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1년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을 둘러봤다. 이용객이 없어 터미널은 텅 비고, 한산한 것이 낮설지 않다. 면세점이나 상점들이 문을 닫은 것도 당연해 보인다. 이젠 이런 인천공항의 풍경에 익숙해졌다.

 제1·2여객터미널 중간에 위치해 항공기 32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탑승동을 가려면 셔틀트레인(IAT)을 타야 한다.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마치고, 제1여객터미널 중앙 지하에 내려가야 셔틀트레인을 탈 수 있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탑승동까지 거리는 900m이다. 셔틀트레인은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을 5분 간격으로 왕복 운행한다. 그러나 셔틀트레인에는 여행객이 한 명도 없다. 상주 직원 몇 명만 타고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셔틀트레인은 탑승객이 아닌 상주 직원들의 전용열차가 됐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을 운행하는 셔틀트레인이 텅 비었다

 16만6000㎡ 규모의 탑승동은 이용객이 없어 한산하다 못해 적막했다. 양쪽 끝에 있는 면세점과 식당·카페 등에는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중앙에 문을 연 상점들도 고객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이다. 코로나19 이전 탑승동에는 하루 200∼300여 대가 넘는 항공기가 운항됐지만, 지난 4일은 상하이 푸동을 운항하는 중국춘추항공의 여객기 1대만 운항됐다.

  중국춘추항공은 이날 오후 6시에 승객 65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오후 8시쯤 136명을 태우고 중국으로 출발했다. 낮시간대에는 이용객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용객 감소에 따른 비상경영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행했더라면 탑승동은 ‘셨다운’ 했어야 한다. 거대한 탑승동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낭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 1∼3편 운항하는 항공기를 제1·2여객터미널에 이동시키면 간단하다. 탑승동을 운영하기 위해 상주직원 수백명이 근무하고, 전기 등을 낭비한 셈이다.

환영객들로 북적이던 인천공항 입국장은 군인들과 지자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의 일터가 됐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승객들의 설렘으로 들썩였던 모습도 사라진지 오래다. 출국장은 텅 비었고, 환영객들로 북적이던 입국장은 하얀 방역복을 입은 군인들과 자치단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의 일터가 됐다.
 이들은 외국에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을 내·외국인으로 분리하고, 수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관할 지역 도·시민들을 선별해 지역에 마련된 시설로 수송한다. 외국인들도 별로도 마련된 시설로 옮겨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된다.

 여객터미널 2층에서는 검역소 직원들이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 등을 하며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대상자에게는 코로나19 검사 안내를 하고 있었다.
 계류장은 날지 못하는 항공기들의 장기 주차장으로 변했고, 여행객들로 꽉 찼던 식음료점들은 상주직원들만 이따금 이용할 뿐이다. 빼곡했던 인천공항 주차장은 텅 비어 광활하다.

해외 여행객 차량으로 꽉 찼던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차량이 한 대도 없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인천공항의 풍경이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성장하던 인천공항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지 1년이 됐다. 이용객은 2001년 개항때보다 적다. 지난해 이용객은 1204만명이다. 개항때 1454만명보다 17% 감소했다. 2019년 7017만명보다는 83% 넘게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해 1·2월을 제외한 3∼12월 이용객은 234만명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7600여명으로, 한 달에 23만명이 이용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하루 이용객밖에 안된다.
 2004년부터 이어 온 흑자 행진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4091억원의 적자가 났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운영을 위해 지난해 1조7000억원을 빚냈다. 올해도 인천공항 4단계 확장사업비 1조원과 채권 만기도래 비용 5000억원, 운영비 5000억원 등 2조원을 빌려야 한다. 이로 인해 올해 7569억원의 대규모 적자도 예상된다.

날지 못하는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있다

 올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왔지만, 지난해말부터 전파력이 강하다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8일부터 모든 외국인은 PCR(유전자 증폭검사) 진단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만 입국을 허용하는 등 전 세계가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일반 여권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백신 여권’이 있어야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해외 여행도 대규모 단체에서 3∼4명의 소규모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항공협회와 전문가들은 2019년 수준으로 이용객이 회복하는 시기를, 빠르면 2022년 늦으면 2024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도 인천공항이 코로나19라는 캄캄한 터널에서 빠져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제2여객터미널에 있던 SM면세점이 철수하면서 상점에 폔스가 설치돼 있다
고객이 없어 면세점 진열대도 비었다
탑승동에 인적이 없어 넓게만 보인다
거리 두기를 위해 인천공항 입국장에 있던 의자를 한 곳에 모아놨다
제2여객터미널 중앙 3층 상점과 4층 식당이 문을 닫았다
인천공항 탑승동에 있는 면세점이 영업중단 안내문을 붙여놨다
제1터미널 4층 만경정이 텅 비었다. 이곳에서는 차 한잔을 마시며 출국장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명소로 꼽힌다

 

제1터미널 출국장 커브사이드에 차량이 한 대도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좋아진 것은 사설주차대행업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Posted by terr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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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중호 2021.01.07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정상의 정상화인지 정상의 비정상화인지 나그네 말고 아는 사람이 없다 대법원 판결을 지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