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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부동산 재벌”

by terryus 2015. 9. 8.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고, 항공운송을 원활하게 해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공기업이다. 하지만 최근엔 ‘부동산 임대업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매출 중 항공수익 보다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부동산 재벌이라고도 한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1조67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착륙료와 정류료, 조명료, 여객공항이용료 등 항공수익은 6364억원이다. 반면 상업수익과 주차료, 토지·건물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은 1조434억원이다.

 2010년은 항공수익 4834억원, 비항공수익은 8026억원, 2011년은 항공수익 5364억원, 비항공수익은 9602억원, 2012년은 5785억원, 비항공수익은 1조32억원, 2013년은 항공수익 5879억원, 비항공수익은 1조150억원이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전경

 일반적으로 공항전문가들은 공항 수익 중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의 비율이 5대5 정도가 균형잡혔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항공수익이 많다고 해서 나쁜 공항이라고는 할 수 없다.

 민영화된 영국 히드로공항 등은 공항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수익성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최근 세계 모든 공항들도 이같은 추세이다. 인천공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의 비율이 3대7이나, 2대8이 된다면 공항의 본래 기능을 내 팽개친 채 수익만 쫓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부동산 재벌”이란 비아냥 섞인 소리를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천공항의 비항공수익은 대부분 면세점과 식음료업체, 입점은행 등 상업시설 임대료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10년∼2014년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상업시설로부터 받은 임대료는 3조6071억원이다. 상업시설 임대료는 2010년 5984억원, 2011년 7034억원, 2012년 7526억원, 2013년 7757억원, 2014년 7770억원이다.
 지난해 임대료를 가장 낸 곳은 호텔롯데이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는 3074억을 냈다. 이어 호텔신라가 2477억원, 한국관광공사 543억원 등이다.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 전경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앞으로 7∼8년간 인천공항에서 면세점과 식음료, 은행 등을 운영할 새 사업자를 올초 선정했다. 이들이 낼 임대료는 무려 1조원이 넘는다.
 이번에 경쟁입찰로 선정된 면세점 사업자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엔타스, 시티플러스, 엠스엠이즈듀티프리, 삼익악기 등 7곳이다. 이들이 인천공항에 낼 임대료는 1년차인 올해는 9260억원이다.
 당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냉면세점 임대료로 6700억원을 예상했지만 과당경쟁으로 2500억원이 늘어났다.

 이들 7개 면세점들이 계약기간인 5년동안 낼 임대료는 무려 6조4600억원에 달한다. 파리크라상, CJ푸드빌, 아모제푸드, 이씨엠디, 아워 홈 등 5곳의 새 식음료사업자도 지난해 243억원에서 472억원으로 2배 높아졌다. KEB하나, 신한, 우리 등 3개 은행도 지난해 573억원에서 1109억원으로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 밖에도 화물터미널과 국제업무지역, Sky72 골프장 등 인천공항 시설구역내에 있는 각종 토지·건물 임대료로 매년 1700∼1800억원을 거둬들이고 있다.

 

  

인천공항의 매출 중 과대한 임대료를 지적하는 것은 임대료를 내는 민간업체들은 인천공항에서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이 임대료 가격을 포함시킬 수 밖에 없다. 결국은 중간단계에 민간기업이 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항 이용객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여기에 민간기업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제품은 시중보다 비쌀 수 밖에 없고, 실제로 모든 것이 비싸다.

 일부에서는 ‘국제공항’이니 비쌀 수 밖에 없고, 다른 공항도 비싸니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임대료가 높은 것은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관문이란 상징성과 지난해에는 4500만명이 이용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으로 민간업체들이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항공수익이 적거나, 많다고 해서 ‘좋은 공항, 나쁜 공항’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형적인 수익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정부 입찰시스템으론 인천공항 임대료 정책에 대한 개선은 불가하다며 정부가 나서 입찰시스템을 바꿔줘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최고가 경쟁입찰을 포기하고, 적격업체만 선정해 입주시킬 경우 ‘배임’ 혐의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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