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 심판을 코앞에 둔 상황임에도 용산 대통령실이 인천공항에 ‘낙하산 인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인천공항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상임감사, 자회사 사장까지 공항 업무와는 거리가 먼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잇달아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인 인천공항에너지(주) 상임이사(관리본부장)에 대통령실 행정관 A씨가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제3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주) 사장에도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제기된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임기가 만료된 상임이사를 새로 뽑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공모 결과 모두 3명이 접수했다. 응모자 3명 중 한 명이 바로 대통령실 행정관인 A씨다. A씨는 조만간 서류와 면접을 거쳐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허 의원은 “지난해 2월 대통령실에 영입된 A씨는 공항이나 전력 등 에너지 업무와 무관한 여론조사 전문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낙하산 인사도 준비 중이다. 인천공항 보안검색과 경비보안을 책임지는 인천국제공항보안 사장에도 용산 경호처 출신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사내 안팎에서 돌고있다. 사측은 경호처 출신 사장 내정설이 도는 가운데 3월 중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조만간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공기업 사장 모집의 경우 미리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공모를 거쳐 후보자를 추린 뒤 서류·면접 등의 전형이 진행하는게 일반적이다. 낙하산 인사인 경우 미리 내정자를 정한 뒤 형식적인 공모 절차를 거치게 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낙하산 관행을 없앨 것”이라고 공약했다. 반면 인천공항에는 낙하산 인사가 수두룩하다.
국회의원 3선 출신으로 인천공항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던 현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제1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주)의 문정옥 사장, 장종현 상임감사 등 3명이 낙하산으로 임명됐다. 경호처 출신 내정설이 나오는 인천국제공항보안 사장까지 낙하산으로 임명될 경우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그 자회사를 포함해 공기업 3곳의 사장이 모두 낙하산 인사가 된다.
문정옥 사장은 공항 근무 경험이 전혀 없는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출신이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임명 당시 논란이 일었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유독 윤석열 정부들어 낙하산 인사가 많은 것 같다”며 “인천공항을 관리·운영하는 사장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다 보니, 다른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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