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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줄 서기' 더 심해졌다.

by terryus 2024. 1. 9.

 

지난 1월7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4번 출국장이 보안검색을 받으려는 이용객들이 길게 서 있다

인천공항이 코로나19 사태를 완전히 벗어나 일상을 회복했다.
 지난 7일 낮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은 입국객과 환영객으로, 출국장은 겨울방학 등을 맞아 해외로 출국하려는 이용객들로 북새통이다. 4층 식당가는 물론 3층의 빵집과 커피숍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거린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도 쇼핑객 맞이가 한창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도 찾기 어려웠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항공수요가 빠르게 회복돼 인천공항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동계 항공 성수기인 이날 인천공항 이용객은 출국 10만3499명, 입국 8만9510명 등 19만3009명이다.
 그러나 3층 출국장의 체크인카운터와 보안검색장에는 이용객이 대거 몰려 ‘줄서기’는 여전하다.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심각하다. 공항에서의 줄서기는 인천공항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공항을 가더라도 있다. 그 정도가 ‘심하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지난 1월7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체크인카운터가 탑승 수속을 하려는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연간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때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116만명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은 19만4986명이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난 지난해 이용객은 5594만명에 하루 평균 15만3276명이었다.
 2023년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이용객이 4만1710명이 적은데도 대기줄은 더 길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실시한 서비스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체크인카운터~보안검색~출국심사 등에 걸리는 출국소요시간(이동시간·대기시간은 제외)은 36분 20초이다. 2019년 31분 34초보다 4분 46초나 더 늘었다. 출국소요시간은 출국객 100명 중 95번째 여객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입국소요시간은 지난해 27분 40초로 2019년 28분 49초로 단축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신속하고 철저한 보안검색을 위해 100억원 이상을 들여 출국장에 원형검색장비와 자동바구니회송시스템(ATRS), 액체·고체 폭발물을 자동탐지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CT X-레이, AI(인공지능) 판독시스템 등 첨단장비를 도입했다.
 

지난 1월7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혼자 탑승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셀프체크인 지역이 텅 비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이용객이 4만명 이상 줄었는데도 대기 줄은 오히려 더 늘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날 자녀 2명과 로마로 출국하던 한 이용객은 “체크인부터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거쳐 면세점까지 1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출국 대기 줄이 많이 늘어난 것은 보안검색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은 정원 1924명 중 현원은 93%인 1789명이다. 135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보안검색요원은 최소 9~12개월이 돼야 X-레이 판독업무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용역직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저임금과 교대근무·대면근무 기피 현상 등으로 인한 잦은 퇴사로 34%인 616명이 입사 1년 안팎의 신입이다. 보안검색 인력이 부족한 데다 숙련도도 떨어져 검색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줄서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70대 미국인이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 실탄 2발을 반입했고, 중국인이 흉기를 들고 항공기 탑승구 입구까지 갖고 가는 등 잦은 항공보안 사고로 검색요원들이 자체적으로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6번 출국장이 폐쇄돼 있다. 멀리 5번 출국장은 보안검색을 받기 위해 이용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또한 현재 개방된 재1여객터미널 출국장은 2~5번까지 4개이다. 어린 아이와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을 위해 만든 1번과 6번 출국장은 페쇄했다. 항공사들은 체크인카운터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탑승 2시간 전에 체크인카운터를 개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체크인카운터는 탑승 3시간 전에 개방한다. 
 보안검색이 ‘줄 서기’의 주된 이유로 파악되고 있지만 이뿐만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줄서기는 2024년 10월 개장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확장되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해도 추가 충원없이 현재의 인력으로 운영하겠다고 정부에 이미 밝힌 바 있다.
 인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ASQ)에서 12연패를 달성해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으로 평가받았다. 또 세계 최초로, 유일하게 국제공항협의회(ACI)  고객경험인증 최고 등급인 5단계를 2022년부터 2년 연속 획득했다. 이런 인천공항에서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줄서기'는 서비스가 뒤걸음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줄서기’는 정치인 출신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줄서기 시간을 줄이려면 혼자서 탑승권을 발급받는 셀프체크인과 수하물을 부치는 셀프백드랍, 안면인식으로 보안검색장과 탑승구 앞에서 여권과 항공권을 꺼낼 필요 없는 스마트패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한 부족한 보안검색요원도 조만간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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