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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차 댈 곳 찾다 비행기 놓칠라”···인천공항 주차 전쟁 ‘답이 없다’

by terryus 2025. 5. 4.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인천공항에 차량 6만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단일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의 주차장을 갖고 있지만, 항공 성수기 때면 주차장 부족으로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향후 주차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 5월 황금 연휴에 인천공항 이용객은 148만2274명(하루 평균 21만1753명)으로 예상된다고 29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5월 연휴 주차수요는 예정된 공간보다 많은 114.6% 로, 포화상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천공항청사 앞 잔디공연장과 헬기장, 공항철도 화물청사역 주변 나대지 등 6만7000㎡에 차량 3250대를 댈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하루 평균 18~19만명 정도가 이용하는 평일 인천공항 주차장(제1여객터미널)은 이용률은 85~90% 이다. 하지만 주말 20만명이 넘으면 주차장은 100%가 넘어 만차이다. 특히 여름·겨울방학과 설날과 추석 등 연휴 21만명 이상이면 최대 이용률은 128%에 달한다. 이 때문에 100% 가 넘으면 주차장 내 갓길이나 이중주차, 잔디밭까지 주차장이 된다.
 인천공항에는 제1여객터미널 5개, 제2여객터미널 3개 등 8개의 대형 주차장이 운영되고 있다. 주차장 연면적은 180만㎡(55만평)로, 여의도의 3분의 2 크기이다. 차량 6만대를 주차시킬 수 있어 사실상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이다.
 인천공항 주차장은 경쟁공항에 비해 최대 20배 이상 넓다. 지난해 국제여객 9233만명으로 세계 공항 1위인 두바이공항의 주차장은 7915면이다. 7919만명으로 2위인 영국 히드로공항은 3만3000면이다. 6706만명으로 4위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5135면이다. 5294만명으로 9위인 홍콩 체랍콕공항은 주차장이 3000면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지난해 국제여객 7066만명으로 세계 공항 3위인 인천공항이 주차장이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은 공항시설구역 이내뿐아니라, 사설주차대행업체 70여곳이 공항 외부인 중구 영종·용유도에 산을 깍은 나대지 등에 2000~3000면의 주차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안과 밖이 온통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7000만명 이용하는 인천공항에 6만대의 주차장이 있지만, 4단계 건설사업 준공으로 2030년 이후에는 1억600만명이 이용하면 10만대를 댈 수 있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주차수익 1000억원을 걷은 인천공항공사는 주차장 6000면을 확장하는 등 계속 주차장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에 주차전쟁이 벌어진 것은 싼 주차료와 심야 공항철도 운행 중단, 비싼 리무진버스 요금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공항 주차료 장기는 하루 9000원, 단기는 2만4000원이다. 2001년 개항때 장기 8000원, 단기 2만8800원에서 2016년 장기는 1000원 올리고, 단기는 4800원 내린 뒤 9년째 그대로다. 인천공항 주차료는 영국과 네덜란드 등 해외공항과 비교해 장기는 34.3%, 단기는 49.5%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인천공항을 이용할때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리무진버스보다 휄씬 저렴하다. 3인 가족이 3박4일 해외여행을 위해 서울역~인천공항을 리무진버스로 왕복하면 10만2000원이 든다. 그러나 자가용을 이용하면 통행료 6400원과 유류비 2만261원, 주차비 3만5000원 등 6만1661원이면 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앞 잔디장에 여행객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인천공항 주차료는 장기 동결된데 비해 리무진 요금은 계속 올라 주차장 이용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리무진은 한정면허로 준공용제도 아니어서 달리 규제할 방법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항철도는 인천공항에서 오후 11시32분 막차, 서울역에서 첫차는 5시20분에 각각 출발한다.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공항은 여객기는 심야에도 이착륙하고, 오전 5~7시 출발하는 항공편도 많아 공항철도가 운행되지 않는 시간에는 차량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인천공항 수송분담률은 승용차가 39%로 가장 많다. 이어 버스 31%, 택시와 철도가 각각 15%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싱가포르와 홍콩은 철도 분담률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한 이용객은 “인천공항 도착하면 주차할 곳이 없어 이곳저곳 헤메다 비행기를 놓칠 우려도 있다”며 “이용객들의 주차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가 받지 않는 임시주차장은 무료로 운영하면 형평성에도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주차장이 포화상태인데도 여객이 차량을 가져오면 돌려 보낼 수 없어 곳곳에 임시주차장을 만들수 밖에 없다”며 “주차료를 대폭 올리거나 철도와 리무진 등 대중교통이 활성화 이외에는 뽀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인근 용유도에 사설주차업체들이 여행객들의 차량을 주차시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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