. 영종·용유도에 살면서 통행료 감면 혜택을 받은 공항 상주직원들은 공항공사가 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인천시는 영종하늘도시 유보지 60만㎡(1085억원)을 현물 출자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3%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한켠으론 타당성 있는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자체가 할 일을 공기업에게 떠 넘기기는 측면도 있다.
우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영종∼신도 연륙교는 인천시가 건설 계획을 확정한 뒤 사업비 부담을 요청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액 부담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또한 공항공사는 항공기 소음피해 지역에 대해서는 소음 측정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 사업들은 검토해 볼 가치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천시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참여도 힘 든 상황이다. 일본 등 일부지역에서는 지자체가 공항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인천공항 지분 100%를 소유한 곳은 정부이다. 정부가 노크를 해야 한다. 또한 송영길 인천시장 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임이사 한 자리를 요구했다. 그러나 비상임이사는 있으나마나이다.
인천의 어른신이신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인천국제공항공사사 설립한 인천하늘고고 이사장)이 인천공항 개항때부터 인천 몫으로 비상임이사로 있었던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또 인천시가 인천공항 도시명을 ‘서울·인천공항’으로 된 것을 ‘인천·인천공항’으로 변경을 요청했다며 이는 모든 것은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천의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국토부 항공정보간행물에 서울·인천공항으로 돼 있지만 대내외적으로는 모두 ‘인천공항’으로 고착화 돼 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1층 밀레니엄홀 행운의 연못
서울을 빼고 인천·인천공항으로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공항이 인천의 지역공항으로 불릴 수 도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무조건적으로 인천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기내 방송에서 공항을 소개할 때 바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동안 인천지역에 많은 사회공헌사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에 시세로 203억, 중구에 구세로 158억원을 납부하는 등 매년 350억원의 세금을 내고 있다. 또한 하늘고 설립과 평화의 숲 조성에 624억원, 공항신도시 입구에 있는 하늘문화센터를 323억원에 건립, 기증했다. 또 프로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에 5년간 100억원 등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사회공헌사업으로 1088억원을 쏟아 부었다고 밝혔다.
또 인천공항 건설사업에 인천지역업체를 하도급에 참여시켜 1587억원, 인천 자재사용 666억원, 인천공항 건설에 인천지역 인력을 11만명 고용하는 등 인천과 동반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최고 인천공항이 인천시 위치함으로서 ‘인천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인천시로부터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 인천시의 지방세조례(자산 취득세)를 통해 지방세 40% 감면 받고 있다. 이 조례는 2016년 종료된다. 인천공항은 지난해에는 3억을 감면 받았고 최근 5년간은 76억원이다. 하지만 인천공항 1·2단계 때에는 1000억원 이상 감면 혜택을 봤고, 3단계가 완공되는 2017년말에도 엄청난 금액의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는 손을 벌리고 있고, 공항공사는 여전히 많이 줬다고 한다.
그러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갈등의 원인은 양 측을 이해하고 설득시켜 줄 교량 역할을 해 줄 인재가 없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인천공항 1,2 활주로
인천시는 인천공항이 단순한 공항이 아닌 국가 관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 줘야 한다. 공항공사도 인천에 있는 만큼 국가 공기업이란 자만심을 버리고 인천과 함께 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 중 한 가지가 ‘오성산 개발’일 수도 있다.
사실 오성산은 인천공항 소유일뿐 개발권은 인천시가 그동안 갖고 있었다. 개발 계획이 무산된 책임도 인천시에 있다. 절토 조건으로 복원을 약속해 공항공사는 650억원을 들여야 한다. 인천시는 1500억원을 들여 관광시설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가 양보해 공원 대신 개발을 위한 제안 공모를 한다면 공항공사는 거액을 들여 공원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 인천시는 개발을 통해 운영권의 일부를 지역주민들에게 보상 차원으로 넘겨주면 된다.
오성산을 서측으로는 서해 바다를 동측으론 인천공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당장이라더 제안공모를 하면 달려들 사업자들이 있을 것이다. 양측이 대립과 갈등하지 말고 오성산 문제부터 풀어갈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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