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민영화의 신호탄으로 국민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핵심시설인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주)를 당초대로 민간에 운영권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최근에 일부 언론들은 확인도 하지 않고 무기한 연기 됐느니, 다음 정권에 넘긴다느니 해서 직접 이영근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을 만났다. 이 부사장은 기자와 만나면서 언론이 말도 안되는 것을 기사로 쓴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명확했다.
이 부사장은 “국가로부터 1986억원에 인수한 급유시설(주)은 경쟁입찰을 통해 민간에 운영권을 넘기겠다”고 말했다.또 “최근 무기한 보류니, 다음 정권으로 넘긴다는 것은 헛소문이다. 급유시설(주)을 민간 위탁하기로 한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이 부사장은 “국회에서 현재 운영중인 ‘대한항공’을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을 주문해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어 시기는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업체를 배제하고 입찰을 할 수는 없다. 사실상 19대 국회가 개원된지 얼마 안돼 국회와의 마찰을 피하고, 국민 여론을 감안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정부가 소유권과 함께 운영권까지 줬으면 좋았지만, 정부 정책이 이미 정해진 만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전경
인천공항 급유시설(주)의 입찰공고는 이르면 이번주 날 것으로 보인다.
공항공사는 “입찰은 적격업체를 대상으로 최고가에 3년에 추가 2년 등 5년의 운영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 입찰로 하면 7일만에도 업체를 선정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공항공사는 또 논란이 된 만큼 최고가 입찰과 함께 면세점에서 물품을 팔때 물리는 영업요율까지 생각하고 있다. 국민적 지탄에도 무려 2000억원에 산 만큼 얻을 것은 다 얻겠다는 것이다.
급유시설(주)은 2001년부터 대한항공이 운영했으며 오는 8월13일까지 운영기간이 종료된다.
8월14일부터는 새 사업자가 운영해야 한다. 8월20일은 급유시설(주)의 법인이 자동해산돼 입찰을 늦출 수도 없다. 새 사업자 선정이 늦어져 운영 공백이 생기고, 이 기간 사고가 나면 공항공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입찰이 늦어지고 운영공백이 생길까 봐 공항공사는 이미 플랜트 시설팀을 투입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새 사업자로 이미 내정됐다는 등 각종 ‘특혜 의혹’에도 대한항공이 급유시설(주)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이미지까지 먹칠하면서도 대한항공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최근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버티다가 물러난 것과 대조된다.
공항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공항 전경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급유시설(주)에 집착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다방면으로 취재했지만 뚜렷한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우선 인천공항 급유시설(주)가 대한항공에 기여한 것은 많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급유시설(주) 사내이사로 등재돼 매년 1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또 급유시설(주)은 사회공헌차원에서 매년 한진그룹 계열 학원에 9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했다. 감사원은 급유시설(주)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외국항공사에게 시설 사용료를 비싸게 받아 16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을 적발했다. 급유시설(주)은 매년 40∼70억원의 흑자에다 주주 배당금으로 2010년 40억, 2011년 40억을 주는 등 알짜기업이다.
사실상 이것만으로도 대한항공이 집착하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하고 운영권만 가질땐 대한항공으로서는 별 소득이 없다.
나열한 것외에도 진짜 대한항공이 포기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는 소문이 들었다.
일부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 11년간 정유사 등과의 기름거래과정에서 노출되면 안되는 경영상의 비밀이 있다는 소문도 있었고, 한진그룹 설립자인 고 조중훈 회장이 보일러 기름까지 일일히 체크하는 등 ‘기름’을 신성시 해 항공기 운항의 필수시설을 빼앗기지 말라는 고 조 회장의 지침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말도 들었다.
확실하지 않고 신빙성도 떨어지지만 그냥 지나칠 얘기들은 아닌 것 같다.
대한공항은 그동안 운영한 노하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31일 인천공항 급유시설(주)의 박모 상무를 파면조치했다. 박 상무는 대한항공이 이미 급유시설(주)의 운영자로 내정됐고, 국회와 국민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필요없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지금 인천공항 급유시설(주)와 관련된 한마디 한마디가 살얼음 판이다.
인천공항 계류장이 한가롭다
덧붙일게 있다. 올초만하더라도 인천공항 급유시설(주)는 공항공사로 소유권과 운영권이 넘어오기로 돼 있었지만 갑자기 민간 위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 깊숙이 개입된 곳이 기획재정부이고, 기재부는 급유시설(주)을 공항공사에 팔아 2000억원을 땡긴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터미널과 기내실시설 등 앞으로 국가에 귀속될 12개 민자시설도 이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이 반대하는 인천공항 지분매각보다 이런식으로 공항공사에 매각하고 운영권을 넘기면 정부는 가만히 있어도 지분매각의 효과와 함께 빈 국고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2011년 인천공항 지분매각금으로 4000여억원을 편성했고, 올해도 8000억원 정도를 국가 예산의 세입으로 편성해 놨다.
기재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는 거액을 받고 급유시설을 팔았지만, 대한항공이 김포공항에서 운영하다 운영기간이 종료돼 국가에 귀속시킨 급유시설은 한국공항공사에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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