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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버스·철도요금 인상 ‘딜레마’

by terryus 2017. 4. 5.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공항버스와 공항철도 요금이 오를 듯 싶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까지 버스와 철도가 연장되기 때문에 버스업계와 공항철도는 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요금 인상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인천공항 시설 구역내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같아야 한다며 동일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데 제1여객터미널에 있는 항공사 이용객은 현재의 요금을 받고 제2여객터미널은 추가 요금을 내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제1·2 여객터미널 전경

 특히 공항버스와 공항철도가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을 가는데 추가 요금을 받는다면 형평성에도 어긋하며 제2여객터미널에 입주한 항공기를 타야 하는 여객들의 불만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인천공항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인천공항 북측에 독립청사로 지어진 제2여객터미널은 남측에 있는 현 제1여객터미널과는 도로는 15㎞, 철도는 5.8㎞ 떨어져 있다. 공항버스는 갈 때는 15㎞ 이지만 제2여객터미널에서 제1여객터미널로 올 때는 18㎞ 정도 된다. 한 번 왕복하는데 33㎞이다. 서울과 경기도 등 공항버스가 하루 3∼4번 운행한다면 120㎞ 이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의 접근성을 위해 인천공항 고속도로 화물터미널IC∼제2여객터미널까지 3092억9400만원, 제1여객터미널에서 공항 외곽 서측으로 제2여객터미널에 갈 수 있도록 749억200만원을 들여 도로를 조성했다.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또 공항남측도로에서 제2여객터미널 도로와 연결되도록 61억7300만 들여 도로보강 공사를 벌였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까지 철도를 연결하기 위해 지하터널로 4224억원5900만원을 투입했다.
 제2여객터미널 접근교통 시설비로 8128억2800만원을 투입했다.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 전체 공사비 5조원 중 17% 정도이다. 여기에 제2여객터미널에는 500억원 이상을 들여 인천공항 버스터미널도 만들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을 위해 1조원 가량 투자를 하고 있는데 버스업계와 공항철도는 숟가락 하나 언 듯, 거리가 멀어졌으니 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공항버스는 시내·시외 버스와 리무진 등으로 하루 3000여 대이다. 인천공항 이용객 중 버스수송 분담률은 49.5%로 2000만 명이 넘는다.
 일반면허로 운행되는 시내버스·시외버스는 거리비례제로 요금을 정산, 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추가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까지 버스 요금은 2500원 정도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천공항 교통센터

 거리가 늘어나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일부는 좀 이상하다. 공항버스 중 서울 강남이나 영등포, 김포공항에서 타도 같은 요금을 받은 버스도 있다. 이 버스들도 이 참에 함께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있다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은 공항철도는 눈치만 보고 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까지 5.8㎞ 늘어난 만큼 요금은 750원이 인상돼야 한다.
 그러나 공항철도는 자신들이 깐 철도가 아니기 때문에 말도 제대로 못하고 국토교통부에서 올려주기만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조원 가까이 들여 도로와 철도망을 확충한 것은 공항버스와 공항철도가 이용객들에게 요금을 올려 받으라고 한 것은 아니다.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버스업계와 공항철도가 요금을 인상한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들 업체에게 이용료를 받아야 한다. 이는 결국 이용객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아닌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용료를 받지 않는 것은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편의 때문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특히 여러 개의 독립된 여객터미널을 갖고 있는 해외공항들은 ‘같은 구역’으로 묶어 추가 요금을 받지 않는다.
 영극 히드로공항은 터미널이 5개 있지만 철도와 버스 요금은 동일하다. 또 여객터미널 간 이동요금은 무료이다. 프랑스 샤를드골공항도 3개의 여객터미널의 철도·버스 요금이 갖고, 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셔틀도 무료이다.
 일본 나리타공항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하네다공항은 3개 여객터미널의 철도 요금이 다르다. 도쿄의 철도 요금도 우리나라처럼 거리비례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객터미널 간 셔틀버스는 무료이다. 공항버스는 버스 요금이 같다.
 제2여객터미널 개장으로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된다면 부담을 고스란히 이용객들 몫이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에 입주할 대한한공과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미국 델타항공 여객기를 탈 여객들만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 발생한다.
 인천공항에서 어느 항공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교통 요금을 달리 낸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버스와 공항철도에 대한 지원을 해서라도 요금을 같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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