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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운칠기삼' 인천공항 사장

by terryus 2019. 4. 21.

 제8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구본환 사장(58)을 보면 ‘운칠기삼 (運七技三·어떤 일을 할때 운이 70%이고, 실력은 30%라는 뜻 )’ 이라는 말이 때론 맞는 듯하다.
 구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천공항 사장 공모에 지원해 ‘들러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여겼었다.
 항공보다는 철도전문가로 경력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과 항공정책실장이다. 국장급이다. 경력도 최종호 전 국토부 차관에 비하면 미력하다.
 최 전 차관이 전북 정무부지사를 퇴임했을때 인천공항에서는 정일영 전 사장이 2월1일 3년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곧바로 인천공항 사장에 취임할 줄 예상했다.
 그러나 개각설이 나오고 최 전 차관이 장관에 내정되면서 재공모하거나 아니면 면접을 통과한 5명 중 최 전 차관을 제외한 4명 중 한 명이 인천공항 사장이 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공 사장(중앙)으로 취임한 구본환 사장이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 전 차관은 집을 3채나 갖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집값 잡기’에는 역부족인데다 딸에게 집을 증여하고, 딸에게 월세를 내는 등 도덕성에 큰 흠집이 생겨 국토부 장관에서 낙마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은 내심 최 전 차관이 사장으로 오길 기대했다. 서울지방항공청장을 지낸 항공전문가로 인품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공무원 노조는 최 전 차관이 장관에 내정됐을때 환영 성명서까지 냈다. 최 전 차관은 국토부 내에서 신망이 두텁고, 인천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 전 차관이 장관에서 낙마했고. 후임 사장을 다시 선정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후임자 중 구 사장을 선택했다.
 면접를 통과한 4명 중에는 국토부 국장 출신에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을 지낸 이영근 전 부사장도 있었다. 이 전 부사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까지 역임해 경력으로선 구 사장보다 화려하다.
 이 전 부사장은 지금까지 인천공항 사장에 3번이나 응모했지만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구 사장은 최 전 차관 때문에 어부지리격으로 인천공항 사장이 된 셈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구 사장을 적극 밀었다는 후문도 있다. 이영근 전 부사장은 그렇게 노력했지만 안됐고, 구 사장은 됐다.
 이를 어찌 운칠기삼이라 하지 않겠는가.

인천공항 전체 모습

 구 사장은 전형적인 공무원 출신이다. 행정고시 33회로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다. 앞서 국토부 출신으로 인천공항 사장을 역임했던 강동석, 조우현, 정창수, 정일영 사장들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다. 공무원들은 그들만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인 사장이던 이재희, 고(故) 이채욱 전 사장은 나름대로 인천공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재희 전 사장은 인천공항 건설과 운영 경험을 해외로 수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인천공항의 미래 먹거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채욱 전 사장은 자립형사립고인 하늘고교를 설립하고 문화 자체가 없던 인천공항의 기업문화를 구축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국토부 관료 출신들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을 비롯해 정치인과 관료출신들은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해 조직을 이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내세울만한 것도 많지 않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설치된 화단 모습

 관피아 '낙하산'인 구 사장도 관료의식을 탈피해야 한다. 인천공항을 과감히 개선·개혁해야 한다.
 당장 현안은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도 정규직화에 대해 구 사장이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보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순간을 벗어나려 하지 말고 인천공항과 국가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크게 보길 바란다. 그래야 향후 구 사장이 퇴임했을때 “구 사장이 인천공항 정규직화는 잘 해결했어”라는 말을 듣고,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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