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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성수기 '인천공항 주차장 포화'…자가용 계속 늘면 비행기 못 탈 수도

by terryus 2023. 9. 8.

해외이용객들 차량으로 가득찬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인천공항이 다시 북적거리고 있다. 텅 비었던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면세점은 이용객이 늘어 반색이다. 그러나 주차장은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은 2023년 여름 항공 성수기인 지난 7월25일부터 8월15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하루 평균 18만명이 넘었다. 지난달 12일은 19만5154명으로 코로나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용객이 늘면서 인천공항 주차장은 몸살을 앓았다. 인천공항에는 하루 이용료 2만4000원의 단기주차장과 9000원인 장기주차장 등 13곳에 3만8000여대를 댈 수 있는 주차공간이 있다. 성수기에 만차가 되면 주차장이 아닌 인천공항공사 청사 앞 잔디광장과 헬기장 등도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한다.

 4만대 이상을 댈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주차장을 확보했음에도 올여름 성수기 인천공항 주차장은 ‘만차’였다. 성수기 20일 중 10일 동안 주차장 포화도는 110%를 넘었다. 8월 13일은 116.3%로 최고를 기록했다.  차량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116대를 주차한 셈이다.

 주차장 내 갓길은 물론 이중주차까지 했다. 주차 설비도 없어 주차요금도 받지 않는 인천공항공사 청사 앞 잔디광장도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주차장 포화도가 110%를 넘을 땐 주차장 출입을 일시 통제한 뒤 차량이 빠져나가면 진입시키기도 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출국시간에 임박해서 도착한 이용객은 비행기를 못 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앞 잔디광장에 해외여행객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인천공항에서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 데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선호하는 데다, 비싼 리무진 요금도 한몫한다. 2019년 서울~인천공항 리무진 요금은 1인당 1만원(성인기준·편도) 안팎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만6000~1만8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경기도 여주·이천~인천공항은 2만5400원, 안성 2만700원, 남양주·마석 2만200원, 용인 1만5000원이다. 해운대~인천공항 5만3500원, 포항 5만300원, 여수 5만원 등이다.

서울에 사는 4인 가족이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갔다 오면 요금만 12만8000~14만4000원이다. 반면 4인 가족이 전기차를 타고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5일간 주차하면 주차요금은 2만2500원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고속도로 서울 방향 왕복 통행료 1만3200원을 합해도 3만5700원밖에 안 된다. 인천공항은 전기차와 2명 이상 다자녀 가족 차량은 주차요금을 50% 할인해 준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도 전기차는 통행료를 50% 할인해 더 절약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리무진 등 공항버스 요금보다 주차비용이 2~3배 저렴해 자가용 이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9년 인천공항 운송분담률을 보면 버스가 48.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승용차 36%, 공항철도 12.3%, 택시 3.6%이다. 그러나 올해는 승용차가 41.5%로 1위이다. 2위는 2019년보다 14.2% 줄어든 33.9%의 버스이다. 공항철도는 14%, 택시는 10.6%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에 1389대를 댈 수 있는 인천공항 주차타워.

인천공항공사는 자가용 이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다가오는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와 올겨울 등 앞으로 주차를 못해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여객이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를 대비해 제2여객터미널에 올 연말 6448대를 댈 수 있는 주차타워를 준공하는 데 이어 긴급상황에 대비해 비상용으로 화물터미널에 3000대를 주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은 15만명으로, 주차는 1만6000대 정도이다. 황금연휴나 여름·겨울 성수기를 대비해 수익성도 크게 없는 주차장을 계속 확장할 수도 없어 인천공항공사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주차 전쟁을 해결할 방안은 리무진 요금을 내리거나 인천공항 주차요금을 대폭 올려 대중교통을 활성화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리무진 요금은 민간영역인 만큼, 인천공항공사는 장기적으로 단기주차장은 3만원, 장기주차장은 2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연내 단기주차장은 현행 요금을 유지하고, 장기주차장은 1만5000원으로 올리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오는 10월1일부터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가 6600원에서 3200원으로 대폭 인하돼 자가용 이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인천공항 주차공간은 최대 4만5000대까지는 댈 수 있지만, 5만대가 넘으면 주차장이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대중교통 이용하기 캠페인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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