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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선량들 인천공항 검증없는 한탕은 금물

by terryus 2012. 10. 17.

 국회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이 난타전을 당하고 있다. 잘못된 것은 날카로운 질타로 개선해야 하고 잘한 것은 더욱 열심히 하라고 채찍질 하는 것은 ‘선량’들이할 일이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정확한 검증없이 ‘인천공항’과 관련된 비판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보단 한탕주의에 급급한 모습도 보인다. 일부 언론은 검증도 없이 받아쓰기에도 바쁜 모습도 보인다(나 역시 그랬을수도 있음)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점 전경 

 

모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롯데와 신라 등 재벌 면세점에 인기 상품을 독점 판매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술과 담배, 화장품과 향수 등 인기 품목은 재벌들에게 주고, 국산품 등 비인기 제품은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에 줘 재벌들에게만 알짜 상품 독점권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을 특성을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이 의원은 이런 비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롯데와 신라 등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연 5000억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반면 한국관광공사는 입찰도 아닌 수의계약으로 연간 400여억원 정도의 임대료를 낸다. 입찰을 했더라면 연 1000억원을 내야 하지만 정부의 정책 때문에 편의를 봐 준 측면이 있다. 사실 한국관광공사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특혜를 누린 것이다.
 특히 임대료와는 관계없이 롯데와 신라, 한국관광공사 등 3개 면세점에 술과 담배, 화장품, 향수 등의 판매권을 줬다고 가정해 보자. 내·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이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이들 면세점들은 모두 술과 담배, 향수, 화장품을 팔아야 한다. 경쟁하듯 좌판을 깐다면 면세점은 어지러운 시장판이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품 판매를 제한한 것이다. 이는 외국공항 면세점도 비슷하다. 이는 2008년 입찰때부터 면세업자들이 알고 입찰에 참가했다. 불공정행위로 볼 수 도 있지만 공정한 운영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항 출국객들이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의원은 인천공항 면세점 이용객 상당수가 내국인이며 수입품의 비중도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공항 이용객 상당수는 해외 여행과 함께 호화 사치품(소위 명품) 쇼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면세품은 세금 부과가 없어 시중가보다 20∼30% 저렴하다. 국제공항인 인천공항 이용객은 60%이상이 내국인이다. 내국인 비율이 크고 국민들의 명품 선호도가 높은 만큼 당연하다. 이렇게 따진다면 제주국제공항은 내국인이 이용객이 100%에 가깝다. 이도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내국인보다 외국인의 비율이 높고, 호화사치품 등 수입품의 비중이 낮고 국산품 이용객이 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국산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수 있어 내국인은 거의 사지 않는다.
 모 의원은 또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돈을 들여 루이비통 고객조사를 해 줬다고 주장했다. 공기업이건 사기업이건 이용객들의 특성을 조사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이다. 국적과 성별, 연령에 따라 구매품목과 목적, 성향 등을 파악하는 것은 면세품을 파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하다. 특정 업체를 위해 조사를 했다면 잘못됐다. 하지만 전체적인 면세점 이용자 파악을 위해서라면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고 본다.
 루이비통은 논란거리이다. 모 의원은 신라에서 빨리 설치해 달라고 해 공항공사가 서둘러 입점을 해 줬다는 것이다. 루이비통을 유치하기 위해 신라와 롯데는 치열을 다툼을 벌였고, 결국 신라 매장에 입접했다. 각종 실시계획과 내부공사, 준공 승인을 받아 7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신라의 공문 한장 때문에 속전속결로 해 줬다는 것은 무리이다. 당시 루이비통이 개점, 오픈했을때 모든 언론은 세계 공항 최초로 루이비통이 입점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루이비통은 내국인이 많이 이용하지만 중국인과 일본인들도 많다. 집객 효과도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루이비통은 매출 만큼 한국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다른 의원은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국산품이 시중 백화점보다 오히려 비싸다고 밝혔다. 공항공사 임대료가 비싸다는 게 이유이다. 사실 인천공항 임대료는 매우 비싸다. 하지만 홍삼이나 김치. 화장품, 국산 술 등이 비싸다면 왜 비싼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함유성분이 같고 포장지도 똑같다면 인천공항 면세점이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그러나 국산품도 백화점용과 대형할인점용, 아울렛용, 면세점용 처럼 성분과 재질이 다르다고 한다. 면세점용 김치는 포장지도 국적별로 다르고 항공기에 실어야 해 별도의 진공포장이 해야 한다고 하다. 이런 것을 감안해 시중가보다 비싸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들은 반드시 값을 내려야 한다.
 또 지금와서 국산품을 많이 파는 한국관광공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 신라보다 국산품을 많이 팔고는 있지만 실상 한국관공공사 전체 매출은 명품을 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 이렇게 인천공항 면세점이 비난을 받는 것은 한국관광공사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관광공사가 인천공항 면세점의 내역 등을 샅샅이 공개해 향후 면세점을 유지하더라도 고개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차원에서 해 어쩔 수 없다고도 말하고 있다.

 

                                                                                                                       공항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카페


 이렇듯 검증없이 단발성 생색내기 보다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인천공항의 짜장면과 설렁탕, 육게장 등이 음식값이 시내보다 50% 비싸다는 것을 지적했어야 한다. 또 달러나 엔화를 환전하는데 왜 시중 은행보다 고환율이 적용되는지를 국민에게 알리고 개선시켜야 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수익모델이 기형적이라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인천공항 수익은 항공수익보다 부동산 임대업에 치중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항공부문 수익률이 40%를 밑돌고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료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은 50대 50이 돼야 허브공항의 가늠자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공항인지 부동산 업자인지를 따지고 질타해야 한다. 그래야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항 운영자이면서 주변인에 불과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에 국회의원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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