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오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당초 이틀 방한 계획에서 하루로 변경되면서 인천공항을 이용한 것이다. 푸틴 러 대톨령은 이날 9시30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들은 인천공항이 아닌 성남의 서울공항을 이용한다. 경호상 안전을 위해서다.
인천공항은 다른 여행객들과 어울려져 경호상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탄 비행기는 ‘에어포스 원’이나 ‘코드 One’, ‘특별기’라고 한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전경
푸틴 러 대통령이 한 명이 움직이는데 비행기 7대가 인천공항에 왔다.
푸틴의 특별기 1대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예비기 1대, 수행단 1대, 선발대로 각종 화물을 싣고 온 화물기 2대, 외교부 장관 전용기 1대, 부총리 전용기 1대 등이다. 수행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150명으로 추정된다.
푸틴의 화물기에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타던 방탄차량을 비롯해 마시던 생수까지 갖고 왔다.
인천공항 제빙주기장에 착륙한 특별기에서 내린 푸틴은 국방부의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곧바로 서울 롯데호텔로 갔고, 이날 오후 1시부터 일정이 시작된다.
푸틴이 인천공항을 이용한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서울공항보다 안전하기 때문에 인천공항으로 온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잠실에 100층이 넘는 롯데월드 때문에 경호·의전상 인천공항이 안전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인천시는 당초 서울공항으로 갈 예정인데 인천과의 ‘인연’ 때문에 인천공항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당초 크렘린 의전 선발대는 짧은 방한 일정 때문에 인천 방문 일정을 잡을 수 없다고 했지만 인천의 정 헌 명예총영사가 나서 푸틴이 인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고, 인천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푸틴은 지난 2월 러시아를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훈장을 수여한 적이 있다. 이후 송 시장은 지난해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1904년 러·일 전쟁때 희생된 바랴크 순양함과 카레예츠 전함의 전몰 장병들을 추모하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푸틴은 이날 오후 8시쯤 인천 연안부두를 방문,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 장면은 방송을 타고 러시아 전역에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러시아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푸틴이 다녀갔던 연안부두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방문할 것이고, 결국 러시아인들의 인천 관광은 활성화될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푸틴과 잠시 환담을 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의 인천 캠퍼스 설립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출신이다. 푸틴은 이 자리에서 곧바로 대학총장과 문화부장관에게 전화해 인천에 이른 시일내에 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소치 동계 올림픽의 성공도 기원했다.
인천공항 제1,2 활주로 전경
바랴크호는 러·일 전쟁 당시 일본 해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패배 가능성이 커지자 항복하는 대신 승조원은 자결하고 배는 침몰시켰다. 러시아는 바랴크호의 침몰일을 국경일로 삼아 기리고 있다. 인천시는 침몰한 바랴크호의 깃발을 러시아에 장기 대여해 주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역사성이 매우 높은 바랴크호를 숭배하고 있다. 4대 강국 중 한 곳인 러시아 대통령의 인천 방문은 이러한 사정 때문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어째든 인천공항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으로 또 한 번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밤 인천 연안부도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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