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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야기

인천공항 100배 즐기기

by terryus 2014. 11. 23.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한 뒤 국내의 한 재벌 회장이 인천공항을 불시에 자주 찾는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재벌 회장은 서울에 있다가 업무 때문에 머리가 아프거나, 답답할 때면 인천공항을 찾아 칵테일을 한 잔 마셨다.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커다란 항공기와 활주로를 힘껏 박차 오르는 비행기를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다시 심기일전했다고 한다.

 

                                                                                                                                                                      인천공항 활주로

 이제 인천공항은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여행객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기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비행기를 꼭 타지 않더라도 공항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

  최신영화와 오페라 공연을 보고, 신나게 스케이트를 탄 뒤 소나무 정자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을때도 인천공항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도심의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에서 이뤄지는 쇼핑과 관광 등이 이젠 인천공항에서 늘상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노인들에게는 관광 코스가 된지 오래다. 또한 숨가쁜 일상에서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안식처가 돼 주고, 가족들을 위한 체험공간이 되기도 한다.
 아직도 공항이 여행객들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하룻동안 알차게 즐길수 있는 인천공항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4층에서 바라본 3층 체크인카운터

 

최첨단시설 속에서 옛것을 만나다
 축구장 60배 크기의 여객터미널은 어디를 가든 다양한 국적의 세계인을 만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인천공항이 한국의 첫 인상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인천공항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을 살린 시설들이 적지 않다.
 여객터미널에는 출국절차를 마친 뒤 면세점 쇼핑을 하고 탑승하기 바쁜 출국객들이 미처 들르지 못하고, 일반 관광객들은 잘 몰라서 찾지 못하는 명소들이 많다.
 우선 여객터미널 중앙에서 ‘누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에 오르면 소나무와 기와가 어우러진 ‘한국문화의 거리’가 나타난다. 처음 마주치는 것은 ‘마음을 닦는다’는 뜻을 가진 ‘만경정’이라는 작은 정자다. 이곳에 앉으면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경정을 거쳐 솟을대문으로 들어가면 전혀 새로운 풍경이 눈 앞에 나타난다.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여행객들과 이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면세업자들이 설치한 휘황찬란한 광고판이 발아래 펼쳐져 있다. 다리를 건너 안쪽으로 들어가면 활주로와 비행기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비선루’가 있다.
 비선루에 앉아 대형 유리창 밖으로 커다란 비행기가 들어오는 장면을 마주하게 되면 ‘떠나고 싶다’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바로 코앞에서 접하는 비행기의 엄청난 크기에 새삼 놀란다.

                                                                                여객터미널 1층에 마련된 행운의 연못에는 소원을 빌며 던진 동전들이 쌓여 있다.

 비선루 초입에는 굵은 새끼줄이 길게 쳐져 있다. 옛 선조들이 마을 어귀 당산나무 아래에 소원을 써 꿰어 놓았던 바로 그 줄이다. 울긋불긋한 천 조각에는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대박나게 해주세요, 원하는 대학에 붙여주세요” 등 관광객들의 다양한 소원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전 세계 1700여개 공항 중 한국의 인천공항에만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보고, 듣고, 즐기고, 느끼고
 비선루 맞은편 대형스크린에는 서울 경복궁과 경주 불국사 등 한국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 유적지를 만날 수 있는 초대형 ‘미디어 월’이 있다. 바닥에 인터랙티브 기능 화면이 설치돼 있어 미디어 월에 태안반도 바닷가 장면이 나우오면 바닥 영상에도 물이 흐르고, 사람들이 화면을 밟으면 파도처럼 움직인다. 이곳을 찾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기한 듯 뛰어 놀게 된다.
 여객터미널 중앙 1층부터 4층까지 뻥 뚫린 공간인 밀레니엄홀 양 쪽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인조 소나무와 아담한 정원이 있다. 이곳에는 문화예술공연이 상시적으로 열릴 수 있는 작은 무대가 설치돼 있다. 상설무대에는 클래식과 아카펠라, 오페라 갈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수시로 펼쳐진다. 관람은 무료다.
 무대 바로 앞에는 ‘행운의 연못’이 있다. 인천공항 개항 당시 누군가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빌었던 것이 시초다. 행운의 연못 속 세계 각국의 동전들은 모두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에 기증된다. 2001년 개항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억9752만원이 전달됐다.

                                                                                                              여객터미널 4층 전망대인 비선루에 관광객들이 앉아 있다

 넓디 넓은 인천공항을 둘러보다 피곤해지면 지하 1층의 스파를 이용해도 된다. 목욕은 물론이고 푹신한 의자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요금을 더 내면 개인수면실을 이용할 수도 있다. 주머니가 가벼울 때 가장 저렴한 숙박수단이다.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역이 있는 교통센터 중앙에는 인공 빙판이 설치된 스케이트장이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 이 빙판은 특수 플라스틱이어서 넘어져도 옷이 젖지 않는다. 무료 입장이지만 스케이트는 돈을 내고 빌려야 한다. 최신 개봉작을 상영하는 240석 규모의 CGV 영화관도 교통센터에 2곳이 있다.
 교통센터 밖으로 나가면 야생초 화원이 있다. 2000㎡의 공원에는 매발톱 등 한국의 야생초 35종이 가득하다. 교통센터 2층에는 인천공항에서 용유도까지 6.1㎞를 순환하는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가 곧 개통될 예정이다. 바퀴 대신 전자석의 힘으로 열차가 레일에서 0.8㎝ 높이에 떠서 운행된다. 자기부상열차도 무료로 운행된다.

                                                                                                 인천공항 시설구역에 있는 스카이72 골프장과 BMW드라이빙 라운지

 ■자전거 타고 돌자, 인천공항 한바퀴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인천공항 밖으로 나서보자. 인천공항 서측의 오성산 중턱 51.5m에는 ‘인천공항 전망대’가 있다. 공항 활주로 주변에는 해수면에서 52m가 넘는 산과 건물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공항 전망대는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활주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활주로를 달려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관이나 육중한 비행기가 활주로에 ‘쿵’ 하면서 내려앉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천공항과 공항신도시를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도 개설됐다. 20㎞ 길이의 자전거도로는 국제업무지역과 화물터미널 등을 거치며 바다와 하늘, 항공기의 이착륙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인천공항 제1, 2 활주로 끝단에는 38만5000㎡의 거대한 ‘하늘정원’이 있다. 봄이 되면 개나리와 철쭉이,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가득하고 작은 개울도 흐른다. 날이 좋을 때면 돗자리를 깔아놓고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도 눈에 띈다. 이따금 귀청이 떠나갈 듯한 소음 때문에 괴롭기는 하지만 ‘비행기의 배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하늘에서 본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A


알아두면 유용한 인천공항 이용 팁(Tip)
 여름과 겨울 성수기 때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면 1시간 이상 줄을 설 때가 있다.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면 사전에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에 여권과 지문 정보를 등록하면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듯 간편하게 출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여객터미널 3층 등록센터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언제든 등록할 수 있다. 나중에 비행기를 탈 때를 대비해 셀프체크인 사용법도 알아두면 편리하다. 체크인 카운터마다 셀프체크인 키오스크가 마련돼 있고, 이곳에서 좌석을 배정받고 항공권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인천공항 스마트폰 어플인 ‘인천공항 가이드’를 이용하면 차량 주차위치와 실시간 공항버스 정보는 물론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의 이동 현황도 안내받을 수 있어 가족 친지들을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특히 긴급하게 여권 유효기간 연장이 필요할 때 여객터미널 3층의 외교부 영사민원실을 찾으면 최장 6개월간의 연장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단 출장이나 유학, 어학연수 등 긴급한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단순한 관광이나 친지방문인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여객터미널 4층에 있는 조선풍의 정자 만경정

 

숫자로 본 인천공항
  개항일                                        2001년 3월29일(13살)
 전체부지면적                               5만61668천㎡(1700만평)
 사업비(1단계)                               5조6232억원
 사업비(2단계)                               2조9688억원
 활주로                                         3본
 게이트수                                      74개
 주기장수                                      183개
 관제탑 높이                                  100.4m
 수하물처리시스템(BHS) 길이           88㎞
 취항도시(2014년 10월)                   54개국 188개 도시
 취항항공사(〃)                              87개
 인천공항 입점업체수                     11개
 면세점 매출                                 1조9000억원(2013년 기준)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면세점 브랜드 수                          500여개
 최대 매출고객                              중국인(내국인 제외)
 연간 여객수(2013년 기준)              4148만2828명
 하루 평균 이용객                          11만3652명
 최다 여객수(2014년 8월3일)           16만5621명
 연간 환승객수(2013년 기준)            771만250명
 일일 환승객수                              2만1124명
 연간 화물처리(2013년 기준)           246만4385톤
 일일 화물처리                              6752톤
 상주업체(기관·업체·항공사 등)       900여개
 상주직원수                                  4만여명
 주차대수                                     2만3493명
 공항버스노선                              서울 31,인천 11, 경기 27, 지방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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