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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서 애완견 ‘달리’와 ‘라이언’의 운명

by terryus 2017. 3. 6.

 ‘개 팔자가 상 팔자’라는 속담이 있다. 이 뜻은 일이 분주하거나 고생스러울 때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있는 개가 부럽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요즘 개와 고양이들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로 인식돼 반려동물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반려동물 중에도 누가 기르냐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천지차이이다.

                                                                                                                                인천공항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된 달리

 인천공항에서는 한 쪽은 죽음의 대상이 되고, 한 쪽은 인천공항을 알리는 명예홍보대사가 되기도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월 22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개무룩(개+시무룩의 합성어)’한 표정으로 유명세를 탄 반려견‘달리(포메라니안·6살)’를 인천공항 명예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그동안 인천공항 홍보대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겨스타 김연아, 소프라노 조수미, 배우 김수현, 가수 싸이, 나눔의 아이콘‘션’(노승환) 등 유명인들이 위촉됐다. 반려동물인 ‘개’가 임명되는 처음이다.
 오른쪽 앞다리가 없는 ‘달리’는 유기견이었다. 2013년에 입양돼 2014년 음식을 먹지 못 해 아쉬워 하는‘개무룩’한 표정으로 SNS에서 인기를 얻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중앙)이 달리를 안고 있다.
 이후 각종 사진과 영상으로 4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면서 인천공항 명예홍보대사가 된 것이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달리가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된 날 달리를 안고 웃는 모습의 사진을 찍어 홍보했다.
 달리는 앞으로 인천공항의 마스코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출국객들에게 유용한 정보와 반려동물의 여행 절차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활동이 기대된다.
 반면 항공기를 타고 가려다 애완견 케이지를 탈출해 계류장을 뛰어 돌아다니다 총살된 반려동물도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가려던 타이항공기에 실려 있던 태국인 묵다 윙존씨(47·여)의 애완견 ‘라이언(4살)’은 항공기 소음에 놀라 애완견 케이지를 탈출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인천공항 명예홍보대사인 달리를 안고 있다.
 라이언이 비행기 계류장을 뛰어 다니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야생조수관리팀은 라이언이 활주로로 들어가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산타총을 발사해 사살했다.
 경기 화성에서 동시통역업무를 보던 묵다씨 비좁은 빌라에서 한국산 ‘누렁이’ 3마리를 키우다 넓은 마당이 있는 태국의 언니 집에 보내기 위해 친구에게 부탁해 라이언 등을 비행기에 태웠다.
 타이항공은 죽은 라이언을 비닐에 싸 묵다씨에게 인계했다. 또 피해보상금으로 1만바트(현금 33만원)를 제안했고, 묵다씨는 이를 거절하고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지난 1월 타이항공은 묵다씨에게 600달러(현금 72만원)을 주겠다며 2차 제안을 했다. 묵다씨는 이 돈도 거절했다.
 같은 애완견이면서도 달리는 SNS에서 이름을 날려 명예홍보대사됐고, 항공기 소음에 놀라 탈출한 라이언은 총살됐다. 달리도 항공기에서 탈출해 계류장을 돌아다녔다면 라이언과 같은 운명을 맞았을 것이다.

누렁이 라이언이 갇혀 있었던 애완견 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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