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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내년 ‘최악의 해’

by terryus 2020. 11. 4.

 ‘코로나19’ 장기화로 인천공항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용객이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도 심화돼 빚내서 월급을 줘야 할 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 6월쯤 코로나19 백신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내년 인천공항 이용객을 예측했다. 예상대로 6월쯤 백신이 나온다면 1352만명(중립적인 시나리오), 백신이 나와 항공수요가 회복된다면 2092만명(낙관적인 시나리오)이다.
 코로나19 백신도 늦게 나오고 지금처럼 ‘펜더믹(pandemic·전세계적인 유행병’이 지속된다면 550만명(비관적인 시나리오)이다. 비관적일 경우 2001년 3월29일 개항 첫 해 110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된다.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최근 인천공항 이용객은 하루 1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은 19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6.6% 감소했다. 제1·2여객터미널과 탑승동 3곳의 이용객이 하루 평균 6354명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이 텅 비어있다

 올 1∼10월 누적 이용객도 1142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5% 줄었다. 이 상태라면 올해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은 1200만명도 안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2019년 인천공항 이용객 7117만명의 수요를 회복하려면 빠르면 2022년, 늦어지면 2024년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K-방역으로 코로나19로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은 더 확산돼 해외 여행에 대해서는 말 조차 꺼낼 수 없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인천공항이 텅 비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적자는 ‘눈덩이’가 될 전망이다. 2004년부터 16년간 흑자 행진도 올해는 적자로 전환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매출 1조2000억원에 적자는 45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2조7000억원에 8900억원의 흑자를 낸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이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하다

 코로나19로 수입을 줄면서 올해는 은행에서 1조7000억원의 빚을 냈다. 차입경영 때문에 부채비율도 지난해 32%에서 올해는 54%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는 매출 1조400억원에 6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공항공사는 내년에는 얼마나 차입해야 할지 계산서를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올해보다 더 많은 빚을 낼 지도 모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규직 직원 1600여명과 3개 자회사 직원 1만명 등의 인건비로 연간 80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여객은 하루 5000∼6000여명인데 1만여명이 출근하고 제1·2여객터미널과 탑승동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민간기업 같았으면 벌써 유급·무급 순환휴직이나 임금삭감·동결이 이뤄졌을 것이다. 이미 인천공항에 입주한 면세점과 상업시설 등은 자구책 마련을 위해 순환휴직 등이 진행됐다. 공항공사도 100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처럼 경영난을 겪는 것은 항공사와 면세점 등에 대해 임대료를 감면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올 1∼2월은 항공사와 면세점 등 상업시설에서 정상적으로 임대료를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3월∼9월은 50% 감면, 9월 이후엔 여객 변동에 따라 임대료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여행사 카운터도 비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항공사와 면세점 등 임대료 감면액이 9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1여객터미널 6개 면세사업권은 올해 3번이나 유찰돼 임대료도 못 받을 뿐더러, 공실로 놔 둘 수도 없어 공항공사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9월29일 해임된 제8대 구본환 사장을 이을 후임 사장 인선 작업도 착수했다.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지난 4·15 총선에 출마했다 낙마한 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A씨와 전 인천경찰청장 출신 B씨, 공기업 사장을 했다가 총선에서 떨어진 정치인 C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이외에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의외의 인물이 신임 사장이 될 수도 있다.  
 제9대 사장으로 누가 선임되든지 ‘낙하산’ 논란은 불가피하다.
 특히 신임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과 ‘인국공’ 사태로 촉발된 정규직화 문제로 곤혹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으로 시작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1만명의 정규직화’는 당초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정규직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와 일부 보안검색요원들이 반발하면서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신임 사장이 ‘솔로몬의 지혜’ 없이 정규직화를 방관하거나, 비상경영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해임된 구본환 전 사장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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