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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야기

하늘정원 탈바꿈한 수도권매립장

by terryus 2010. 11. 22.
쓰레기통 속에서 장미꽃이 피어났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주민들이 매일 쏟아내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 매립지’에서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쓰레기 매립이 끝난 곳을 중심으로 수목원·식물원·자연학습관·환경박람회장 등 생태공원이 들어섰다. 봄·가을에는 꽃축제까지 열리고 있다. 주민 산책로는 물론 축구장·야구장·골프장·비행레포츠 공원 등 체육·레저 시설도 잇따라 준공 중이다. 쓰레기 매립장이 혐오시설이란 오명을 벗고 생태·레저 명소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 쓰레기 매립장의 천지개벽

수도권 매립지가 조성된 것은 1992년. 수도권 3개 광역단체는 서울의 난지도가 수명을 다하자 인천 서구 백석동에 바다를 메워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었다. 크기는 2000만㎡다. 축구장 2800개 넓이로 여의도 면적의 6.7배에 이른다. 쓰레기 매립장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곳에서는 서울·인천·경기 등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2500만명이 매일 쏟아내는 생활·건설·사업장 폐기물 1만8000t씩을 처리하고 있다. 사용 연한은 오는 2016년이다. 하지만 현재 계획 반입량은 51%에 불과해 2044년까지 연장을 추진 중이다.

◇ 쓰레기를 자원으로 바꾼다

수도권 매립지의 변신은 스포츠·레저 시설뿐만이 아니다. 18개 온실동에서는 각종 꽃을 재배하고, 매립장 주변에는 해송과 측백나무 등 670만그루가 심어졌다. 매립지에서 나온 가스를 난방용으로 이용한 덕분이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꽃들은 봄에는 야생식물전시회, 가을에는 억만송이 국화축제에서 자태를 뽐낸다. 축제에는 연간 50만명이 방문한다.



 
수도권 매립지는 전기도 만들어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해 50㎿ 발전시설를 갖춰 한전에 연 450억원 정도의 전기도 팔고 있다. 이 규모는 18만가구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경기 군포시의 하루 사용량과 맞먹는다. 유엔으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아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도 확보했다.
 
수도권 매립지는 한 발 더 나아가 ‘수도권환경에너지 타운’을 추진하고 있다. 직매립에 의존하던 폐기물들을 에너지로 바꾼다는 것이다. 매립지에 폐자원에너지·태양열에너지·바이오에너지·환경문화단지 등을 조성해 쓰레기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보급하는 방식이다. 
쓰레기를 자원화하고 수도권 매립지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쓰레기 매립현장과 서해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초고층 전망대를 세워 ‘에코투어’를 실시할 계획도 세웠다. 이미 홍콩·마카오 등 외국인 500여명이 환경투어를 다녀갔다.
 
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악취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수도권 매립지의 모든 사업은 물거품된다”며 “쓰레기가 자원이 되고, 매립현장이 구경거리가 될 수 있도록 환경작품으로 만들어 수도권 매립지를 세계적 환경관광명소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매립장은 난지도처럼 매립이 완료되고 악취가 완전히 제거되면 그때서야 시민공원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수도권 매립지는 기존 관념을 모두 깨고 있다. 
제2 매립장에 쓰레기를 매립하면서 이미 매립이 끝난 제1 매립장 등 인접 주변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매립에 따른 악취가 심할 경우 상상도 못할 일이다.

실제 6400만t의 쓰레기가 높이 40m까지 매립된 제1 매립장에는 36홀짜리 골프장 공사가 한창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골프경기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국제규격에 맞게 건설 중이다. 2012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이 밖에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수영장과 승마장, 조정·카누, 클레이사격장 등도 건설이 추진 중이다.

수도권 매립지엔 이미 축구장과 야구장, 족구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산책로 등 시민 쉼터가 조성돼 주말이면 2000명 넘게 이용하고 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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