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제10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를 조만간 선정한다. ‘진보·보수정권’ 할 것 없이, 이번에도 사전에 내정해 놓은 ‘무늬만 공모’ 이다.
지난달 28일 사실상 경질된 제9대 김경욱 사장에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0대 사장에는 모두 6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중에는 인천의 A 전 국회의원과 B 국토교통부 차관, 국토부 국장 출신이면서 공기업 사장을 지낸 C씨 등이 거명되고 있다. A씨가 접수한 것은 확인됐지만, B씨와 C씨는 추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 심사를 끝내고, 이번주 면접을 본 뒤 2~3명을 추려 7월초에 열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여기서 심의를 벌여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동안 인천공항 사장 선정과정을 보면 사전에 낙점자가 정해진 뒤 공모라는 절차를 거쳤다.
초대 강동석 장관을 제외한 2대 조우현, 3대 이재희, 4대 이채욱, 5대 정창수, 6대 박완수, 7대 정일영, 9대 김경욱 사장 등은 모두 사전 내정자들이다.
제8대 구본환 전 사장은 사전에 최정호 전 국토부 차관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국토부 장관 후보에 내정돼 ‘어부지리’로 된 경우이다.
전임 사장 9명 중 3명을 제외한 6명은 모두 국토부 출신이다. 이재희·이채욱 사장은 기업인이고, 정치인 박완수(현 경남지사)뿐이다.
이번 제10대 사장 공모도 이미 내정됐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공모기간을 3~10일 밖에 안 줬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인천공항을 이끌어 나갈 비전을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사장 공모에 나가봐야 ‘들러리’만 한다며 만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공모하는 형식을 정해 놓고, 사전에 내정하면 ‘눈가리고 아웅’이다. 알 사람은 다 아는 만큼. ‘공모’에 시간과 예산, 열정을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임명제’를 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진보건, 보수정권이건 국민을 속이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감사’는 아예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됐다. 2000명의 내부 직원들은 두 자리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정부는 ‘나눠먹기’ 낙하산 인사만 하지 말고, 설립 20년이 넘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에서 유능한 인재가 있으면 발탁인사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공항·항공 전문가가 아닌 사장이 임명되면 기존에 추진했던 정책이 새로운 사장 입맛에 맛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바뀐다. 연속성도 없고, 혼란도 발생한다.
특히 인천공항이 국민의 자존심이 될 정도로 사랑받았지만, 최근에 외국공항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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