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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신교통수단서 관광형 전락···'천덕꾸러기'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by terryus 2025. 6. 10.

자기부상열차 레일

 멈춘 지 3년 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의 재운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바퀴 대신 전자석의 힘으로 전동차가 운행돼 한때 신기술로 주목받았던 자기부상열차는 이젠 궤도열차로 전환돼 관광·체험형의 퇴물 신세로 전락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월 21일 도시철도인 자기부상열차를 궤도시설로 변경, 인천 중구에 전용궤도 승인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구는 민원 처리 기간인 오는 6월 17일까지 보완을 요구하거나, 허가해 줄 예정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도시철도로 운영되던 자기부상열차를 궤도열차로 바꾸기 위해 국토교통부, 인천시와 ‘자기부상열차 소유 운영 및 유지보수 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중구가 자기부상열차를 전용궤도사업으로 허가해 주면 인천공항공사는 6~7월 시험 운행을 거쳐 8~9월쯤 준공검사와 함께 개통할 예정이다. 개통하면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된다.

 하지만 중구가 보완을 요구하면 개통은 더 미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중구는 자기부상열차는 많은 지역주민이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는 등 대중 교통시설로 활용됐다며, 인천공항공사에 도시철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요구했다.

 중구는 궤도열차 전환에 대해 ‘주민 편익’을 가장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중구 관계자는 “도시철도인 자기부상열차는 정시성을 제공, 대중 교통시설의 역할을 했다”며 “주민 편익을 우선해 허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중구 용유역까지 6.1㎞, 6개 역사를 왕복하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전동차 중정비를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중정비를 마친 지난해 말 재개통하려했으나 궤도열차 전환 절차가 늦어져 개통을 못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제1여객터미널역

 도시철도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그동안 철도안전법을 적용받았다. 때문에 오전·오후 등 정해진 시간에 운행했다.

 그러나 궤도시설로 바뀌면 정시성보다는 이벤트와 축제, 관광용 등 이용객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자기부상열차는 2016년 개통 이후 매년 80억원 정도의 혈세를 축내는 인천공항의 애물덩어리다. 궤도시설로 허가받아 재개통해도 매년 50억원 정도 적자가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기부상열차를 궤도로 전환해도 중정비와 인건비 등으로 연간 30억원 정도만 절감할 수 있을 뿐”이라며 “무료 운행이기 때문에 철거하지 않는한 운영비는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 대신 전자석의 힘으로 전동차가 레일과 접촉하지 않고 8㎜ 높이에서 운행되는 신기술로 주목받았다. 자기부상열차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들이 경쟁까지 벌였다.

 국가연구개발 실용화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국비 2175억원(69%)과 인천시 189억원(6%), 인천공항공사 787억원(25%) 등 3150억원을 투입해 2016년 개통했다.

 정부는 인천공항에서 시범 운행을 거쳐 수출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차량 등 차세대 교통수단이 출현한 데다, 대중 교통시설의 기능도 상실해 이제는 관광용 궤도열차로 전락한 천덕꾸러기가 됐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제1여객터미널역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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