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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돌직구’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by terryus 2014. 3. 7.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9개월만에 공항공사 사장직을 내 던지고 강원지사로 출마해 논란이 뜨겁다.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낸 정 전 사장이 자신의 정치적 야욕으로 공기업 사장을 징검다리 삼았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이다.
 이 모든 책임은 인천공항에 낙하산 인사를 한 청와대와 국토부교통부가 책임져야 한다.
 국토부가 또 누굴 낙하산으로 내려 보낼지 궁금하다. 몇 몇 고위직 퇴직자가 놀고 있으니 국토부는 또 물색중일 것이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전경
 정 전 사장은  인천공항에 지난해 6월 취임했다. 당초 정 전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대상에서도 빠졌다. 그런데 국토부 고위 관료(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여형구 현 2차관일 가능성이 높다. 여 차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가 사장 후보에 넣으라고 해 임원추천위원들이 지하철을 타고 집에가다 되돌아 와 넣었다.
 사장으로 낙점이 됐는데 임원추천위가 뺏으니 얼마나 황당한가. 정 전 사장은 이런 우여곡절끝에 공항공사 사장에 부임했고, 그동안 나름 열심히 일했다.
 정 전 사장의 별명은 ‘돌직구’이다. 오자마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이동주 경영본부장(상임이사·현 하늘고등학교 간사)을 집으로 보냈다.
 공항공사 직원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고, 30여년의 공직 생활을 인천공항에도 적용했다. 사실 이채욱 사장이 재임할때 인천공항의 임직원들은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느슨했다. 정 전 사장의 강력한 리더쉽으로 공항 직원들은 항시 긴장속에 살았다.
 토요일에도 간부들은 모두 출근했고, 골프 금지령도 내려졌다. 구설수에 오르거나 해사 행위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인사권을 행사했다.
 빠진 나사도 다시 끼워 넣었다.
 낙하산 사장인 정 전 사장은 낙하산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인천공항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뛰었다. 한 달에 2∼3번씩 해외 출장을 다녀 구설수도 올랐고, 정치권과 청와대에 동아줄이 있다느니(이건 사실임), 갖은 소문과 억측도 있다.
 정 사장은 강원지사 출마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임명직이 나간다, 안 나간다” 말할 수는 없다. 나가고 싶어도 말을 할 수 없고, 여당과 청와대에서 나가라는데 안 나갈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화 벨을 울리기만을 기다린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정 사장의 9개월 인천공항 사장직을 평가하라면 “그런대로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전임 사장이 자율책임제 형식으로 기강이 해이된 조직에 새로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낙하산 인사들은 외풍을 막아줘야 한다. 낙하산이면서 정부나 국회로부터 외풍도 막아주지 못하면 찢어진 낙하산에 불과하고 조직을 구렁텅이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사장은 손해 볼 것이 없다. 선거에서 강원지사에 당선되면 평창동계올림픽을 잘 치뤄 8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낙선하면 여권과 청와대에서 잘 있는 공기업 사장을 선거에 밀었으니 향후 책임을 져야 한다. 차관은 꿈은 하나이다. 장관이 꿈이다.
 정 전 사장 후임으로 누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토부 출신으로 강동성 전 장관과 조우현 전 사장, 정 전 사장 등이 거쳐 간 만큼 또 국토부 낙하산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국토부 출신들은 이번엔 쉽지 않을 것이다. 원죄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기업인도 정부 퇴물 관료도 왔으니, 이왕 아무나 올려면 이번엔 힘쎈 정치인이 낙하산으로 한 번 왔으면 한다.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중에 사장 인선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 보통 45일 정도 걸리니 6·4 선거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이다. 늦어지면 선거에서 떨어진 인사들을 챙겨주기 위한 ‘보은 인사’ 성격으로도 할 수 있다.
 인천공항은 3단계 건설공사와 ‘방만 경영’에 따른 개선안에 대해 노·사가 임단협을 해야 하고, 9월 인천아시안게임, 그리고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비정규직 노조 등 현안이 산적하다.

 갖은 설움을 겪다 본부장에서 부사장이 되고, 정 전 사장의 퇴임으로 사장직무대행까지 맡고 있어 관운이 ‘대박’인 최홍열 사장직무대행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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