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A씨는 프랑스 샤를드골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지난 2월 8일 오후 7시 20분쯤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입국심사를 받았다. 입국장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시장판 같았고, 대기줄은 끝도 보이지 않았다. 입국심사와 세관에서 짐을 찾아 나오는 데만 2시간 넘게 걸렸다. 늦게 나오는 바람에 예약했던 버스도 타지 못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항의했더니 주말이라 사람이 몰려서 그렇다는 답변만 들었다. A씨는 “공항 당국이 너무 무책임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외국인 B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8시 20쯤 인천공항에 도착해 1시간 20분만에 입국장을 나왔다. B씨는 입국심사만 1시간 이상 걸렸다고 밝혔다. 대기줄에 수백명이 몰려서 밀고 소리 지르고 난리였다고 했다. 입국객이 몰려오는데 안내하거나 정리해주는 사람도 없었다며 압사당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고객의 소리와 SNS, 각 항공사에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대기줄이 길어 1~2시간 기다렸다며 인천공항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아시아나항공이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한 후 주차장과 출국장 혼잡에 이어 입국장에서도 대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출입국 소요 시간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2월 설 연휴 외국인 입국심사 시간은 1시간 54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이전인 지난해 10월 추석 연휴 1시간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입국심사를 오래 받다 보니, 1층 수하물 구역에는 해당 항공편의 마지막 짐이 나왔지만 주인 없이 캐로셀에 짐만 혼자 돌아가는 상황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 항공사 직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한 후 외국인 입국심사 지연으로 1층 수하물 벨트에서는 짐을 가져가지 못해 벨트에 넘치거나, 수하물을 내려놓을 마땅한 장소도 없어 짐들이 뒤엉키는 바람에 짐을 찾는데 상당한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의 경우 오후 5~7시 피크시간대는 입국심사대에서 검역대까지 긴 대기줄이 생기는 등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인은 자동출입국으로 신속하게 입국심사를 받지만, 외국인은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서 수동으로 대면조사를 받아야 하고, 불법 입국을 걸러내기 위한 심층 면담도 해야 한다.
인천공항 입국장이 대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심사 인력 부족 탓이다. 항공기 도착객이 몰려도 심사관이 부족해 외국인 입국심사 창구를 고작 3~4개만 운영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 동·서측 입국장에 유인심사대가 26대씩 설치됐지만 사용률은 30~50%에 불과하다. 인천공항공사가 유인심사대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일 오후 5~7시 제2여객터미널 동·서편 유인심사대 52대 중 시설사용률은 42%에 불과했다.
유인심사대에는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입국심사관 22명이 근무했지만, 외국인 입국심사대에는 10명밖에 배치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만 7세 이하 유소년 동반 내국인 입국심사와 자동출입국심사 서비스(SES)에 배치됐다.
법무부는 행정안전부에 출입국 심사관 276명의 증원을 요청했지만, 2%인 고작 6명 증원에 그쳤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여객은 계속 늘어나는데 인력 증원은 안 돼 입국장이 혼잡한 것은 알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입국심사는 국가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BTS(방탄소년단) 공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 명칭)’들이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입국한다. 하지만 시장통 같은 입국장에 시달려, 공연도 보기 전부터 불쾌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2029년까지 ‘입국 3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인천공항 입국장을 개선하지 않는한 외국인에게 불편한 이미지만 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비행기 도착 후 공항을 나올 때까지 입국 소요 시간을 45분, 공항에 도착 후 체크인과 보안검색, 출국심사 등의 출국소요시간은 60분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이라는 인천공항은 입국 소요 시간은 40분, 출국소요시간은 45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아 사문화된 셈이다.
18일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국장이 큰 혼잡을 겪고 있지만 항공기 주기장 분산과 인천공항공사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배치해 안내하고 시설개선 등을 통해 혼잡을 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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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1~2시간의 긴 대기줄이 발생하는 것은 인력 부족과 함께 출입국당국의 운영 부실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1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4일 아시아나항공이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면서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근무편제를 개편됐다.
출입국심사관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천에 있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심사관을 파견하고, 외국인 자동출입국 등록대에 심사관 30~40명을 배치, 출입국심사관이 부족해 ‘인천공항 입국 대란’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최근 ‘대기줄 삭제하는 K-자동입국심사대, 42개국이 누린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등록 외국인도 자동입국심사대(SES)를 이용하면 기존 18개국 이외에 24개국 외국인도 줄을 서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비행기에서 내린 외국인에 대해 심사관들을 동원해 자동등록을 하고 있다.
하루 4만명이 넘게 도착하는 외국인 중 42개국 외국인에 대해서 자동심사와 유인심사를 병행해 도착객들이 1~2시간 동안 대기하면서 입국심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인천공항의 한 상주직원은 “자동심사대에 등록하는 외국인 대부분은 한국을 자주 찾는 비즈니스맨이 아닌 단순 여행객”이라며 “단순 여행객은 1년 뒤에 올지 10년 뒤에 다시 올지 모르는데, 신규 여행객을 대상으로 심사관들이 나서 지문과 안면 정보를 등록하는 것은 무의미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직원은 “현장심사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도 자동입국심사대에 30~40명을 배치하는 것은 실적 위주의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며 “출입국 직원들은 주간 2시간, 야간에는 5시간 강제 연장근무로 살인적인 수준의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인천공항의 한 상주직원은 “출입국 당국은 자동심사를 등록한 외국인이 4%에서 54%로 높아졌다고 하지만, 단순 여행객을 등록하는 것은 아무론 효율성이 없다”며 “심사관이 등록하지 말고, 외국인이 자동으로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입국대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혼잡한 입국장에서 등록을 위해 대기하던 일본인 여아는 탈진해 응급구조대에 실려 간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출입국심사관 276명의 증원을 요청했지만, 단 6명 증원에 그쳤다.
법무부는 ‘인천공항 입국대란’이 발생하자 이날부터 특별입국심사 대책을 마련,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입국심사 대책 주요 내용은 출입국심사관 조기 출근 및 연장 근무와 혼잡시간대 비심사 부서 입국심사 지원, 도착 승객 안내 강화 등이다.
법무부는 이날 국토교통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인천공항공사와 과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인천공항 입국장 해소 대책을 논의하고 행안부와 청와대 등에 인력 증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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