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아닌 가을에 인천공항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5월말 취임한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언제든 ‘본보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큰 소리친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공항공사 시설환경직의 한 과장이(52) 용역업체 여직원(30)과 단 둘이서 밥을 먹고 노래방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강제 추행했다가 해임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윤리규정(품위유지)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환경미화업체에 일반직으로 근무하는 이 여직원은 ‘갑(甲)질’을 하는 공항공사의 감사실을 찾아가 직접 신고를 했다.
경찰도 이 사실을 몰랐다가 수사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교통센터 내부
갑질을 한 이 과장은 해임뿐아니라 형사처벌에 강제 추행의 낙인까지 찍혔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에서는 성희롱 등으로 5∼6명이 부·처장들이 옷을 벗었다. 인천공항 주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공항공사는 이번엔 연대 책임을 물러 이 과장을 데리고 있는 팀장도 대기발령 시켰다.
지금껏 부하직원들의 개인 잘못으로 취급했던 것과는 사뭇다르다.
또 멀쩡하게 다니던 1급 처장 한 명도 대기발령 났다. 이유를 알아본 즉, 이 처장은 지난해 8월 한국항공대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항공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5년간 협약을 맺고, 인천공항에서 석·박사 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이 내년 6월이면 종료된다.
한국항공대와 이 학교에서 석·박사 공부를 하고 있는 공항공사 직원을 비롯해 관련자들은 학과 과정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모임을 갖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있었고. 이 모임에 이 처장도 참석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이 공항공사의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에는 한국항공대에서 석·박사 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임원진이 많다. 공항공사는 학비도 지원해 준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특정 인맥’을 쌓아 집단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항 업무에 있어서 학교측의 의견을 많이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한계성으로, 객관성보다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할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또 업무와 관련돼 업자와 골프장을 출입하거나, 인천공항 3단계 공사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임 등 중징계하겠다고 공언했다.
인천공항 계류장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공사가 지연되고, 2017년말 제2여객터미널이 완공 못하면 2018년 평창동계올리픽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이다.
그래서 정 사장은 엄벌 방침을 내린 것이고, 억울하면 소송을 통해 살아오라고 하고 있다, 강력한 의지로 인천공항을 끌어가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은 숨을 죽이며 살얼음판을 걷고 일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골프장 출입을 적발하기 위해 골프장 입구에서 감시하는 모습을 좋지 않다. 정 사장이 시키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연말께 인천국제공항공사은 대폭적인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 사장의 인사를 보면 인천공항이 어떻게 굴러 갈지 예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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