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11연속 공항 서비스 세계 1위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 세계 서비스 11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고도 국민들에게 자랑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초 수하물 대란과 외국인 밀입국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자칫 유사한 사건이 재발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서 바라본 인천공항 교통센터.
여기에 새로 취임한 정일영 사장이 분위기 쇄신을 한다며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다음달 중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돼 있어 공항공사 직원들은 바짝 엎드려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 세계 1800여개 공항 협의체인 국제공항협의회(ACI)의 ‘2015년도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ASQ·Airport Service Quality)’에서 인천공항이 글로벌 랭킹(Global Ranking) 및 아·태지역 내 대형공항(연간 4000만명 이상)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은 2005년부터 1위를 차지, 올해로 11년째이다. 인천공항은 또 ‘아시아·태평양 최고 공항’과 전 세계 ‘대형공항 최고 공항’ 부분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함께 공동 1위에 선정됐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인천공항의 평가 점수는 5점 만점에 4.978점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4.974점보다 0.004점 높다. 하마터면 창이공항에게 1위를 내 줄 뻔 했다. 인천공항과 창이공항의 점수 2013년 0.06점에서 2014년 0.023점으로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어 사실상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공동 2위인 베이징 서우두공항과 상하이 푸둥공항 등 중국 공항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ASQ 평가는 전 세계 1800개 공항 중 268개 공항 이용자 55만 명을 대상으로 공항 직원의 친절도와 시설 청결도, 공항 시설의 편리성, 서비스 시설 및 운영 분야 등 34개 항목에 대해 1대1 직접 면접을 통해 종합순위를 평가한다.
세계 공항 서비스 11연패를 했지만 인천공항은 연초부터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지난 1월말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줄서기로 매우 혼잡하다
2001년 개항 때도 없었던 수하물 대란 지난 1월 발생해 여객 2000∼3000여명이 해외에서 1∼2일 지난 뒤에도 수하물을 받지 못하고, 항공기 159편이 지연, 출발했다.
겨울 방학을 맞은 동계 항공성수기에 여객들이 밀려 들어 여객터미널 출국장은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받기 위한 ‘줄서기’는 일상화되는 등 여객터미널 혼잡도는 급상승했다.
또 3층 출국장에서는 중국인 30대 부부가 유리문 잠금 장치를 뜯고 밀입국했고, 입국장에서는 20대 베트남인 한 명이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출입국자동심사대 유리문 2개를 강제로 열고 밀입국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 30대 실업자는 인천공항 1층 입국장 화장실에 가짜 폭발물까지 설치했다.
국가의 관문이 연초부터 밀입국자들에게 ‘뻥’ 뚫린데다 여객터미널의 혼잡을 가중돼 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안정화를 되찾아 한 숨 돌릴 시기에 ‘11연패’라는 낭보를 받았지만 국민들은 “이런 공항이 무슨 11연패냐”며 오히려 ACI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다.(사실 이번 11연패는 2015년 한 해 인천공항의 서비스를 평가한 것이지만 국민들은 현재의 평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월말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동서측 가릴곳 없이 줄서기로 혼잡했다
특히나 수하물에 대한 감사는 끝났지만 밀입국에 대한 자체 감사와 감사원의 감사도 진행되고 있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는 ASQ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2016년를 평가해 내년에 발표할 평가에서도 인천공항이 세계 1위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12연패로 금자탑을 쌓을지, 아니면 11연패에서 멈출지는 4만여 인천공항의 상주직원과 종사자들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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