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한·중 노선 이용객이 22% 감소하고 소위 ‘큰 손’인 중국인이 없어도 면세점 매출은 두바이공항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객이 6208만 여명으로 2016년 5777만 명 보다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을 거쳐 제3국으로 비행기를 갈아타는 환승객은 731만여 명으로 환승률은 12% 이다. 항공화물 운송도 291만t으로 지난해(271만t) 보다 7.4% 늘었다.
1월18일 개장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월 18일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고, 저비용항공사(LCC)의 좌석공급이 계속 늘어나면 올해 이용객은 66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다. 2004년부터 13년째 흑자 행진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는 2조4000억 원의 매출에 순익만 1조1200억 원에 달한다. 2016년에는 2조1800억 원 매출에 9650억 원의 흑자를 낸 것 보다 많다.
1조 원이 이상 흑자를 내는 국가 공기업은 몇 곳 안된다. 흑자는 내국인의 해외 여행의 일상화로 이용객이 7% 넘게 성장한데다 면세점도 4.1%(달러 기준), 식음료 등 상업시설의 매출도 13.6%가 늘었기 때문이다.
1조원 넘는 흑자를 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좋지 기색은 없다. 성과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인천공항 지분을 100% 소유한 정부만 좋은 일 시키게 생겼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점
“공항 임대업자, 악덕 공기업”이란 오명을 무릎쓰고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정부가 배당금으로 꼬박 꼬박 거액을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흑자 금액의 36%인 3473억 원을 가져 갔다. 올해는 40%인 4400억 원을 챙겨갈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향후 순익의 80%까지 가져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정부는 인천공항 3·4단계 건설사업에 국비를 한 푼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배당금만 챙겨간다”며 “차라리 과감히 해외공항 사업에 투자하거나 지역사회에도 ‘통 큰 공헌’을 해 좋은 일 했다는 말이라도 듣자”는 의견도 있다.
또한 이 참에 소방대와 보안검색 등 3000명 만 직접 고용해할 것이 아니라 인천공항 협력업체 1만 명 전체를 직접 고용해도 1000억 원 정도 밖에 추가 비용이 안 드는 만큼 전원 직고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영원히 ‘황금알 낳는 거위’는 아닌 듯 싶다. 2018년에는 2조7000억 원의 매출에 8300억 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등 흑자 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
또한 앞으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홍보전망대 전망체험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경영난이 처한다면 2004년 이후 14년째 한 번도 안 올린 여객이용료 1만7000원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상 최고 실적에는 면세점 매출도 한 몫 했다. 지난해 인천공항에 입접한7개 면세점의 총 매출은 21억 달러(한화 2조3313억 원)로 2016년보다 4.1% 증가했다. 한화로는 1.4% 정도이다.
롯데, 신라, 신세계, 시티플러스와 삼익악기, 엔타스 등은 0,2∼12%까지 늘었지만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중소·중견인 SM면세점은 전년에 비해 9% 줄었다.
제2교통센터에 조성된 인천공항 버스터미널 매표소
2016년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의 30%를 차지했던 중국인이 ‘사드’로 빠져나갔음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은 대규모 프로모션과 다채로운 새 브랜드 입점, 여객 증가 영향 등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매출은 늘었지만 면세점들은 출혈경쟁으로 터무니 없이 많이 써 낸 인천공항 임대료 때문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는 계약기간 중 50%가 넘어가는 3월이면 제1여객터미널에서 매장을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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