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추진이 오전육기(五顚六起)를 맞고 있다.
해마다 시시콜콜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입국장 면세점 설치 여부는 아직까지도 미지수다.
2003년부터 의원 입법으로 모두 5번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 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지난해 11월에는 6번째 의원 입법이 발의됐다. 이번에도 기존처럼 관세청과 항공사들의 반대로 폐기될지, 아니면 법안이 상임위와 본회의를 통과해 입국장 면세점 설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구역
안효대 의원(새누리당)은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골자로 한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4월에는 공청회까지 열었다.
6월 기획재정위에 상정될 예정이고 순조롭게 진행돼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를 통과한다면 내년부터 인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이 설치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법은 지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높다.
관세법 개정안은 2003년과 2005년 임종석 전 의원이 발의했다. 2007년 한병도 전 의원이, 2008년 이명규 전 의원, 2010년 변웅전 전 의원 등이 각각 발의했으나 상임위에서 모두 폐기됐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논란은 이제 케케묵은 논란 거리에 불과하다. 국민들도 언론이나 국회가 꺼리가 없으면 들고 나오는 것으로 이해할 정도이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애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민불편 해소와 임대료 수익을 올리기 위해 추진했다.(실제 목적은 임대로 수익이 우선이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동·서측 각각 190㎡와 탑승동 중앙 2곳 각각 85㎡에는 입국장 면세점 자리가 이미 마련돼 있다.
공항공사는 이곳에 입구장 면세점이 입점할 경우 연 200억원 이상의 임대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출국객들이 면세품을 구매해 여행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술을 한 병 사더라더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입한 뒤 외국 여행을 마칠때까지 가방에 늘상 들고 다녀야 한다.
공항공사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9차례에 걸쳐 국민 1만7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국민 84%가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 가전 매장
특히 공·항만에서 면세점 구매 추이는 2000년 중반까지는 내국인이 90%, 외국인이 10%를 차지한 반면 최근에는 내국인 60%, 외국인 40%로 외국인의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이 과거에는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여론이 있었다. 그러나 면세점 이용객이 내국인 보다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외화수익 창출과 외화유출 절감을 통한 관광수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논리도 바뀌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도 일맥 상통한다
그러나 관세청과 기내면세점은 운영하는 항공사들은 10년전과 똑같이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관세청은 테러 등 보안에 취약할 수 있고, 입국장의 감시가 소홀해 혼란이 우려돼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몇푼의 임대료를 더 받기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추진하지만 이를 감시할 기관들은 임대료보다 더 많은 첨단보안시스템 등을 갖추는 등 막대한 예산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내 면세점 매출이 연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도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기내 면세점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양회 회장의 딸이 기내면세점 사장으로 있어 더욱 반대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모 항공사에 입국장 면세점의 판매 품목은 술 담배, 중저가 기념류를 제한하고 항공사가 입국장 면세점을 각각 운영하는 것에 대해 협상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항공사는 이를 거부했다.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 논란이 있을때마다 같은 논리를 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일출때의 인천공항 전경
이번 법 발의는 좀 이상하다. 보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위해 국회의원들을 통해 입법 발의를 하지만 이번엔 안 의원이 공항공사도 모르게 발의해 버린 것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안 의원이 항공사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어 발의했다는 소문도 있다. 항공사들이 법안 발의에 반대하며 안 의원을 수차례 찾아갔지만 만나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찬반 논란과 이해 관계가 극명하게 갈려 있는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 정서가 무르익고 각 기관이 한 발씩 양보할때 입국장 면세점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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