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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고작 2.4% 직고용…인천공항 '무늬만 정규직화'

by terryus 2020. 4. 7.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1만명의 정규직화가 4년만인 오는 6월 말 마무리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12일 취임 3일만에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해 출발은 화려했지만 결론은 ’무늬만 정규직‘으로 끝날 판이다.
 일반적으로 여기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접 고용은 1만명 중 2.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회사를 통해 고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7년부터 추진한 인천공항 정규직화가 6월말 사실상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전국 공공기관 중 비정규직 비율이 80%가 넘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1만명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공항이 '코로나19'로 여객이 급감해 제1터미널 체크인 카운터가 텅 비었다. 4월5일에는 6708명(출발 1546명, 도착 5162명)이 이용했다

 그러나 4년만에 마무리되는 정규직화는 60개 용역업체 1만명의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설립, 고용 형태만 바꾸고 있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규직화를 한다며 제1자회사 ‘인천공항시설관리(주)와 제2자회사 ’인천공항운영관리(주)를 설립, 용역 계약이 끝나는 노동자들을 전환, 배치했다. 올해는 제3자회사 ’인천공항경비(주)도 설립했다.
 6월 말까지 제1자회사는 3800여명, 제2자회사는 2300여명, 제3자회사는 3700여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노동자는 소방대 210여명, 야생동물통제관리 노동자 30명 등 240여명이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2.4%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규직화 선언 이후 보안검색요원 1900여명 등 생명안전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 30%를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는 보안검색을 제3자회사로 임시 편입, 운영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코로나19'로 인천공항 여객이 지난 4월6에는 5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제1터미널 출국장이 썰렁하다

 특수경비원인 보안검색요원을 직접 고용하면 특수경비원이 해제되고, 전쟁이 나면 국가보안시설 ‘가’급인 인천공항에서 총을 들고 공항을 지켜야 하는 특수경비원 신분이 해제되면 통합방위 등 중대한 안보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경비업법과 통합방위법, 항공보안법 등이 개정될때까지 보안검색요원은 제3자회사에 둘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규직은 자회사 고용이 아닌 ‘직접 고용’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을때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회사’라는 이상한 카드를 내 밀었고, 면밀하고 철저한 법률 검토도 하지 않고 정규직화를 추진해 결국 문 대통령은 물론 국민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인천공항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도 화살을 돌리고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공공무분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만 하고, 진행과정 등 관리를 안해 결국은 1만명의 정규직화가 자회사 형태의 정규직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여객이 급감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에 인천공항 안내로봇인 에어스타만 보인다.

직접 고용을 기대했던 인천공항 보안검색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승객과 휴대물품, 무기 또는 폭발물 등의 위험 물건들을 탐지·수색하는 보안검색요원들로 구성된 노조는 지난 3월 2일 인천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및 금품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직고용을 위해 총력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검색노조 관계자는 “공항공사가 지난달 노·사·전협의회에서 일방적으로 제3자회사 임시 편입을 통보해 거부했다”며 “공항공사는 직접 고용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보안검색 직고용을 위해 법률 개정 등 법무법인과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공항 정규직화는 정부와 협의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소문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청와대에서 질타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초 청와대와 약속했던 30%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900여명의 보안검색요원을 직접 고용할 경우 많은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노조에 가입해 다수가 되면 보안검색요원들이 노조를 주도할 수도 있고, 별도의 노조를 만들면 제1노조가 되면서 단체교섭권을 가져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들을 제3자회사에 편입해 그대로 둘지, 아니면 직접 고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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