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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또 유찰, 이유는?

by terryus 2014. 2. 26.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천공항 3단계 핵심사업인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에 그동안 현대건설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러나 24일 입찰 등록 마감 결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2곳이 참여하지 않아 유찰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대부분 현대와 삼성이 엄살을 부리고 있고, 2곳 중 1곳은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공항에서 발주한 5000억원이 넘는 대형공사가 두 번이나 유찰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입찰자 중에서 사업자를 선정하고 4월쯤 계약을 해야 한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하지만 이제 언제 사업자를 선정할지도 모른다. 2017년말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을 완공하려는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 입찰 참가등록를 24일 마감한 결과, 한진중공업 컨소시엄(한진중공업·대림산업 각각 25%, GS건설·포스코건설 21%, 한양 8%) 한 곳만이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천공항 입찰은 두 업체 이상이 참여해 경쟁입찰을 벌여야 하며, 한 곳만 참여하면 유찰된다.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 유찰은 지난해 12월 이미 한 번 있었다.  지난해 11월 공고 이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가했지만, 삼성물산은 손해가 예상되고 설계 업체가 참여하지 않은 제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돌연 입찰을 포기했다. 그래서 재입찰한 것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의 공사추정가는 6124억원이다. 지급자개값과 부가가치세를 빼면 실제 공사비는 5100여억원이다.
 건설업체들이 이 공사를 수행했을 경우 공사비의 약 20%인 1000억원 정도의 손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발주한 것을 조달청에서 물품 값을 재산정해 발주가를 정했고, 건설사들은 조달청의 발주 물가로는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을 ‘명품 공항’으로 만들겠다며 최저가 입찰을 피하고, 기술제안서를 통해 공사비를 어떻게든 올려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건설업체들은 먼저 최저가로 입찰을 따 낸 뒤 설계변경을 통해 손해를 만회하곤 했지만 이번엔 설계 변경도 못하도록 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들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입찰에 참여할 수는 없던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단계 공사를 빨리하기 위해 패스트 트랙을 썼다. 오히려 이것이 화근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모형도

 한꺼번에 발주해도 될 것을 땅파기(900억원·한진중공업 공사 중)와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 그리고 5000억원 상당으로 조만간 발주할 마감 및 부대설비(전기·통시·기계·소방) 등으로 나눠 발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들은 마감 및 부대설비를 함께 발주하고 이를 수주하면 외장 및 골조공사에서 손해보는 것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지만 공항공사는 이를 별도 발주해 버린 것이다.
 때문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제안평가서 작성에만 많게는 100억원 정도 드는 제안서 조차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항공사는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든 공기 맞춰야 하고 공사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
 특히 문제는 앞으로다. 두 번 유찰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지만 단독 입찰한 한진중공업에 공사를 준다면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주변의 눈 때문에 공사비를 올려 줄 수도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2여객터미널은 기존 여객터미널보다 규모가 작아 공기만 잘 관리하면 2018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진들의 지혜와 현명한 판단이 기대된다.

                                                                                                                                                                                          인천공항 활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진은 두 번이나 유찰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를 결국 단독 입찰한 한진중공업에 주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수의계약을 주더라도 한진중공업이 제출한 기술제안서는 꼼꼼히 검토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한진중공업에 수의계약으로 주기로 한 것은 재공고를 통해 신규 입찰을 하더라도 현대와 삼성이 참여하지 않아 또 유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건설업체들이 “손해 본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다른 업체들이 참여할리는 만무하다.
 또 재입찰에 따른 공기도 연장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는 36개월로 오는 4월에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을 서둘러 2017년말 완공한 뒤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에 활용해야 한다. 빠듯한 공기를 더 이상 지연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한진중공업에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주더라도 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법률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또 수의계약 조건과 내용에 대해 한진중공업에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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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를 놓고 그동안 진행됐던 논란은 일단락 될 것 같다.
 설계도 유출 의혹부터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재입찰된 것과, 재입찰에서도 유찰된 것에 대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건설업체들은 수익성이 없고, 경쟁에서 낙오될 것을 우려해 음해성 소문을 낼 수도 있다. 어쩌면 살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수익성이 없으면, 공익적 측면의 공사라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해 졌다.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에서 ‘방만 경영’ 운운하자 모든 공사를 최저가로 발주하는 관행도 바꿔야 한다. ‘명품 공항’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재, 인력 등 모든 것에 대해 명품을 써야지, 최저가나 건설업체에게 압력만 행사해서는 명품 공항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퇴직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한 임원은 “강동석 전 사장은 인천공항을 건설할때 돈을 더 주어서라도 최고로 쓰라고 했고, 실제 그렇게 해서 지금의 명품 인천공항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한 푼의 돈을 아끼기 위해 고민하기 보다는 제1여객터미널처럼 제2 여객터미널도 “명품 공항”이 될 수 있도록 그동안 무엇이 문제인지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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