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케묵은 논쟁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문제 때문이다. 인천공항 민영화 논의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대상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포함시켰다. 정부는 “경영 효율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허브공항 육성”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국토해양부는 2009년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 중 15%를 2010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일반공모 형식으로 팔겠다”고 세부방침을 밝혔다. 순탄하게 추진되는 민영화는 역풍을 맞았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외국공항 운영회사 중 현 정부 실세의 인척이 근무하고 있는 매쿼리가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특혜설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DB>
국토해양부는 2009년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 중 15%를 2010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일반공모 형식으로 팔겠다”고 세부방침을 밝혔다. 순탄하게 추진되는 민영화는 역풍을 맞았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외국공항 운영회사 중 현 정부 실세의 인척이 근무하고 있는 매쿼리가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특혜설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민영화 논의는 국회에서 재점화됐다. 박상은 의원(한나라당)이 지난해 3월 정부 지분이 100%인 인천공항을 민영화할 수 있도록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을 바꾸자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엔 국민들의 반발 여론이 거셌다. “세계 1위인 공항을 굳이 헐값에 팔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민영화 논의는 반발 여론에 막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8월 “인천공항 지분 15%를 국민주로 팔겠다”고 밝히면서 재점화됐다. 홍 대표는 서민들에게도 주식을 싸게 나눠줄테니 매각에 찬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획재정부도 내년도 국가 세입으로 인천공항 지분 20% 매각 대금(4000억원)을 편성했다. 법 개정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내 어떻게든 인천공항 매각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체는 실세와 관련 있다는 외국기업 이름이 나오면 부정하고, 헐값 논쟁이 불거지면 국민주 방안을 내놓고, 매각 방안과 비율은 시시각각 바꾸는 것에 불과했다. 기본 원칙과 일관성이 없다. 국민들의 정서와 여론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들이 인천공항 민영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민영화 이후 이용료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있지만 인천공항은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이기보다 한국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은 전 세계 1700개 공항 중 서비스부문 6연속 1위를 기록했다. 7년째 1000억원 이상의 흑자도 냈다. 세계 최고였던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관계자들도 인천공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인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조차 민영화나 지분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그 정도라면 인천공항 지분 매각논쟁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불필요한 논쟁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력만 낭비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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