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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야기

세계 5개 강화 갯벌 사라진다

by terryus 2010. 11. 16.

"수천년간 퇴적돼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강화 남단의 갯벌이 대부분 파괴될 것입니다. 어민들은 어족고갈로 바다를 떠나야 하고 강화도엔 관광객도 줄어들 것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강화 갯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토해양부는 조수간만의 차가 9m에 달하는 강화도 연안에 인천만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기세다.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로 갯벌 파괴 논란과 함께 4대강처럼 또 하나의 MB식 토건사업이 시작된 셈이다.



◇ 4대강처럼 밀어붙이기 = 국토해양부는 강화도 남단∼장봉도∼용유도 왕산의 서남측방조제(12.6㎞)와 강화도 동검도∼영종도 예단포 등의 동측방조제(5.84㎞)를 쌓아 조력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2012년 착공과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측방조제에서 물을 가둬 남측방조제에 수차 발전기 44기를 설치, 낙조(落潮)를 이용해 연간 2414GWH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전기는 전국 가정용 소비전력량의 4.5%에 해당된다. 인천시 연간 가정용 전력 소비량의 60%에 이른다. 연간 100만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물을 가둔 면적만 157.45㎦(여의도 면적의 60배)에 이른다. 3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조력 생산뿐 아니라 영종도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동·서측 방조제 18.3㎞(2차선)도 건설된다. 이로써 환서해안 및 경기만 고속도로, 향후 남북을 연결할 수 있는 주요 거점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장봉도와 신도·시도·북도 등과도 연륙화돼 지역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이야기다.

정부는 이 밖에 사업부지 내에는 조류전시관 등 생태·에너지 공원과 마리나와 크루즈 등 복합해양레포츠시설을 설치해 강화도, 영종도, 송도를 연계한 관광벨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강화 갯벌 다 파괴된다 = 하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 영종도에서는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영종권익위원회’가 구성됐다. 강화도는 일찌감치 ‘경인북부수협어민대책위원회’를 조직해 강화·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 반대 투쟁을 해 오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15일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과 관련, 사전환경성 검토
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앞서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13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강화·인천만조력발전반대 시민연석회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인천만 조력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지역공동체를 말살시키고 생물다양성과 습지보호라는 국가정책과 국제협약을 무시한 대규모 삽질 토목
사업에 불과하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조력발전소 건설로 훼손되는

강화도 남단은 저어새를 비롯한 법정보호종은 물론, 연간 10만 개체의 도요새와 물떼새류가 도래하는 곳이다.
미국 동부 조지아 연안, 아마존 유역연안, 캐나다 동부연안, 북해연안의 갯벌과 함께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힌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은 육지로부터 최대 약 6㎞, 면적은 약 90㎢로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하다.

시민연속회의는 “강화갯벌은 습지보전을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서 필수적으로 보호하도록 한 중요한 갯벌”이라며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강화는 물론 경기만 일원에 환경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연속회의는 “만약 정부가 조력발전을 강행할 경우 어민과 환경단체는 물론 국내외 전문가, 인천시민과 함께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해 강력한 저지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조류의 흐름이 바뀌고, 부유물 농도가 짙어지며, 염분이 증가된다. 따라서 강화 꽃게와 병어, 밴댕이, 새우어장은 물론 한강유역과 경기만 일대의 산란장도 모두 파괴된다는 것이다.

박용오 경인북부수협어민대책위원장(49)은 “조력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가 아닌 갯벌과 바다를 죽이고, 자연생태계와 어장을 파괴하는 죽음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며 “조력발전소는 프랑스 랑스처럼 강하구를 막아 건설해야 하는데 갯벌 위에 발전소를 짓는 것은 토목공사를 벌이기 위한 목적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 인천만 조력발전소 사업

시행자 : 국토해양부, 한국수력원자력(주), GS건설
건설기간: 2012∼2018년
위치: 제1 조력댐:강화도 남단∼옹진군 장봉도 제2 조력댐: 장봉도∼용유도 왕산 제3 조력댐: 강화도 동검도∼영종도 예단포
발전시설: 발전량 1320㎿(30㎿×44기) 연간 2414GWH
발전방식: 단류식 낙조발전
방조제 길이: 18.3㎞ 총사업비: 3조9000억원
없어지는 갯벌면적: 22.2㎢(여의도 7.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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