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면서 시원하고 쾌적한 인천공항으로 노인과 노숙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은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거나 의자를 독점하는 등 무단 점유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노숙인들은 수유실까지 들어가 잠을 자는 등 ‘민폐’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폭염을 피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을 찾는 노인과 노숙인이 급증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공항은 실내 적정 온도가 늘 유지되는 데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갈 곳 없는 이들의 피서지로 떠오른 탓이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공항철도 일반열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공항철도(주) 집계 결과, 지난 7월 전체 이용객 1878만 6642명 가운데 경로 무임 이용객은 165만 4112명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특히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역의 65세 이상 일반열차 승하차 인원은 지난 6월 10만 494명에서 7월 11만 8169명으로 한 달 만에 17.6%인 1만 7675명이 증가했다.
인천공항을 찾은 A씨는 “에어컨이 잘 나오는 은행이나 카페는 오래 앉아 있으면 눈치가 보이고 비용 부담도 크다”며 “무료로 탈 수 있는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피서를 온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인과 노숙인의 장시간 체류로 인한 이용객 불편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3~4인용 의자에 혼자 누워 몇 시간씩 잠을 자거나,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냄새가 나는 음식을 먹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여성 노숙인이 수유실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노숙인들은 위생 문제와 악취, 통행 방해는 물론 일반 공항 이용객과의 시비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가 파악한 공항 내 상주 노숙인은 여성 4명을 포함해 모두 16명 안팎이다. 가장 오래된 노숙자는 500일이 넘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시, 영종구청과 협력해 노숙인 복지시설 입소를 권유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이 거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초부터 이들에게 퇴거명령서를 보내고 있다. 퇴거명령서에는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퇴거하라”며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인 만큼, 피서를 온 어르신이나 노숙인을 강제로 퇴거할 수는 없다”며 “현재는 순찰을 강화하며 계도 중심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폭염이 장기화되어 체류 인원이 더 늘어난다면 공항 운영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노숙자 인권단체는 인천공항공사의 졸속 퇴거 중단하고 공공기관의 책무 다해야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숙자 인권 단체인 ‘홈리스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인천공항 노숙자 퇴거조치는 ‘행정기본법’ 제32조가 정한 이행기간과 불이행 시 조치의 내용·사유·시기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이 모두 결여됐다며 노숙자는 지원체계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공간에서 홈리스를 몰아내는 조치는 노숙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다른 곳으로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인천공항공사와 인천시는 위기 상황에 놓인 노숙자를 보호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공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언론이 문제인다. 언론은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노인과 노숙자들이 인천공항에 몰린다고 보도하고, 여름에는 폭염을 피해 피서지로 활용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몰린다고 쓴다.
매년 여름·겨울이되면 이런 보도가 반복되고, 노인들과 노숙인들은 보도를 보고 인천공항을 찾고 있다. 때문에 인천공항공사는 이런 보도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고, 인천공항을 출입하는 기자는 공항 운영에 차질이 우려돼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세태 풍자나 흥미성 위주의 보도로 인천공항 출입국 개선과 공항 이용객을 위한 편의에 힘써야 하는데, 노인과 노숙자들을 관리하는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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