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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애물덩어리' 가능성…데이터센터 왜 유치하나?

by terryus 2025. 1. 9.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근에 조성하려는 AI혁신 허브 내 데이터센터 조감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운영과는 상관없는 AI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서 논란이다.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전자파 문제 등으로 인해 수도권에서는 민원이 많아 유치를 꺼리는 기피시설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에 인재·기술·산업·문화가 융합하는 미래 플랫폼 조성을 위해 제2여객터미널 국제업무지역 15만6000㎡에 ‘AI 혁신 허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AI 혁신 허브의 첫 번째 단계로 1만7611㎡에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로 했다. 최대 40㎿의 전력 규모로 조성될 데이터센터는 조만간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2026년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아마존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빅데크 기업뿐 아니라 연구개발(R&D)센터, 유수의 대학기관,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으로 구성된 산·학·연 생태계 조성을 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또 2031년까지 100㎿ 이상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하이퍼스케일의 AI 데이터센터가 조성되면 인천공항은 국가 대표 다기능 데이터센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로봇·사물 인터넷·AI·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AI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인천공항 운영과 관련이 없는 시설이다. 전자파 우려 등으로 수도권 자치단체마다 꺼리는 기피시설인데 굳이 인천공항에서 유치에 나서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공모를 통해 데이터센터가 유치되면, 운영기간이 30년에 추가 20년으로 사실상 반영구적 시설로 향후 퇴출도 어려워 인천공항의 ‘애물 덩어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근에 조성하려는 AI혁신 허브 내 데이터센터 조감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공사는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하면서 전기를 공급하는 한국전력과는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항신도시 맞은편에 있는 인천공항 열병합발전소는 자본잠식 상황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않고,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끌어 인천공항에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경우 향후 전력 부족으로 인천공항 운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유치하려는 40㎿ 데이터센터는 연간 아파트 5만가구 정도가 사용할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

 한국전력 인천본부 관계자는 “인천공항 데이터센터 설립과 관련해 인천공항공사와 협의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인천공항에 현재 공급하고 있는 계약전력 이외에 추가로 전기를 공급할 여력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공기업이 데이터센터만이 아닌, 아마존과 엔비디아 등 세계적인 빅데크 기업과 연구·개발센터는 물론 유수의 대학기관, 벤처기업까지 유치한다고 나서 본연의 임무는 방관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에는 연간 270㎿ 전기가 한전으로부터 공급되고 있으며,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고 2031년 제2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인천공항에는 주차장 부족 문제와 면세점 적자, 여객터미널 내 혼잡으로 인한 줄서기 등 현안이 산적한데, 인천공항 운영과 상관없는 기피시설을 왜 유치하려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도 많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A씨는 “대학과 R&D 센터, 벤처기업 등의 유치는 인천공항공사가 아닌 자치단체의 업무”라며 “인천공항공사가 수도권에서 조성하지 못하는 데이터센터를 인천공항에 유치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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