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서 썰렁했던 출·입국장에 여객들의 발길이 늘어 인천공항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10월 하루 이용객은 7∼8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0만명에 비하면 아직도 40%가 되지 않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방학 등 동계 항공 성수기에는 5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규제 완화 조치로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2020년 ‘정규직화’로 홍역을 치른 인천공항의 시설·운영·보안 등 3개 자회사 정규직 노동자들이 바빠졌다.
2년 전 인천공항에서는 소위 ‘인국공 사태’가 벌어졌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인천공항 60개 용역업체에 고용된 1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공정’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당시 인천공항에 근무한 노동자 80% 이상이 용역업체 직원이다. 이들은 입찰로 인해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근로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 등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은 ‘인천공항 정규직화’를 두고 “로또 취업이다, 알바 하다가 정규직 된다, 연봉 5000만원이다, 취준생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등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쏟아냈다.
“시험도 안 치르고 정규직 된다”라며 ‘공정성’까지 거론하며 강력 반발했다. 마치 ‘정규직화’를 불공정의 상징처럼 매도했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은 ‘로또취업방지법’까지 발의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현재, ‘로또취업’, ‘연봉 5000만원’ 등은 모두 왜곡된 거짓으로 판명났다.
환경미화원 A씨는 “정규직이 되면서 매년 썼던 근로계약서를 안 써서 좋고, 추석과 설날에 상여금 등 복지혜택도 크게 늘었다”면서도 “아직도 저임금에 주 6일 근무는 물론 명절과 휴일에도 근무해 힘들다”라고 말했다. A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월급 명세서를 보여줬다. 경력 20년이 넘은 A씨의 10월 임금은 250여만원으로 세금을 뗀 실수령액은 230만원이었다.
A씨는 “정규직이 아닌 용역업체 직원이었으면, 코로나19 사태 때 휴직이나 해고를 당했을 텐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고용을 유지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보안검색요원 직원 B씨는 “정규직이 되면서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고, 임금이 오르고 복지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과는 여전히 임금 차이가 큰 만큼,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로또 취업이라는 말은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해 왜곡된 것”라며 “인천공항 자회사에 들어와 근무하면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정규직이면 임금이 높고, 좋은 일자리라면 ‘구직난’이 되어야 하지만, 인천공항 자회사는 오히려 ‘구인난’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인천공항 자회사 신입직원의 기본금은 190만원 정도로 정부의 최저임금 수준이다.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때문에 신입직원 33%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그만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규직화 이후 지난 8월까지 자회사 3곳에서 신입직원 753명을 뽑았지만, 그 중 250명이 1년 미만 퇴사자이다. 또 올 6월까지 453명 채용공고를 냈지만 실제 채용 인원은 261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자회사 정원은 9854명이지만, 현원은 8774명으로 11%인 1080명의 결원이 생겼다. 채워지지 않은 인력에 대해서는 기존 인력들이 대체해 업무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민주노총은 주장했다.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 전환돼 정규직이 된 노동자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크다.
정규직이 되기 전인 용역업체의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평균 임금+복리후생)은 3800만원 정도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9115만원의 42% 정도였다. 정규직이 된 뒤인 2020년 자회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4397만원, 공항공사 정규직은 8850만원으로 49.6%, 올해 말은 자회사 4521만원, 공항공사 정규직은 8450만원으로 53.5%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은 신입직원이 늘어나고 복지후생비가 감소해 전체 평균 연봉이 줄었다.
민주노총은 자회사 직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달 28일 부분파업을 벌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금 총액 대비 12% 인상과 3조2교대인 근무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처럼 4조2교대로 개편하고, 인력 충원 등에 대해 논의나 요구안에 제대로 답하지 않으면 오는 14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정규직화 과정에서 나온 로또 취업 등은 모두 왜곡됐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와 조업사 등은 대규모 유·무급 휴직을 시행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조7000억원의 적자에도 정규직이 된 자회사 직원의 고용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임금 12%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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