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건강보조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정관장’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도 정관장 유치전이 치열하다. 특히 정관장 매장 위치를 놓고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중견 면세점이 ‘생존권’ 다툼까지 벌어지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등에 따르면 홍삼정 등 건강기능보조식품을 파는 정관장 매장이 인천공항 면세점에는 모두 11개 있다.
제1여객터미널에는 경복궁 2개를 포함해 신라와 현대백화점, 신세계, 시티플러스가 각각 1개씩 등 모두 6개 있다. 제2여객터미널에도 경북궁과 신라, 신세계, 시티플러스가 각각 1개씩 모두 4개이다. 탑승동에도 신세계가 1곳 운영하고 있다.
오는 11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 제2여객터미널 확장지역에 추가로 1~2개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정관장 인기가 높다 보니, 경북궁과 시티플러스 등 중소·중견기업 면세점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앞다퉈 유치하고 있다. 정관장 매장은 출국객들에게 가장 눈에 띄는 좋은 위치에 배치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정관장은 인천공항 면세점 단일 브랜드 매출로 10위 안에 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에 있는 11개 매장 매출만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관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려면 매장을 직접 설치하고 판매직원도 파견했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금은 상황이 완전 바뀌었다. 인천공항 면세점들이 자비를 들여 매장을 꾸며주고, 모셔오는 실정이다.
최근엔 정관장 매장 설치 위치를 놓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간에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인천공항 제1·2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등 3개의 정관장 매장을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이 제2여객터미널에 정관장 매장을 추가로 1개 조성하려 하자, 중소·중견인 시티플러스 면세점이 반발하고 있다.
시티면세점은 지난 4월25일 제2여객터미널에 정관장 매장을 열었다. 그런데 신세계면세점이 추진하는 매장과 거리가 불과 47m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시티면세점보다 더 큰 규모로 9월 7일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정관장은 시티면세점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데, 바로 코앞에 대기업 신세계면세점이 같은 매장을 열면 ‘중소사업자 죽이기’에 해당한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나서 시티면세점의 영업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정관장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매출에 도움이 돼 신세계가 매장을 추가로 추진하는 것 같다”며 “민간기업이 매출을 높이기 위해 유치하는 것을 간섭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에 추가로 설치되는 매장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품목 제한도 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상품을 허가해 주는데다, 입점한 면세점들도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지 않고 잘 팔리는 것만 유치하다 보면 인천공항 면세점 경쟁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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