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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20년만에 무료화 이끈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운동’

by terryus 2023. 3. 1.

 

2003년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시위를 벌인 영종도의 한 주민이 닭을 통행료로 내고 있다.

정부가 2021년 10월부터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요금으로 인하하고, 인천대교는 2025년 말부터 55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를 10월1일부터 서울방향은 6600원(편도·승용차 기준)에서 3200원으로, 인천방향은 32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또 2025년 말까지 인천대교는 5500원에서 2000원으로, 3000원으로 인하한다. 이는 전 국민 대상이다.
 여기에 인천시는 10월부터 정부가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를 인하하면, 인하된 통행료를 영종·용유주민들과 옹진군 북도면 4개 섬 주민들에게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또 인천대교는 2025년 말에 인하될 예정이지만, 인천시는 이와 상관없이 인천공항 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10월부터 지역주민들에게 인천대교 통행료 5500원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구 영종·용유도, 옹진군 북도면 주민들은 10월부터 인천공항 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오갈 때 통행료 부담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003년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시위로 고속도로가 꽉 막혀있다.

 2003년 시작된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추진협의회의 통행료 인하 운동이 20년만에 끝난 것이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그러나 후보자들은 당선된 뒤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그 누구도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
 참다 못한 영종국제도시 무료통행 시민추진단은 3월1일 차량 1000대를 동원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까지 차량 시위를 예고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의 약속이라도 국가의 약속이므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한국도로공사와 민간기업이 수도권 국민을 위한 접점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민자사업자의 눈치만 보고 꿈쩍도 하지 않던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차량 시위가 예고된 뒤 움직였고, 결국은 지역주민이 통행료 무료화를 이끌어냈다. 
 2003년부터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운동을 이끌었던 사람은 김규찬 위원장이다. 정의당 출신인 김 위원장은 통행료 인하 발표 즉시 “만족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당초 국가 재정으로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돌연 민자사업으로 전환됐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구간별로 건설한 뒤 지분을 모두 팔았다. 

2003년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시위를 하던 한 주민이 서울방향 요금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는 정부가 건설·운영하는 것보다 비싸  ‘바가지 통행료’에다 국고를 축내는 ‘혈세먹은 하마’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보다 2,28배, 인천대교는 2.89배 비싸다. 또한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민자 사업비가 1조4602억원인데 비해 적자를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으로 1조4800억원(2000~2020년), 인천대교는 민자 사업비 7866억원에 MRG로 1조8089억원(2009∼2020년)을 지급했다.
 이번 통행료 인하는 한국도로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동으로 두 민자 고속도로의 손실분을 먼저 보존하고, 향후 도로를 운영하면서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공공기관 선투자’ 방식이다.
 정부가 공기업에 비용을 전가해 비판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내집과 회사를 가는데 값비싼 통행료를 내는 주민들은 이번 통행료 무료화로 이동권을 보장받은 받았다.

2003년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를 위해 영종주민들이 차량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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