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멈춘 지 2년 6개월 만인 올 연말 운행을 재개할 전망이다. 자기부상열차는 매년 77억원의 혈세를 축내는 애물덩어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2년 7월 전동차 중정비로 운행을 중단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10월 중 정비가 모두 마무리돼 빠르면 연말쯤 다시 운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행이 재개될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관광·체험형인 궤도시설로 전환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24회 제1여객터미널~중구 용유역까지 6.1㎞, 6개 역사를 왕복한다.
바퀴 대신 전자석의 힘으로 열차가 레일과 접촉하지 않고 8㎜ 높이에서 운행돼 신기술로 주목받았던 자기부상열차는 대중 교통시설로 철도안전법을 적용받았다. 때문에 오전·오후 등 정해진 시간에 운행됐다.
하지만 인천 중구로부터 인허가 받아 궤도시설로 바뀌면 정시성보다는 이벤트와 축제 등이 열릴 때 집중적으로 운행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자기부상열차 중정비에 58억원을 투입했다.
국비 2175억원(69%)과 인천시 189억원(6%), 인천공항공사 787억원(25%) 등 3150억원을 들여 2016년 2월 개통한 자기부상열차는 2019년 하루 평균 최대 4014명이 탑승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용객이 급감해 2022년엔 328명에 불과했다.
자기부상열차 운영과 관리비는 인천공항공사가 모두 부담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한 푼의 수익도 없이 612억원을 투입했다.
매년 77억원씩 적자를 보는 셈이다. 올해도 중정비 비용과 자회사 38명의 인건비 등으로 100억원 정도가 들어갈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자기부상열차가 궤도시설로 바뀌면 중정비 기간이 3년에서 4년 이상으로 늘어나고, 24시간 교대제 대신 낮에만 운영해 연간 30억원 정도가 절감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요금을 받을 계획이 없어 적자는 불 보듯 하다.
인천공항공사는 애물 덩어리인 자기부상열차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2021년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자기부상열차 운영진단 및 운영대안 마련 용역’ 을 진행했다.
용역 결과, 향후 30년간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면 연평균 유지비 178억원 등 5349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철거하면 596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궤도시설로 전환돼도 운영비는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는 데다 운행 중 사고라도 나면 큰 일”이라며 “자기부상열차 제작에 참여했던 제작사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철수하거나 도산해 부품공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자기부상열차보다 수소트램,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량 등 차세대 교통수단이 대세”라며 “자기부상열차 운영을 중단하려 해도 소유권이 국토부에 있어 어쩔 수 없이 운영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에는 자기부상열차 외에도 운행할수록 적자인 돈먹는 하마가 또 있다. 월미바다열차이다.
인천시 산하 인천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월미바다열차도 매년 60억원씩 혈세를 축내고 있다. 경인전철 인천역∼월미도 6.1km를 왕복 순환하는 월미바다열차는 2019년 개통했다. 인천시가 2008년 853억원을 들여 2009년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안전성 문제와 부실시공 등으로 10년 뒤에 개통했다.
인천시는 2017년 183억원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탑승이 저조해 2019년 49억원, 2020년 60억원, 2021년 65억원, 2022년 58억원, 2023년 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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