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용유도에 수천억짜리 공원 필요한가?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용유도에 거대한 공원 3곳이 조성되고 있다. 규모로만 따지면 여의도(840만㎡)의 절반 크기이다. 모두 지역 주민들의 여가와 건강을 위한 근린공원이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은 고작 3만명도 안된다. 공원 조성이 완료되면 유지관리비만 100억이 넘는다. 영종·용유도가 거대한 공원인데, 수천억원을 들여 공원을 조성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허리가 잘려 나간 을왕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2단계 사업으로 절토한 오성산(높이 172m) 88만㎡에 870억원을 들여 오성산 근린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2021년까지 255억원, 2단계는 2023년까지 615억원 등이다. 오성산에 공원을 조성하면 연 38만8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 관리비도 20억원 이상이다. 오성산 바로 밑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운영하는 ‘공항전망대’가 있다.

                                                                                                                                   오성산에tj 바라 본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오성산 바로 옆 왕산마리나와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IBC-II)을 위해 절토된 을왕산(118m)도 공원이 조성된다. 을왕산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개발한다. 인천경제청은 절토된 58만㎡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절토를 위해 보상한 480억원 등 모두 982억원을 투입해 근린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오성산과 을왕산에 인근에 살고 있는 전체 주민은 4800명이다(2015년 8월 기준). 지역주민들을 위한 근린공원 조성에 무려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하는 것이다.

                                                                                                                                   방치된 오성산 정상

　오성산과 을왕산은 장애구릉지역이다. 인천공항 활주로 중심 반경 4㎞ 이내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해발 52m의 이상에 대해서는 고도 제한을 받는다. 허리가 잘려나간 두 산의 산이 아니라 이미 언덕이 됐다. 현재 두 산의 높이는 47m∼52m이다. 때문에 이곳에는 2층 이상의 건물도 못 짓고, 높은 소나무도 못 싶는다. 그런데도 공원을 만든다는 것이다. 공원이래야 잔듸나 화초 등만 심을 것이 뻔하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입구, 제 1·2활주로 앞에는 ‘하늘정원’이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8만㎡에 57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그러나 유지관리비가 연 2억원이 들어가지만 연간 이용객은 7000명에 불과하다. 7000명도 하늘정원은 심은 개나리가 활짝 4·5월 뿐이다.

　                                                                                                    영종하늘도시 구읍뱃터에서 바닷가를 따라 깔린 레일바이크

인천 중구 영종도의 신도인 영종하늘도시에도 LH(한국주택토지공사)가 600억원들 들여 해변공원인 씨사이드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이 공원은 오는 12월 일반에 개방된다.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인천대교까지 7.5㎞, 183만㎡에 조성중인 이 공원은 인공폭포와 야외 물놀이장, 암벽등반, 오토·야외캠핑장(81면)과 갯벌, 염전 체험장, 2.6㎞(편도)의 레일바이크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했다. 바닷가를 따라 깔아 놓은 레일바이크는 인천에 처음 설치됐다. 하지만 씨사이트파크가 연말에 준공 되더라도 이용객 없이 방치될 공산이 크다.
　LH 등이 8조2000억원을 들여 인근에 개발한 영종하늘도시 19.3㎢(585만평)가 텅 비었기 때문이다. 특히 땅이 팔리지 않아 언제 아파트 등이 지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2003년부터 개발된 영종하늘도시는 5만여가구에 13만여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연말이면 기반시설공사가 모두 마무리되지만 택지분양률은 33% 밖에 안 된다. 영종하늘도시에는 2012년부터 입주한 1만여가구, 2만3000여명이 살고 있지만 걸어서 공원까지 이동하기에는 너무 멀다. 결국‘나홀로 공원’이 될 듯 싶다.

                                                                                        12월 일반에개장할 영종하늘도시 씨사이드파크 공원에 잡초만 무성하다

　이런 공원이 도심에 지어졌더라면 고양 호수공원이나 송도 센트럴파크를 능가하는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아쉽다.
　공원을 짓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지관리비도 만만찮다. 일반적으로 1만㎡ 당 1500만원이 든다. 인천경제청은 씨사이드파크를 포함한 영종하늘도시에 있는 4개 공원 245만㎡ 의 유지관리비는 연 45억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했다. LH 는 공원이 준공되면 인천경제청에 이관하고, 유지관리비를 조달하기 위해 캠핑장과 레일바이크를 갖춰 공원 유지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성산과 을왕산, 씨사이드파크 등의 공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1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거대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수요과 공급에 맞춰 공원을 조성하고, 향후 유지관리비까지 계산하면서 지어야 할 것이다.

                                                                                 12월 개장할 영종하늘도시 씨사이드파크 어린이 놀이터에 잡초만 무성하다

　또한 오성산과 을왕산은 공원을 조성해 봐야 갈 사람도 없다. 지역주민들은 대부분 어민이나 자영업으로 공원에서 한가롭게 여유를 보낼 시간도 없다. 공원 부지를 수익사업으로 활용하고, 수익은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공원 조성 주체는 공원 조성비를 아낄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현재 스카이72 골프장의 하늘코스가 있는 신불산는 현재의 오성산과 을왕산과 같은 모습이었다. 스카이72 골프장의 오션코스는 갯벌을 매립한 곳이다. 스카이72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매년 임대료를 내면서도 흑자를 내고, 주주들에게 배당까지 하고 있다. 오성산과 을왕산도 제안 사업을 벌여 수익금은 지역주민들에게 환원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관계자는 “오성산에 공원을 조성보다는 다양한 수익 사업을 벌여 주민들에게 환원하려고 했지만 인·허가권을 가진 인천시가 고집불통”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