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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쩐의 전쟁’은 ‘인천공항 이용객 주머니 털기’

by terryus 2014. 1. 19.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면세점과 은행, 식음료, 전문상점 등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시작됐다.
최고가 입찰이기 때문에 입찰 추정가만 8000억∼1조원으로 예측된다. 바야흐로 쩐의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월말쯤 은행·환전소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올해 면세점과 식음료 등의 입찰을 실시한다.
 환전소가 포함된 은행은 현재 국민과 외환, 신한, 하나 등 4개 은행이 여객터미널 지하에 입점해 있다. 운영기간은 5년에 2년 추가로 모두 7년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이번 입찰에는 4개 은행 이외에 기업은행과 농협에다 7년전 철수했던 우리은행도 뛰어들어 7파전이 예상된다. 개항초에 입점했던 우리은행은 7년전 임대로가 너무 높다며 포기했으며, 대신 하나은행이 들어왔다. 나머지 3개은행(신한은 조흥과 합병)은 14년째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4개 은행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내는 연 임대료는 500억원 정도이다. 과열경쟁이 벌어지면 한 은행당 연 평균 125억원에서 200억 안팎이 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관심있는 입찰은 6월쯤 발주될 면세점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에는 호텔롯데,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가 입접해 있다. 공항공사는 3곳의 면세점에서 60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받고 있다. 2013년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매출이 1조6000억원이니 면세점들이 얼마나 많은 임대료를 내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롯데는 3094억, 신라 2447억, 한국관광공사 527억원을 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말 면세점 입찰을 위해 ‘면세점 사업권 구성 용역’을 발주했고, 3월이면 결과가 나온다. 가격을 많이 써도 낙찰자가 되지만 담배와 술, 부띠끄 등을 분리해 입찰한다.
 현재 여객터미널 3층은 동측은 롯데, 중앙 서측과 탑승동A는 신라, 서측은 한국관광공사가 위치해 있다. 위치에 따라 가격도 엄청 나이가 난다. 동측에는 대한항공이 있고, 서측은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중앙의 지하통로를 통해 탑승동 A로 연결된다. 신라는 전체 면세점 면적이 7597㎡에 28개을 매장을 갖고 있지만 임대료는 2440억원으로 롯데 3090억원 보다 적다. 술과 담배를 전문적으로 판매한데다 부띠끄를 운영하던 애경면세점을 인수해 ‘롯데’ 간판을 달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이번 면세점 입찰에는 부산의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한 조선호텔의 신세계도 참여한다. 일반적으로 신세계 면세점이라 부르지만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만큼 호텔신라나 롯데호텔처럼 조선호텔이 불려야 한다. 신세계는 이미 롯데와 신라 면세점 출신 등을 영업해 T/F 팀을 꾸렸다. 또 세계 면세점업계 2위로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 낸 스위스의 듀프리도 참여할 것이 확실하다. 또 외국업체로는 태국의 킹 파워, 스위스의 뉴앙스, 미국의 DFS 등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7∼8개 국내외 업체들간 수주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면세점 민영화 논란을 벌였던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자리도 이번 입찰에 붙여진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관광공사도 인천공항서 영업하려면 민간업체와 경쟁입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14년째 수의계약으로 인천공항에서 영업하고 있다. 수의계약은 국무총리실에서 ‘수의 계약’을 검토하라는 공문서 한 장만 있으면 된다. 그동안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방법으로 싼 임대료로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이 입찰에 붙여질 경우 올해도 민영화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항공사는 이번 면세점 입찰가는 8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입찰에 참가할 면세점들은 2018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열면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A에서 제2여객터미널로 여객이 분산됨에 따라 수요 감소분을 감안,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전경

 또 일부업체에서는 제2여객터미널이 2018년 문을 열려면 2016∼2017년쯤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도 해야 된다며 면세점 입찰 연기론을 펼쳤지만 신세계 등이 공정성과 형평성 등을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 이번 면세점 입찰이 진행되는 것이다.
 최고가만 쓴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초 신라는 최고가를 썼다가 소위 ‘망신’을 당했다. 당시 롯데는 연 2000억원을 썼는데, 신라는 무려 3500억원 이상을 썼다. 결국 신라는 수익성을 따져보니 너무 안 맞아 운영권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많은 업체가 참가하면 입찰가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찰을 참가하는 팀은 기획팀이나 T/F팀이다. 이들은 가격을 높게 써 낙찰자만 되면 된다. 그러나 입찰을 따 낸 인사들과 달리 나중에 면세점을 운영할 직원들은 높은 낙찰금액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린다.
 이밖에 여객터미널 5개 식음료업체가 운영하는 1만431㎡의 87개 매장과 애경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의 1200㎡에 34개 전문상점도 6월과 9월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 식음료업체는 인천공항공사에 연 200억원, 전문상점은 연 50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여객터미널 3층에 있는 애경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장사가 안되는 곳이다. 임대료는 내야지, 장사는 해야지, 하옇튼 이 두 곳은 시중보다 물건값이 비싸다.
 비싼 임대료에도 앞다퉈 인천공항에 입점하려는 것은 인천공항은 연 4000만명이 넘는 이용객에 한국의 관문인 상징성 때문에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라운지 전경

 사실 이 말은 맞다. 그러나 여기에 ‘회장님·사장님’의 의중도 곁들여 있다. 또한 충성하려는 임원들의 속뜻도 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 주변에는 대기업 광고들이 넘쳐난다.
 도로변에 높게선 광고 한 곳에는 월 6000만∼8000만이다. 불 빛이 들어오는 광고판은 1억원이 넘는다. 대기업이나 재벌 회장들이 인천공항을 이용할때 “우리 회사는 광고판이 왜 없냐”고 한 마디만 하면 그 다음날 광고판이 세워진다. 사실 도로변 광고판의 효과는 별로 없다. 자신들끼리 보여주기 위해서 설치한 셈이다.
 높은 임대료 등 과열경쟁으로 면세점과 은행, 상업시설들의 임대료가 올라갈수록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부담은 늘어난다.
 엄밀히 따지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다. 면세점과 은행, 상업시설들은 높은 임대료 등 충당하기 위해서는 환전수수료와 식음료값을 시중보다 높게 받을 수 없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 임대료를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12년 5000억원, 2013년 4500억원의 흑자를 낸 것도 인천공항 이용객인 국민들이 시중가보다 비싸게 먹고, 산 것 때문이다.

 

         인천공항 2014년 주요 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 일정

사업권(계약종료일)  사업자(면적·매장수)        연간 임대료      추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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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          호텔롯데(5519㎡·31개)               3090억            9월 선정
(15년 2.28)     호텔신라(7597㎡·28개)                2440억               〃
                       한국관광공사(2535㎡·14개)         520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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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환전소    국민은행(467㎡·7개)       
 (14년 6,30)    신한은행(513㎡·10개)     
                     외환은행(468㎡·10개)
                     하나은행(466㎡·7개)               4곳 연 500억       5월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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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음료         (주)아모제·(주)ECMD(2699㎡·23개)
(14. 8.31)         (주)비케이알(2760㎡·30개)
                    SPC컨소시엄(1887㎡·27개)              
                    (주)워커힐(2개/3085㎡·7개)      연 200억원         6월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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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상점     애경유지공업(주)(580㎡·17개),
(14.12.31)        (주)신세계(620㎡·17개)             연 50억원           9월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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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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