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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1만명 정규직화 '표리부동'

by terryus 2019. 12. 6.

 인천공항에 경비보안을 전담하는 자회사가 또 생긴다. 자회사만 벌써 3개 째다.
 그런데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1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 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이 ‘무늬만 정규직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질적으론 60개 용역업체에다 자회사 3개를 만들어 63번째 회사를 만든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3자회사인 ‘공항경비보안(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경비보안에는 인천공항 외곽과 제1·2여객터미널의 경비를 담당하는 특수경비원 1000여 명이 고용된다. 공항공사는 조만간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 신임 사장을 선임한 뒤 설립 절차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모습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화를 위해 ‘인천공항시설관리(제1자회사)’와 ‘인천공항 운영서비스(제2자회사)를 설립했다.
 자회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이 종료된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임시로 전환, 배치되고 있다. 12월 현재 제1자회사는 1921명이, 제2자회사는 1370명이 고용됐다.
 내년 6월까지 제1자회사에는 3000여명, 제2자회사는 2000여명이 고용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3자회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청이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원은 환경과 교통 등 다른 공항운영지원 및 시설·시스템 유지관리용역과는 겸업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를 설립한다면서 사전에 모든 법률적 검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자회사 쪼개기’ 란 비난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제3자회사 설립을 놓고 갈등도 빚어졌다. 지난 11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사회에서 일부 비상임이사는 제3자회사 설립 대신 직접고용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확장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이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3일만에 인천공항을 방문, 비정규직 1만 명의 정규직화 등 ‘비정규직 제로화’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약속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회사만 설립했을뿐, 직접 고용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특수경비원인 경비보안요원은 자회사로 고용하고, 보안검색요원은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한다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또한 이런 소문도 있다. 2020년 6월까지 직접고용될 소방대와 보안검색, 조류충돌방지 분야 중 보안검색요원은 특수경비원이 아닌 ‘청원경찰’로 신분이 바뀐다는 것이다. 청원경찰은 특수경비원과 달리 예비군 동원 훈련도 면제가 안된다.
 제3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특수경비원을 경비업법상 겸업이 불가하기 때문인데, 같은 특수경비원인 보안검색요원을 직접 고용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산업과 함께 부동산 임대업, 각종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안검색요원도 제3자회사로 고용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이럴 경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문 대통령·청와대와의 약속을 어긴 셈이 된다. 비정규직 1만명의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겠다고 국민에게 공언해 놓고 소방대와 야생조류 등 700여 명만 직접 고용하면, 1만명 중 정규직화는 고작 7%에 불과하다. 그래서 보안검색요원들을 끼워 넣어 직접 고용을 30%로 높인 것이다.

 정규직화는 일반적으로 직접고용을 의미한다. 애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땐 국민들은 그렇게 알았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회사를 통한 고용보장도 정규직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설립된 자회사도 기존 60개 용역업체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말도 많다. ‘자율은 없고, 책임만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모든 것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통제하기 때문이다.
 계약이 종료된 용역업체 노동자는 자회사로 편입된다. 그럼 모든 관리와 운영, 통제는 자회사에서 해야 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자회사가 아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하고 있다. 셔틀버스 운영과 공항소방대 등은 자회사로 이미 편입됐다. 셔틀버스 구입과 정비, 운영 계획 등 모든 것을 자회사가 해야 하지만 자회사는 셔틀버스 운전기사의 복지, 월급 등 관리만 한다. 소방대도 마찬가지이다. 자회사는 실질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연결되는 중간단계일뿐이다.

 

 형식은 자회사지만 실질적으로 기존 용역사와 별반 다를게 없는 셈이다. 차라리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을 자회사로 배치해 분야별로 철저히 관리·운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도 많다.
 내년 6월이면 제1·2자회사에 고용될 노동자는 각각 2000∼3000명이다. 자회사 직원 20∼30명이 이렇게 많은 노동자를 관리하기엔 벅차다. 자회사 직원들은 각 분야별 전문가도 아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은 인력이 1500명이 넘는 등 점점 비대해 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 6월까지 계약이 종료된 용역업체 노동자를 자회사로 흡수하고, 소방대와 보안검색, 조류충돌방지 분야 29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면 정규직화는 모두 마무리된다.
 내년 정규직화가 끝나면 인천공항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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