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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건립 ‘삐걱’

by terryus 2024. 7. 21.

인천공항에 들어설 미술품 수장고 조감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보안구역에 미술품 수장고 건립을 추진했지만, 서울지방항공청(이하 서항청)이 보안구역은 ‘특혜’ 의혹이 있다며 제동을 걸자 다시 일반구역으로 변경해 개발사업시행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확인됐다. 

 서항청은 국가보안시설  ‘가’급인 인천공항이 외국 재력가 등이 소유한 고가의 미술품을 보관해 주는 특정기업에게 특혜를 주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가 보안구역에 있으면 미술품 전시도 하지 않고 보관만 하는데다, 출입도 못해 일반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서항청은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4월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개발사업시행 허가신청서’에 대해 허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8월 인천공항공사는아르스헥사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르스헥사 컨소시엄은 3795억원을 들여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인천공항 제4 활주로 옆 4만3669㎡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8만3228㎡ 규모의 세계 최대 수장고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미술품 수장고에는 국내 미술품이 아닌 외국 갑부들이 소유한 고가의 미술품을 장기 보관할 예정이다.
미술품 수장고는 미술산업에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로, 항온·항습 등 미술품 보호 및 보관을 위한 최상의 환경을 갖추는 있는 시설이다.
 미술품 수장고는 무엇보다 ‘보안’이 우선이다. 때문에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를 ‘보안구역’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개인 소유의 미술품을 보관하는 곳을 보안구역으로 지정해 국가가 보호해 주는 것은 특정기업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보안구역으로 지정되면 외국에서 들어온 미술품이 다시 보안구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 미술품은 환적화물이 된다. 국내에서 보안구역에 환적화물을 장기간 보관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일반적으로 환적화물은 20일 이내에 제3국으로 반출해야 한다.

인천공항에 들어설 미술품 수장고 위치도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아르스헥사 컨소시엄과 임대기간을 최대 30년까지 계약해 장기 보관이 가능해진다.
 자유무역지역에 40억원을 들여 물류 창고를 개조, 4488㎡ 규모로 조성되는 스페이시스원의 ‘미술품 수장고’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스페이시스원의 미술품 수장고는 국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 때 항공기로 이동하는 고가의 미술품을 단기간 보관할 계획이다. 스페이시스원의 수장고는 이달 중 인허가 절차를 밟으면, 이르면 10월쯤 개장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을 관리·감독하는 서항청은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는 보안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4월 서항청에 제출한 사업허가신청서에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를 보안구역이 아닌 일반구역 화물창고로 변경, 이달 중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서항청은 인천공항공사가 변경안을 제출하면 사업시행 허가와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연말쯤 수장고가 착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항청 관계자는 “고가의 미술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취급 경로가 짧아 공항 주변에 설치하는것 같다”며 “하지만 외국공항에 있는 미술품 수장고도 보안구역이 아닌 곳에 건립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를 보안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특혜일 뿐만 아니라 환적화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안구역 밖에 건립하는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서항청과 논의한 결과,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를 보안구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인허가가 계속 늦어져 서둘러도 내년 상반기쯤 착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미술품 수장고 임대료로 연간 35억원에 매출액의 5.5%를 영업료로 받으면 연간 최대 60억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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