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여성 승무원들이 또 인천공항으로 금괴를 밀수하다 적발됐다. 인천공항 상주직원들과 승무원들의 금괴 밀수는 끊이지 않고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아시아나항공 베트남인 여승무원 ㄱ씨(29)와 ㄴ씨(31) 등 2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ㄱ씨와 ㄴ씨는 지난 5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함께 비행했다. 둘은 승무원 5∼6년차로 서로 잘 알고 지낸 사이다. 이들은 금괴를 속옷에 숨겼다. ㄱ씨는 속옷 위에 거들을 입은 다음 양쪽 허벅지에 금괴 1㎏ 짜리를 각각 4개씩 숨겼다. 또 브래지어에도 금괴 2개 씩을 숨겼다. ㄱ씨는 금괴 10㎏을, ㄴ씨는 가슴에 500g 짜리 2개를 숨겨 9㎏을 밀수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말부터 2∼3㎏씩 3차례 갖고 오다가 이번에는 대담하게도 한 번에 9∼10㎏를 반입한 것이다. 이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반입한 금괴는 모두 32㎏(시가 15억 원)이다.
인천세관이 아시아나항공 베트남 여자승무원들이 속옷에 금괴를 숨겨 들어온 것을 전시해 놓았다
ㄱ씨 등은 국제밀수조직에게 1㎏에 400달러(48만원)를 받기고 하고 금괴를 운반했다. 세관은 ㄱ씨 등의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서울의 모 주차장에서 금괴를 인수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쫓고 있다.
인천공항은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100명 중 2∼3명에 대해서는 세관 검사를 하고 있다. 승무원들은 X-레이 검색 등 아예 검사를 하지 않는다. 금괴 조직은 이점을 노렸다. 그러나 인천세관은 프랑스에서의 명품 세일이나 홍콩에서 보석 축제 등이 열릴 때는 여행자뿐만 아니라 승무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세관은 특정국가를 자주 왕래하는 등 우범자를 적발하는 여행자정보 사전확인시스템(APIS)를 운영하고 있다. 한 두번은 안 걸리겠지만 상습적이면 반드시 붙잡힌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금괴 밀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아시아나 항공 베트남인 여승무원이 금괴를 1kg 짜리 6개(3억원 상당)를 가방에 넣고 들어오다 적발됐다. 지난해 8월에도 대한항공 소속 미국인 조종사가 금괴 2.17kg을 밀반입한 뒤 다시 갖고 나가려다 적발됐다.
외국인 승무원들이 밀수한 금괴
그동안 금괴 밀수 수법도 다양하다. 가방에 몰래 숨겨 오는 것은 일반화 됐고, 금괴 조끼는 물론 속옷과 신체의 은밀한 부분에 숨겨 들어온다. 신체의 은밀한 부분에는 동전이나 깎두기 모양으로 금괴를 조깬다. 신체 은밀한 곳에는 1시간 이상 삽입할 경우 흘러 내려 가방에 가져온 뒤 화장실에서 넣고 입국한 뒤에 빼서 인수책에 넘겨준다. 삽입한 것이 급하게 빠져 화장실에 금괴를 버리고 간 밀수꾼도 있었다. 인천세관은 2015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중국 옌타이 등에서 금괴를 인천공항으로 2029㎏(시가 975억원 상당)을 밀반입한 45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는 1970년 관세청 개청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다.
금괴를 밀수하는 것은 시체 차익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 등으로 금은 안정자산이 됐다. 국내 시세가 국제시세를 상회할 경우 1㎏에 약 400∼500만원이 남는다. 운반책에게 항공료와 운반비를 제외하더라도 꽤 남는 장사이다.
앞으로도 금괴 밀수를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금괴를 밀수하다 적발되면 직장을 잃어버리고 범죄 수익금까지 추적당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천공항 경찰대 직원과 세관직원 등 공항 종사자들이 금괴를 밀수하거나 도왔다가 결국은 그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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