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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5단계 확장사업 국토부 ‘발목’에 멈췄다

by terryus 2025. 7. 22.

5단계 확장사업이 끝난 인천공항 최종 모습

인천공항 5단계 확장사업이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설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공항 전문가들은 “확장사업을 제때 못하면 인천공항이 동북아에서 허브공항의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인천공항 5단계 마스터플랜을 마무리하고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척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5단계 확장사업은 6조원을 들여 자유무역지역인 클럽72 골프장 자리에 길이 3400m 제5활주로와 제2활주로 남단에 이용객 2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3여객터미널, 항공기 97대를 댈 수 있는 계류장, 차량 1만2000대를 주차할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부와 인천공항공사는 4단계 건설사업으로 지난해 12월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 등 연간 1억6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천공항 시설이 2033년쯤 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에서 인천공항은 2033년 1억636만명, 2035년 1억1308만명, 2040년 1억2677만명, 2045년 1억3928만명, 2050년 1억4971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국제공사도 2033년1억977만명, 2035년 1억1927만명, 2040년 1억3131만명, 2045년 1억4426만명, 2050년 1억5851만명으로 예측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구감소에도 휴식과 힐링, 문화 체험 등 새로운 경험을 위한 가족·친구 단위의 항공 여행이 보편화돼 글로벌 항공 수요는 2042년까지 연평균 4.1%, 아·태지역은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항 건설은 설계와 준공까지 약 8~10년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2033년 인천공항 시설 포화가 예상되지만, 설계에만 3~4년 걸리는 5단계 확장사업은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2012년 3단계 건설사업이 2년 늦어져 대혼란을 겪었다. 당시 정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경기침체를 반영해 여객이 연평균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3단계 사업을 2009~2015년에서 2017년으로 2년 늦췄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속한 성장으로 실제 수요는 9.1%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16~2017년 수요가 용량을 초과하면서 수화물 대란과 여객터미널 혼잡, 항공기 지연 운항 등으로 공항 운영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을 제때하지 않아 2016년 수하물대란이 발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5단계 확장비용 6조원을 전액 자체 조달할 예정이다. 인천공항 1~4단계 건설비용은 모두 18조원이 투입됐다(1단계 5조6000억원, 2단계 3조원, 3단계 4조6000억원, 4단계 4조8000억원). 정부는 1단계때 2조3000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40%, 2단계에는 1조원으로 35%만 지원했다. 정부는 1~2단계에 3조3000억원만 지원했을 뿐, 3~4 단계에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아 인천공항공사가 운영 수익이나 빚을 내 조달했다.
주변 해외공항은 세계 항공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 푸동공항은 연간 1억3000만명 수용을 위해 제5활주로와 제3여객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공항도 2030년까지 1억2000만명을 수용하기 위해 확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제5여객터미널과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해 1억4000만명, 타이완 타오위안공항도 2030년까지 1억3500만명, 일본 나리타공항도 1억3700만명을 수용하기 위해 공항 확장사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시민단체인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항 전문가들은 “공항 건설은 장기간 소요돼 충분한 사업기간을 갖고 수요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항공기 지연과 항공권 가격 상승, 경쟁 공항으로의 환승객 유출 등 국가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은 국내 지방공항과의 경쟁관계도 아닌데, 국토부가 지방공항 건설을 이유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공항 등 지방공항 건설과의 연계성을 검토한 뒤 연말 발표 예정인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에 5단계 확장사업 반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는 인천공항을 포함해 김포공항·제주공항 등 15개의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부산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물론 제주신공항, 경기국제공항, 새만금국제공항, 울릉공항, 흑산도공항, 백령공항 등 건립되거나 새로 추진하는 공항이 8개에 달한다. 공항만 23개에 이를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2033년 인천공항 시설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공항 등이 건설되면 이용객이 분산될 수 있어 항공 수요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그동안 인천공항을 국제선 전담 허브공항으로 육성했지만, 다른 공항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국제선 수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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